환경전문가들 "역사 껴안고 미래 청사진 좋지만 오염실태부터 투명하게 밝혀야"입모아

이종호 인천시 도시계획국장이 캠프마켓 경과를 설명하고 있다.ⓒ이연수 기자

반환 예정인 부평미군기지 (캠프마켓)에 역사를 반영하고 시민의 자생적 참여를 바탕에 둔 문화공원 조성계획이 환경 오염 등으로 진통이 예상된다.

23일 오후 2시 인천여성가족재단 2층 대강당에서 열린 ‘2017 캠프마켓 시민참여 콘퍼런스에서 부평미군기지 환경오염 및 반환에 대한 공감대 형성과 시민의 뜻을 모으기 위한 다양한 의견들이 제시된 가운데 특히 환경전문가들은 "오염실태부터 명확하게 밝히고 해결해야 한다"는데 입을 모았다.

이날 콘퍼런스는 ‘시민의 품으로 돌아올 캠프마켓 어디로 갈 것인가’라는 주제로 역사, 환경, 공원 분야별 발표와 토론으로 진행됐다.

1부 주제발표에서 과거의 역사는 한만송 ‘캠프마켓’ 저자, 현재의 환경 문제는 장정구 인천녹색연합 정책위원장, 미래 공원비전은 김아연 시립대학교 교수가 발표했다.

장정구 인천녹색연합 정책위원장

장정구 인천녹색연합 정책위원장은 부평미군기지와 주변지역 토양오염일지 자료 등을 통해 “반환예정 기지 내부는 다이옥신, 유류, 중금속, 테트라클로로에텔렌, 폴리클로리네이티드비페닐 등의 오염이 발견되었고 지하수에서는 석유계총탄화수소와 트리클로로에틸렌이 검출됐다”며 “주변지역은 오염이 확인된 구간 역시 부영공원 외에는 정화를 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고 전했다.

이어 그는 “환경부가 발표한 다이옥신 조사결과는 독성등가환산농도만 공개되고 200여 다이옥신류에 대한 기초데이터는 공개하지 않은 점”과 “고엽제, PCB, PAH, PCP 등에 대한 조사자료가 없는 점”을 들어 환경부 조사결과의 한계를 지적했다.

또 “다이옥신 오염기원에 대한 분석자료 등은 발표하지 않은 점과 한미합의가 되지 않았다는 이유로 유해성평가결과 또한 공개하지 않은 점”도 아울러 지적했다.

한만송 캠프마켓 저자

그는 이에 대해서 “다이옥신 오염정화 관련 국내에 검증된 방법이 아직 없어 환경부는 다이옥신 기준과 오염정화방법을 마련해 다이옥신 저농도(50이하)지역과 유류, 중금속 오염 정화작업을 실시할 것”과 “바젤협약에 따라 위해폐기물의 국가간 거래(이동)가 금지되어 있으므로 맹독성폐기물로 복합오염된 DRMO토양은 처리의 책임이 미군에게 있다”고 강조했다.

'캠프마켓' 저자 한만송 경인방송 기자는 근현대 100년의 역사 속에 있는 부평조병창·부평미군기지의 운영 및 실태를 하나하나 짚어가면서 “캠프마켓 이전 역사는 근현대 유산으로 재해석·재창조 과정을 거쳐 인천의 가치를 높이고 이를 인천의 문화, 도시계획, 친환경 영역과 연결되어야 한다”며 “ 인천공공의료원 설립 및 죽산조봉암, 친일박물관, 땅굴 활용 모색 그리고 굴포천 복원과 캠프마켓 연계 방안 등이 모색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특히 “현재 4차까지 진행된 환경기초조사를 통해 드러난 고엽제 매립 의혹은 반드시 짚고 넘어가야 한다”는 의견을 내놓기도 했다.

김아연 서울시립대학교 교수

김아연 서울시립대학교 교수는 이상향으로서의 공원과 실천으로서의 공원을 강의하면서 앞으로 공원으로 조성될 캠프마켓의 비전과 시민사회의 역할에 대해 발표했다.

그는 특히 센트럴 파크를 예를 들며 “시민이 직접 참여해 만들어 시민들이 ‘우리의 공원’이라고 부른 최초의 공원이었다”며 “이러한 배경으로 인해 현대 대표적 이상형 공원으로 탄생하게 되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우리 시대가 꿈꾸는 자연과 도시와의 관계를 상상해 공간으로 만드는 집단적 고민을 통한 창작으로 디자인되어야 한다”며 “이를 위해서는 공공기관의 창의적인 행정과 리더십, 시민사회와의 파트너십 모색, 부평만의 고유하고 새로운 비전 창출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어서 인하대 김민배 교수가 좌장을 맡아 10명이 열띤 토론을 펼쳤다.

김민배 교수를 좌장으로 토론자들이 토론을 하고 있다. ⓒ이연수 기자

반환 일정과 공원조성 계획, 기지내 건축물의 역사성, 환경오염 문제와 시민건강 그리고 정화방법까지 많은 의견이 오고 갔다.

환경문제에도 많은 시민들의 관심이 집중됐다. 다이옥신의 오염 정화기준과 방법을 놓고도 치열한 토론이 펼쳐졌다.

지난 10월 27일 환경부는 부평미군기지가 다이옥신, 유류, 중금속 등에 오염됐다고 밝혔기 때문이다.

또한, 2018년에 부평미군기지가 평택미군기지로 이전될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부평미군기지의 반환 일정에도 큰 관심을 보였다.

유정복 인천시장은 인사말을 통해 “부평미군기지 반환을 위해 부지매입지로 시비 1,638억원을 포함해 4,915억원의 사업비를 확보했으며, 미군기지 내 수 많은 건축물의 역사·문화적 가치를 고려해 가급적 존치하고 공원을 조성하기 위해 근린공원 계획을 문화공원으로 12월중에 변경하겠다”고 밝혔다.

홍영표 국회의원은 인사말을 통해 “캠프마켓을 인천시민의 품에 돌려주기 위해 환경부 국방부와 최선의 협의를 이어나가고 있으며 평택으로 이전될 빵공장도 내년 6월 완공된다”며 “다만 오염물질 처리 대원칙을 놓고 오는 12월 6일 정부의 계획안을 시민들에게 투명하게 보고할 계획이다”고 전했다.

이날 유 시장 외에도 정유섭·홍영표 국회의원, 홍미영 부평구청장, 박민서 부평미군기지반환 시민참여위원회 공동위원장, 황효진 인천도시공사 사장, 신은호, 손철운 시의원 등이 참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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