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학교 당직 및 대근직 학교경비 근로자, 시교육청에 진정서 제출

 

“올해 84세 고령이지만 70세 정도 건강을 유지하고 있으며 근무하는데 지장이 없습니다. 아내와 함께 17평 아파트에 살면서 생활비와 병원비 등 한 달 대근 경비직으로 받는 70~80만원으로 근근히 살아가고 있습니다. 정부정책대로 정년제가 시행되면 졸지에 실업자 신세로 전락해 살 길이 없어집니다. 계속 일할 수 있도록 배려해 주시길 바랍니다.”

“저는 74세로 노동일을 하다가 나이가 많아 학교 경비 일을 하고 있습니다. 각 학교 대근직 경비근무를 하면서 받는 30~40만원으로 병원비와 생활비를 하면서 나름 일이 있어서 행복하게 살고 있습니다. 건강이 허락하는 한 계속 일할 수 있도록 제발 도와 주세요”

인천지역 학교 당직 근무자 및 대근직 학교 경비원들이 14일 박융수 교육감권한대행 부교육감에게 전달한 진정서 중 일부 내용이다.

이날 교육감권한대행에게 전해진 진정서에 적힌 대부분의 사연은 당직 근무를 길게는 20년 이상 해온 65세 이상 고령의 근로자들이 손수 적은 호소문이다.

연말이 다가오면서 학교 용역노동자들이 해고 공포에 떨고 있다는 반증이다.

정부의 ‘파견 용역 근로자 정규직 전환계획’ 시행을 앞두고 특히 고령친화 대표적 직종인 학교 당직기사들은 언제 해고될지 모른다는 불안감으로 하루하루를 힘들게 버티고 있는 것이다.

한 학교에서만 경비원으로 10여년을 근무했다는 70대 근로자는 “정부정책으로 60세로 정년이 조정된다면 결국 일터에서 밀려나 생계가 막막해진다”며 “정규직, 처우개선 등 다 좋은 말이지만 나이 많은 나와 같은 사람이 더도 말고 지금처럼만 계속 일할 수 있는 정책을 생각해 줄 것”을 호소했다.

이에 시교육청 관계자는 “관련 민원이 빗발치고 있지만, 정부정책이기 때문에 특히 직고용 문제에 있어 대응하는데 한계가 있다”며 “정부에서 어떤 정책을 결정할 때 현장의 목소리를 듣고 논의를 거쳐 정책이 나와야 하는데 모든 정책사항이 이미 결정돼서 하달되는 체제로 이뤄지기 때문에 교육청 입장에서는 이러한 문제에 대해 ‘항의’하는 정도에 그칠 가능성이 많다”는 소극적 입장을 전했다.

한편 인천학교비정규직노조는 다음주 중으로 시교육청 심의위원회에서 근로자교섭대표를 정하고 파견용역 근로자 정규직 전환을 위한 본격적인 노사전문가협의를 진행할 방침이다.

안순옥 학교비정규직노조 인천지부장은 “65세 이상 고령자인 학교당직기사는 무기계약직으로 1년 단위 위탁계약이 이뤄질 가능성이 높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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