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지회 세인트요양병원 원장 '환자와 후배 사랑'

노인 건강 문제와 요양에 대한 관심은 나날이 늘어나고 있다.

구지회(48)씨는 환자들의 수요와 개인의 경험을 바탕으로 15여 년의 의료원 생활을 접고 지난 7월 요양병원을 책임지는 장으로서 새로운 인생을 시작했다.

“임상 수술에 집중하며 바쁘고 정신없게 시간을 보내니 어느 순간 20년이 훌쩍 지나가 있었습니다. 그 무렵 앞으로 의사로서 내가 가야할 방향이 무엇인지, 어떤 의사가 되어야할지 다시 한 번 고민하게 됐다”

인생의 대부분의 시간을 수술대 위에서만 살았던 구 원장은 지나온 삶을 곰곰이 돌이켜봤다. 그는 고민의 답을 의사생활의 경험에서 찾아보기로 결정했다.

“외과 의사를 하며 가장 인상이 깊었던 기억은 바로 위절제술을 받으셨던 할아버지입니다. 그간 치료를 제대로 받지 못하시다가 기회가 되어 그 분을 수술하게 됐다. 다행히 많이 건강해지신 모습을 뵙고 퇴원시켜드렸다. 그렇게 5년이 흐른 후 저를 찾아오시고는 제 손을 잡고 ‘덕분에 살았다. 감사하다’며 여러 번 같은 말을 반복하셨다”

그때 그는 무언가를 명확히 깨달았다. 연세가 많으신 노인 분들이 필요할 때 치료를 제때 받고 떠나시는 길이 외롭지 않게 그 길을 편히 지켜드리는 것. 그것이 그가 가야할 길이었다.

“노인 인구가 증가하며 요양병원에 대한 수요는 높아지는데 아직까지 시설과 인프라 측면에서 부족한 곳이 많다. 동문 의료진들과 함께 제대로 된 요양병원을 만들어 그 분들의 또 다른 가족이 되어드려야겠다고 결심했다”

그렇게 그는 인천 남구에 세인트요양병원장으로 부임해 환자들을 살뜰히 돌보고 있다.

지난 7월 설립된 세인트요양병원은 최신식 시설과 쾌적한 환경을 기반으로 남다른 시설 인프라를 보유하고 있다. 총 8개 층으로 구성된 세인트요양병원은 5개 병동, 360개 병상으로 층마다 휴게실이 있어 환자와 가족들이 함께 시간을 보낼 수 있도록 배려했다.

또 양· 한방 협진을 통해 각 분야 전문의들이 환자의 상태를 측정하고 합리적인 진단과 치료를 받을 수 있도록 하고 있다.

특히 ‘젊고 활기찬 요양병원’을 지향하고 있는 점이 흥미롭다. 젊은 의료진들이 병원 내부에 배치돼 적극적으로 환자의 치료와 지속적인 재활훈련을 책임지고 있다. 요양병원은 다소 어둡고 우울할 수도 있을 것이라는 잘못된 인식을 뛰어넘고 있는 것이다.

‘젊은 기운’은 문화행사에도 적용된다. 매일 건강 체조, 미술치료, 웃음치료 등 환자들의 입장에서 다양한 프로그램을 기획하고 운영해 요양병원에 생동감을 불어넣고 있다. 하루 종일 병원에만 있어 답답하거나 사람이 그리운 환자 분들에게 그 시간동안만은 잠시나마 웃음을 찾아줄 수 있도록 꾸며나가고 있다.

이 모든 노력 뒤에는  환자를 가족같이 생각하는 마음이 자리 잡고 있다.

“회진을 돌 때 마다 환자분들의 손을 꼭 잡아드리고 있는데  그럴 때 마다 ‘우리 원장님 오셨네요’하며 밝게 웃으시는 어르신들의 모습에 저도 미소를 짓게 된다. 노인성 질환으로 기운이 없으시거나 힘들어 하시는 어르신 분들께 조금이나마 위안을 드릴 수 있는 저만의 작은 치료법입니다”

구 원장은  환자를 생각하는 마음을 항상 후배들에게 강조한다. 후배의사들에게도 회진을 돌 때 마다 꼭 손을 잡아드릴 것을 강조하고 있다.

“환자를 진찰하는 행위가 단순히 육체적인 부분만이 아닌 정신적인 위안도 포함되어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 분들의 마음을 위로하는 일도 의사가 살펴야 할 부분입니다”

그는 인하대(88학번) 의과대학 동문회장으로서 2년 넘게 활동하며 동문 간 유대관계 구축과 후학양성을 위해 많은 시간을 투자하고 있다.

“1학년 때 과대표를 했다. 그때부터 동기들과 어울리고 후배들과 소통 해 왔다. 동문회를 하면 항상 참여해왔고 그렇게 활동하다 보니 자연스럽게 동문회장도 맡고 있다”

구 원장은 동문회장으로서 가장 주력하고 있는 게 후배 장학 사업이다.

장학금 수혜를 받는 학생들은 의과대학 동문회 릴레이 장학금 프로그램에 참여해 향후 후배들을 위한 장학 및 기부 프로그램에 적극 참여 할 것을 약정한다. 자신이 받은 도움이 후배들에게도 전달될 수 있도록 해 기부가 또 다른 기부를 낳을 수 있도록 하고 있다.

그는 “후배들이 학업에 매진할 수 있도록 장학 사업에 매진하고 있다"며 "자신의 꿈을 마음껏 펼치고 대한민국 의료산업발전에 기여할 수 있도록 장기적이고 지속적인 장학 사업을 해 나갈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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