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S오피스 대신 한컴오피스 기관 계약…매년 6천200만원 예산절감

"한셀, 파워포인트→한쇼…도입 후 2년간 점검한 결과 연계·호환 문제없어"

인천시 연수구가 전국 지자체 최초로 외국 업체가 사실상 독점하던 한 업무용 소프트웨어(S/W)를 국내업체 제품으로 전면 도입해 연간 수천만 원씩 예산절감 등 긍정적 효과가 나타나고 있다고 밝혀 관심을 끌고 있다.

이 같은 국산 소프트웨어 전면 도입이 인천 지역 내 다른 지자체로 확대될 경우 연간 수십억 원의 예산 절감 효과가 예상돼 타 공공기관은 물론 민간 기업까지의 확대가 기대되고 있다.

연수구에 따르면 지난 2016년 마이크로소프트(MS)사의 MS오피스 프로그램 추가 구입 대신, 한글과컴퓨터사와 기관 라이선스 계약(ILA)을 체결하고 한컴오피스로 일원화 했다. 이 같은 전면 도입은 전국 지자체 중 처음이었다.

그동안 구는 MS사의 각종 수치계산용 프로그램인 ‘엑셀’ 프로그램 때문에 MS오피스를 구입해 왔다. 하지만 프로그램 구매단가가 매년 증가해 재정상 부담이 되는 한편, 특정 프로그램의 종속에서 벗어나고 국산 소프트웨어의 활성화 및 예산 절감을 위해 이 같이 결정했다.

MS측은 기존 낮은 버전(2003)에 대한 기술 지원 종료 등을 이유로 최신 버전의 MS오피스 구매를 계속 유도했고, MS오피스 가격은 점점 비싸졌다. MS오피스(STD 버전 기준)는 2010년 23만6천700원이던 것이 2013년 34만8천920원, 2016년엔 37만8천400원으로 가격이 59.8% 급증했다.

연수구를 비롯한 대부분 공공기관은 전자결재와 문서작성용으로 한컴오피스의 한글을 사용하면서도, 수치계산이나 프레젠테이션용으로는 MS오피스의 엑셀과 ‘파워포인트’를 사용하고 있다. 

이로 인해 한컴오피스와 MS오피스 모두 구입해 사용 할 수밖에 없게 돼 불필요한 예산이 낭비될 우려가 높다.

특히 구는 한컴오피스를 시범적으로 전면 도입한 2016년부터 지난해까지 내부적으로 활용하며 한컴 측과 핫라인을 개설해 즉각적인 문제해결 등 다양한 점검을 했다. 

2년여 간 이 같은 전 직원의 노력에 힘입어 현재 구의 내부행정업무시스템인 온나라와 새올 등과의 연계, 그리고 기존 MS 오피스와의 호환 등에 큰 무리가 없어 전면 도입해도 아무런 문제가 없음을 확인했다.

MS오피스의 구입 이유로도 볼 수 있던 엑셀 프로그램은 현재 일부 특정부서를 제외하고는 대부분 한컴오피스의 ‘한셀’ 프로그램으로 대체되어 쓰이고 있다. 한셀은 엑셀과 대부분 호환이 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또한 간부회의나 보고회 등 각종 프레젠테이션에 쓰이던 파워포인트 프로그램도 ‘한쇼’ 프로그램으로 대체해 사용하고 있다.

이 같은 한컴오피스의 전면 도입으로 인해 2016년부터 매년 6천200만원씩 예산이 절감된 것으로 분석됐다. MS오피스 기관 라이선스(GA) 가격이 직원 1명 당 28만7천100원인데, 한컴오피스 기관 라이선스(ILA)는 직원 1명 당 10만9천340원으로 40% 수준 밖에 되지 않는 등 매우 싸기 때문이다.

한컴오피스는 기관 라이선스 계약기간 내 사용자가 늘더라도 사용권을 인정해주는데다, 연수구가 전국 최초로 도입해 테스트를 함께 진행하면서 예산 절감 효과가 더욱 커졌다. 이 같은 예산 절감은 올해까지 3년 동안 1억8천600만원에 달하고, 향후에도 지속적인 효과가 기대된다.

구는 이번 한컴오피스의 전격 도입이 인천의 다른 기초자치단체는 물론 타 공공기관으로 확대될 경우 인천에서만 매년 10억 원 이상의 예산 절감효과가 있을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이 밖에도 특별한 사항이 없는 한 전 직원이 정품 소프트웨어 사용권을 확보할 수 있게 되는 부수적인 효과도 있다. 앞서 구는 지난 2009년 모든 소프트웨어를 통합관리하면서 불법 프로그램 사용을 차단, 정품소프트웨어 사용 우수기관으로 선정돼 문화체육관광부장관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지난 11일 오후 인천시 연수구 연수구청 2층 접견실에서 이재호 인천시 연수구청장(왼쪽)이 이윤재 한글과컴퓨터 공공영업대표(오른쪽)로부터 한컴오피스 기관 라이선스(ILA) 인증패를 받고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연수구 제공

이재호 연수구청장은 “도입 초기 일부 호환성 문제가 있었지만 대부분 개선되어 문제가 없고, 국내 기업이라 지속적으로 소프트웨어 업데이트 등을 지원받을 수 있는 장점이 있다”면서 “공공기관에서 국산 소프트웨어 사용에 대해 모범을 보이는 자세가 필요하다. 앞으로 다른 공공기관은 물론 민간 기업까지 확산되었으면 하는 바람이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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