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윤관원 (주)제이피씨오토모티브회장 (한국지엠 1차 협력업체)

▲ 윤관원 (주)제이피씨오토모티브 대표이사/회장

“한국지엠(GM)에서 생산되는 자동차 90% 이상이 수출됩니다. 지엠(GM)이 가진 글로벌마케팅네트워크가 있기 때문에 가능한 일입니다. 현대, 기아, 쌍용 등 국내 유명한 자동차 기업은 물론이고 정부조차도 함부로 손을 댈 수 없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습니다. 시간이 없습니다. 한국지엠 노조가 전향적으로 양보를 해서 함께 공생할 수 있는 길을 먼저 열어줘야 합니다”

윤관원(62) 주)제이피씨오토모티브 회장이 최근 GM이 내놓은 한국지엠 법정관리 가능성 카드를 앞에 두고 벌이는 한국지엠 노조 임단협 교섭을 바라보면서 한국지엠 사태 해결 단초로 제시한 의견이다.

윤 회장이 운영하고 있는 주)제이피씨오토모티브는 인천과 군산, 대구에 공장을 두고 있으며 여기에서 생산된 자동차부품 70% 가까이 한국지엠에 납품하는 한국지엠의 대표적인 1차 협력업체이다.

330여명의 직원과 함께 불과 몇 달 전까지만 해도 청라지구와 계산지구 사업체 확장 준비로 눈코 뜰 새 없이 바빴던 그는 최근 도리어 군산에 있는 공장을 폐쇄해야 했다.

윤 회장은 1990년 부천에서 자동차부품 사업을 시작해 1998년부터 주)대우자동차에 납품을 하면서부터 한국지엠으로까지 이어져 오늘에 이르기까지 29년간 사업체를 견실하게 운영하며 꾸준하게 기술력을 키워왔다.

그는 "대우자동차에서 한국지엠으로 바뀌면서 매출액이 4~5배 가까이 껑충 뛰었다"며 "매출력 신장은 기술력 향상 기반이 되었고 이후 향상된 기술력이 GM의 글로벌마케팅네트워크와 연결되면서 직수출 판로까지 개척할 수 있는 계기가 되었다"고 담담하게 말했다.

그러면서  “2015년 3천만불 수출을 기록하면서 기술력과 고용창출 등의 공을 인정받아 청와대에서 ‘동탑산업훈장’을, 2016년과 2017년에는 기술력과 아이템 개발 등을 인정받는 ‘SOY'상을 연속 수상했다”며 “최근에는 직수출이 늘면서 5천만불 수출을 목전에 두고 한국지엠 사태가 터졌다”고 전하며 답답한 심경을 표명했다.

그는 이어 “연간 50만대 이상을 수출해 인천항 물류 등 국가경제에도 기여한 부분이 상당한 한국지엠이 이대로 도산하거나 철수하게 되면 한국지엠 근로자들 뿐 아니라 한국지엠 1·2·3차 협력업체를 포함한 30만 근로자들 생존이 위협을 받게 된다”며 “더 나아가 자동차 산업이 가진 연계 구조상 협력업체가 무너지면 한국 자동차 산업 자체가 뿌리 채로 흔들린다”고 강조했다.

한국지엠에 따르면 현재 한국지엠과 직접 거래하는 인천지역 1차 협력사는 51곳으로 근로자만 해도 2만5천여명이 넘는다. 또 1차 협력사와 거래하는 2차 협력사는 170여 곳이며 2차 협력사와 거래하는 3차 협력사는 300곳에 이른다.

최근 여론에서 불거진 한국지엠 먹튀 논란에 대해서 윤 회장은  “GM이란 세계적인 회사를 잘 몰라서 나온 말”이라며 “GM은 매우 윤리적인 기업”이라고 일축하고 '먹튀론'을 강경하게 부정했다. 그러면서 그러한 논란 등으로 인해 국민들이 한국지엠 사태를 매우 부정적으로 보고 있다며 불편한 심경을 전하기도 했다.

그는 특히  “국민들이 정확하게 봐야 할 것은 한국지엠이 국영기업이나 국내 10대 재벌기업이 아니라 다만, 한국에서 가장 규모가 큰 외국인 투자 회사라는 점이다”며 “기본적으로 이익이 나지 않는 구조에서 계속 사업을 해달라고 요구하는 것은 이치에 맞지 않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더는 시간이 없다. 시간을 끌수록 혼란만 커질 뿐이다”며 “급여 및 구조조정 문제 등 한계를 넘어가는 순간 어쩔 수 없이 협력업체는 도산할 수밖에 없다. 한 개의 업체가 무너져도 줄도산으로 이어지면서 축적된 기술력과 인적자원마저 순식간에 잃게 된다”는 말로 협력업체의 무서운 재앙과도 같은 현재 상황을 설명했다.

윤 회장은 “지난 2009년 미국정부가 580억불(58조원 규모)을 실사 3주만에 지원해 부도난 회사를 살린 예가 있다. 그 회사가 세계적인 기업으로 재성장해 그 이상 흑자를 거두었다”며 “두달이 넘으면서 이미 한계 시점이 넘어가고 있다. 정부의 2개월 실사 후 지원 방침은 늦어도 너무 늦다"고 꼬집었다.

이어 "무엇보다 한국지엠 직원의 대승적인 조기 협상을 부탁한다"며 "한국 자동차부품산업이 국가경제 발전을 이끄는 최선봉이 되도록 기술개발 및 글로벌 경쟁력을 갖춰 수출을 증대하고 더 많은 양질의 일자리를 창출하려는 기업인으로서의 꿈을 부디 지켜줄 것"을 호소했다.

윤 회장은 한국지엠 부품협력업체 비상대책위원회 위원들과 함께 17일 오전 6시부터 7시까지 한국지엠 남문, 서문, 동문 등에서 이러한 바람이 담긴 호소문을 배포했다.

이어 오후 2시에는 인천문화예술회관 야외 광장에서 협력사 관계자 등 인천시민 5,000여명과 함께 '한국지엠 조기 정상화 및 인천 경제 살리기 범시민 궐기대회'를 열고 노사의 상생 협력, 정부의 선 지원, 후 경영 실사를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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