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윤선화 인천 연수구 구립도서관 사람책

▲ 윤선화 사람책

[인천뉴스=이연수기자] “SNS나 인터넷을 통한 소통은 언제나 열려있다는 장점이 있지만 깊이가 덜하고 감동이 오래가지 않는다는 단점이 있습니다. 우연찮게 ‘사람책’으로 활동하면서 저와 같은 고민을 하고 있는 독자를 직접 만나 이야기를 통해 소통하면서 큰 기쁨을 느꼈으며 희망 또한 얻었습니다.”

윤선화(38) 인천 연수구립도서관 사람책(휴먼라이브러리)이 활동사례를 설명하며 밝힌 소감이다.

그는 “한국 여성들이 매우 똑똑하고 지혜로운데도 불구하고 결혼과 출산을 겪으면서 사회와 소통할 수 있는 창구가 줄어들거나 지역주민과 함께 공동체에 참여할 수 있는 방법을 잘 모르는 경우가 많다”며 “그런 점에서 보자면 사람책 서비스는 특히 지역 내 도서관에서 이루어지기 때문에 지역주민끼리 다양한 주제를 갖고 작은 공동체 문화를 형성할 수 있는 계기가 될 수 있다는 생각이다"고 전했다.

사람책은 덴마크 출신 사회운동가 로니 에버겔이 2000년 덴마크에서 선보인 이후 지속적으로 확산되고 있는 독서활동으로써 한국에서도 서울을 비롯한 각 지자체에서도 ‘사람책’을 발굴하고 서비스를 지속적으로 운영하기 위한 다양한 시도들이 진행되고 있다.

특히 사람책은 종이로 만들어진 책 대신 '사람'이 책이 돼 주제에 관심이 있는 '독자'를 직접 만나서 지식에 국한되지 않은, 경험이 녹아있는 이야기의 힘을 통해 정보를 전달해주는 확장된 도서관 개념이다.

특정 분야에 대한 전문적인 지식을 갖고 있는 주민 가운데 자신의 재능과 경험을 나누고자 하는 사람이나 자신의 분야에서 즐겁게 일하고 있는 사람 또 이웃에게 자신의 다양한 인생을 들려주고 싶거나 남보다 앞선 체험을 알려주고 싶은 사람이라면 누구나 사람 책으로 참여할 수 있다.

사람책을 통해 지역사회 내 도서관은 만남과 공감, 소통과 지식의 공유를 제공함과 동시에 도서관 서비스의 다양성을 인식시켜 도서관을 중심으로 한 다양한 만남 및 작은 공동체 설립 기반이 될 수 있다.

지난 2월부터 사람책으로 활동하기 시작한 윤선화 사람책은 “아이를 낳기 전에는 스타 영어강사를 꿈꾸었는데 육아관련 책을 읽기 시작하면서 육아에 전념하고 싶어 일을 그만 두었다”며 “그러나 매일 반복되는 육아에 지치고 사회로부터 소외된 기분에 무기력해 지던 중 자구책으로 영어 재능기부 수업을 시작하려고 알아보던 차에 ‘사람책’등록을 제의받았다”고 활동 계기를 설명했다.

그러면서 “무엇보다 아이를 키우면서 결코 혼자서는 잘 키울 수 없다는 것을 절감했다”며 “같은 고민을 하고 있는 엄마들이 많고 그들도 해결책을 찾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면서 ‘사람책’이 되어보자는 용기를 낼 수 있었다”고 전했다.

윤선화 사람책은 특히 지난 2월과 3월 독자들과의 만남을 가지면서 큰 호응을 얻은 것으로도 유명하다. 특히 미니멀리즘과 건강·환경 공동체 및 소통 등을 이야기의 힘으로 풀어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그는 “특히 아이를 키우면서 분노조절이 안 돼서 아이에게 화를 내는 부모를 보면 몹시 속상했다”며 “공동체문화가 파괴돼 나 홀로 육아에 갇히거나 교육에서도 소외될 수도 있는 사람들과 소통하면서 공감하고 격려해 줄 수 있는 문화를 만들어 가는데 일조하고 싶다”라는 말로 소망을 전했다.

올해로 3년 차를 맞이한 연수구 구립도서관이 진행하고 있는 ‘사람책(Human Book)’ 서비스는 최근 입소문을 타고 이용자들의 호응을 얻고 있으면 현재 24명의 사람책이 활동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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