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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억 속의 고향과 자연에서 생명을 얻는 윤은한 시인

나의 보리밭

 

아침 햇살에 꽃비가 날린다

민들레가 낮은 얼굴로 반긴다

 

보리밭을 매다가 세월에 지쳐

호미도 버려둔 채 잠이 들었다

 

토끼풀 시계에 하얀 꽃이 지고

뻐꾸기 노랫소리에 눈을 떴다

 

씀바귀 한 망태 어깨에 메고

송아지 부르면서 발길을 옮긴다

 

해는 서산으로 기울어지고

까칠한 보리도 누렇게 익어간다

-윤은한 시집 ‘야생의 시간을 사냥하다’ 중에서

 

윤은한 시인

윤은한 시인은 2016년 ≪리토피아≫로 등단했다. 경북 도청에 근무 중이다.

 

문명 속으로 어쩔 수 없이 달려 들어가는 세상이다. 선택의 여지도 없고, 달아날 방도도 별로 없다. 싫든 좋든 눈부시게 발전하는 문명 속에서 문명을 즐길 수밖에 없다. 사람은 사람들 틈에서 어울리며 살아가야 하는 존재라서 홀로 달아나 좋을 일이 별로 없는 것이다. 문명 속에서 살다보니 과학의 변화가 심상치 않다. 유년기와 청년기를 비문명적인 환경에서 대부분 보냈던 이들은 도무지 기계문명을 따라가기가 버거운 현실이 되었다. 문명의 화려함 뒤에서 제대로 따라가지 못해 허덕이는 기계치가 갈수록 늘어난다.꽃비가 날리고 민들레꽃이 반갑게 인사하는 자연, 보리밭을 메다가 피곤하면 아무 논두렁에서나 잠이 들기도 했던 자연은 이제 꿈속의 세계로 둔갑했다. 송아지 끌면서 휘파람 불고 걷던 논두렁길, 씀바퀴 뜯으며 푸르게 숨쉬던 어머니 같은 산야도 먼 과거로 흘러가고 있다. 고향의 자연과 유년의 기억은 마치 어머니의 품처럼 그리운 꿈의 세계가 되어가지만, 그러나 그것도 두 세대 이상의 세월을 살아온 사람들의 이야기에 지나지 않아 보인다. 젊은 사람들은 문명이 주는 환경과 이기들에 놀라울 만큼 신속하게 적응해 간다. 그들의 순발력과 적응력으로 문명의 발전은 가속도가 붙는다. 그러니 앞으로도 문명은 끝없이 발전해 갈 것이다./장종권(시인, 문화예술소통연구소 이사장)

장종권  myhanbando@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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