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성진 (인천골목문화지킴이 대표)

943년 6월 일본 육군의 인천조병창이 조선기계제작소에 잠수함을 건조할 수 있는지 여부를 먼저 타진하였다. 업적이 비약적으로 신장되어 모회사로 불리는 요코하마공업소(橫山工業所)의 매출을 능가하는 1,000만엔(한화 약 1억)을 초과하였으며, 요코하마공업소 사장 요코야마 마사오(橫山公雄)가 인천에 와서 조선기계제작소 사장을 겸임하도록 되어 있었다.

생산제품은 다양해서 수송기계, 각종 펌프, 파쇠기, 분쇄기, 그라인더. 압착기, 진공여과기, 교반기, 제철기, 제강기, 시멘트기계, 화학공업기계, 제관기로 넓혔다.

조선기계제작소는 일본 해군이 아닌 일본 육군에서 잠수함을 건조 할 수 있는 지 여부를 타진하는 자체에 의문을 가졌지만 설계 도면만 있으면 건조 가능하다고 답변하였다. ‘마루유’계획은 1942년 8월부터 시작된 과달카날 전투에서 식량, 탄약 등 보급 군수물자를 실은 일본해군 수송함이 미 연합군의 공격으로 모조리 침몰되어 물자보급이 끊기면서 패전했다는 교훈을 얻으면서 일본육군이 독자적으로 추진한 것이었다. 그 중 성공률이 비교적 높았던 것이 잠수함 운송이었다. 미 연합군의 공격으로부터 벗어나 군수물자를 원활하게 보급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일본 해군은 잠수함은 적함공격에 사용하는 것이 본연의 임무이기에 수송에 사용하는 것에 대해서 매우 소극적이었다. 이 때문에 육군 참모본부는 1942년 말경부터 육군 독자의 운송용 잠수함을 건조하는 구상을 마련되었다고 한다.

1943년부터 일본 육군 참모본부는 본격적으로 잠수함 건조계획을 추진하였다. 일본 육군 제7기술연구소에 일본 해군에게 극비밀로 하고 잠수함을 개발하도록 명령하였다. 제1차 세계대전시 독일에서 개발한 수용용 잠수함 도면을 주문하여 참고하였다. 그리고 산호채취용으로 개발된 니시무라(西村式)식 잠수함의 설계자 니시무라 히토츠 마츠(西村一松)의 협력을 얻어 2개월을 걸쳐 기본 설계도를 만들었다.

▲ 니시무라 식 잠수정 -사진출처: Wikipedia

기본 설계도에 따르면 전체길이 41.41m, 폭 3.9m, 배수량 274.4톤(수상), 370톤(수중), 속력 7.5노트(수상), 3.5노트(수중), 항속거리 2800노트, 설계깊이 160m, 적재량 4톤, 승무원 23명이며, 기관은 헤셀먼 엔진¹ 2기로 400마력이었다. 헤셀먼 엔진은 석유시추에 사용되는 엔진인 까닭에 가솔린 뿐만 아니라 경유, 등유도 사용하는 장점이 있었다. 육군다운 잠수함의 설계 특징은 승무원의 거주공간을 최대한 줄이고 그만큼 적재량을 최대한 늘였다는 것이다. 건조기간을 단축하기 위해 블록공법을 적용하여 부분별로 나누어 공장에서 만들어 그것을 리벳으로 조립하는 구조로 설계하였다. 가능한 목재를 사용하여 무게를 줄였고 레이더 탐지기에서 감지되는 위험도 감소시켰다.

제7연구소에서 완성한 설계도에 의거한 잠수함을 건조하려고 육군참모본부는 조선소를 물색했지만 일본해군과 연관되어 있어 받아들이는 곳은 없었다. 그래서 건조 가능한 공장을 샅샅이 조사한 결과 히타치 카사도(日立 笠戶)공장이었다. 기관차 제조공장이었지만 바다에 접해있어 드라이 도크만 만들면 잠수함을 건조할 수 있었다. 두 번째로 물색한 공장은 일본 제강소 히로시마 제작소였다. 대포를 제작하는 공장으로 역시 바다를 마주하고 있었다. 세 번째로 도쿄 만도 철공소로 찾았고 마지막으로 조선기계제작소를 물색하였던 것이다.

인천은 간만의 차가 컸기에 잠수함 진수에 유리한 조건을 갖추고 있었다. 조선기계제작소는 잠수함 6척을 동시에 분담 건조할 수 있는 초대형 드라이도크를 건설하였다. 드라이도크는 바다를 수문으로 차단하고 웅덩이처럼 깊게 판 형태로 초대형 욕조나 수영장처럼 만들어 배가 완성되면 도크에 물을 채워 쉽게 배를 바다로 빼내는 도크를 말한다.

1) 헤셀먼(Hesselman)에 의하여 발명된 연료 분사 불꽃 점화 방식의 다종 연료 기관의 하나

출처: 요시하라 이사무(吉原 勇) 著 ‘仁川の 七十年’ 2018.4.17.

 

[필자 소개]

요시하라 이사무(吉原 勇)

1938 년 경기도 출생. 마이니치 신문 경제부 기자, 편집 위원, 下野新聞社 이사, 作新学院大学 강사를 역임했다. 저서로는 「특명 전근」(문예 춘추사) 「내린 일장기」(신쵸 오샤) 등.

2018년 5월 19일 인천을 방문한 요시하라 이사무씨로부터 번역 게재 허락을 받았음을 밝힙니다. 또한 인천대학교 교육대학원 일본어 교육전공 이태영선생님의 도움을 받아 번역하였음을 밝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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