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보급단과 부평미군기지 사이 620m 도로개설 공사

▲ 21일 부평미군기지맹독성폐기물주한미군처리촉구대책위원회는 인천시청 브리핑룸에서 '장고개도로 공사 잠정 중단' 촉구 기자회견을 가졌다. ⓒ 인천뉴스

부평미군기지맹독성폐기물주한미군처리촉구대책위원회(아래 시민단체)가 21일 '장고개도로 공사 잠정 중단 촉구하고 나섰다.

인천시는 수년 동안 중단된 군시설인 제3보급단과 부평미군기지 사이 620m 장고개도로 3-1공구 공사에 들어갔다.

이와관련, 인천녹색연합 등 시민단체는 이날 오전 11시 인천시청 브리핑룸에서 '장고개도로 공사 잠정 중단 촉구' 기자회견을 열고 "양쪽이 군시설로 막혀있어 도로를 개설해도 도로로 쓰이지 못할 뿐만 아니라 앞으로 부평미군기지 토지이용계획 수립시 영향을 끼칠 수 밖에 없다"며 공사중지를 요구했다.

시민단체는 "장고개도로 공사를 잠정 중단하고, 부평미군기지 반환 및 공원이용계획 수립시 토지이용계획 수립, 산곡천 복원 등과 연계해 추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시민단체는 이날 기자회견후 허종식 인천시 정무경제부시장과 면담을 했다.

다음은 기자회견문 전문이다.

장고개도로, 미군기지부지이용과 연계해 추진해야 합니다.

 

최근 인천광역시 종합건설본부가 장고개도로 3-1구간 공사를 시작했음이 확인되었습니다. 3-1구간은 총사업비 350억원이 넘게 들어가는 장고개도로 개설사업 중 절반으로 나머지 3-2구간은 미군기지 반환 이후에나 가능한 사업입니다. 더구나 장고개에 주둔하고 있는 한국군 제3보급단은 이전계획이 전혀 없습니다. 장고개도로, 미군기지의 부지이용 및 주변지역 도시계획과 함께 추진되어야지, 결코 서두를 일이 아닙니다.

장고개는 만월산~호봉산~원적산~천마산~계양산으로 이어지는 한남정맥 인천구간의 원적산과 호봉산 사이 부평구 산곡동과 서구 가좌동을 잇는 고개입니다. 장고개도로는 1976년 도시계획시설로 결정됐지만 6보급창(현 제3보급단)이 자리하고 있어, 인천시와 군이 지속적으로 도로개설에 대해 협의했으나 대체부지 확보가 불가능하다는 이유로 군부대는 전혀 동의하지 않고 있습니다. 결국 완전한 장고개길은 군부대 이전이나 군부대 동의 후에나 개설이 가능합니다. 결국 인천시는 부평구와 서구의 연결이 아닌 부평구 산곡동294(부영로)와 산곡동237(마장로)를 연결하는 약 1.2km(도로 폭 30m)만을 사업구간으로 정했습니다. 그마저도 부평미군기지 외부와 내부 각각 약6백미터씩 나누어 3-1공구와 3-2공구로 지정하고, 외부 구간인 3-1공구 약 620미터를 우선 착공한 것입니다.

부평미군기지 DRMO의 다이옥신 등 맹독성폐기물의 복합오염문제를 해결방안이 정확하게 마련되지 않은 상황입니다. 국내법에 다이옥신은 정화기준, 정화방법도 없고 아직 국내에서는 정화한 사례도 없습니다. DRMO의 토양오염은 다이옥신, 유류와 중금속뿐 아니라 확인되지 않은 맹독성위해물질의 오염가능성이 매우 높습니다. 지역주민들의 건강과 안전을 위해서 ‘빨리’보다는 ‘정확’하게 조사하고 ‘안전’하게 처리해야 합니다.

최근 홍영표 의원실에서 오염토양의 독일 반출처리를 언급했지만 토양환경법의 법취지와 환경정의 면에서도 결코 바람직하지 않습니다. 부평미군대책위는 오염원인자인 주한미군의 반출처리는 촉구한 것이지 미국이 아닌 다른 나라로의 반출을 요구했던 것이 결코 아닙니다. 오염원인자인 주한미군의 반출처리가 아닌 상황에서 외국반출은 국제법상으로도 가능하지 않습니다.

현재 맹독성폐기물 복합오염 해결방안 모색을 시작한 시점에서 부평미군기지가 언제 정화되고 부지이용계획이 확정될지, 언제 도로를 개설할 수 있을지 알 수 없습니다. 결국 혈세는 퍼부었지만 쓸 수 없어, 도로가 아닌 주차장으로 전락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반환예정인 부평미군기지 부지활용과 굴포천 지류인 산곡천 복원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하고 충분하게 의견수렴한 후 추진해야 합니다. 행정에서 일방적으로 추진할 것이 아닙니다.

양쪽이 막혀있는 도로를, 6백미터씩 쪼개서 만들 것이 아니라 전체 그림 속에서 도로를 계획하고 추진하는 것이 맞습니다. 더구나 3-1공구 구간에는 산곡천이 있습니다. 산곡천은 인천에서 가장 큰 하천인 굴포천의 지류로 장고개의 제3보급단에서 발원해 산곡여중과 산곡남중 사이와 부평미군기지 DRMO 북측을 지나 부평구청 부근에서 본류인 굴포천과 합류되는 물길입니다. 인천시는 1997년 하수도로 지정되어 하천이 아니라고 하지만 복개상부에는 ‘산곡천’이라는 이름이 선명하고 지금도 약2백여미터의 물길이 남아있는 분명한 하천입니다. 도로는 도시 공간을 연결하는 통로로 시민들에게는 중요한 생활기반시설입니다. 그러나 빗물이 투과되지 못하고 한여름 뜨거운 열복사로 인한 도시열섬화, 도시건조화 등의 주요한 원인이기도 합니다. 반면 하천은 생태통로이며 도시열섬 저감과 미세먼지 저감 효과 등 쾌적하고 살기 좋은 도시환경을 위해 필수입니다.

이미 2006년 환경단체와 학계의 조사분석한 결과, 산곡천은 발원지와 물길 주변에 3보급단, 부영공원, 부평미군기지 등 비교적 널찍한 공간이 있어 습지조성 등 하천 유지용수 확보가 유리하고 전체 복개구간의 35%에 해당하는 미군기지 옆길은 자동차 통행이 거의 없어 당장이라도 복원하다고 결론을 내린 곳입니다. 2011년 지역주민, 전문가, 행정, 시민단체 등이 함께 인천도시대학에서 장고개도로 다이어트를 통해 하천복원의 필요성에 공감대를 형성했습니다. 지금은 장고개길 도로건설을 서두를 것이 아니라 부평미군기지 부지이용, 산곡천 복원을 함께 고민하고 머리를 맞댈 시기입니다.

장고개도로는 미군기지주변지역의 주민들이 직접 이용하는 도로라기보다 인천지역의 동서연결도로의 성격이 짙습니다. 경인고속도로를 비롯해 경명로, 봉화로, 길주로, 경인로 등 동서연결도로가 결코 부족하다고 할 수 없습니다. 차가 많아 새로운 도로가 필요하다는 논리는 이미 도시교통문제의 해법이 아닙니다. ‘더 넓은 도로는 더 많은 자동차를’ 유발시키기 때문입니다. 지금까지 부평과 인천을 대표하는 이미지는 공장과 콘크리트 아파트 숲, 황량한 아스팔트 도로였습니다.

앞으로 부평과 인천이 생태적으로 건강한 도시, 활력과 생기 있는 도시 그리고 사회적, 생물학적 약자친화도시를 만들기 위해 공원과 물길을 우선 고민해야 합니다. 장고개도로, 부평미군기지부지이용 및 산곡천복원와 연계하여 다시 계획을 수립해야 합니다. 시민과 함께 하겠다는 민선7기 인천광역시정부와 박남춘 시장은 일방적인 장고개도로 공사를 즉각 중단하고 시민들과 함께 인천의 미래를 설계하기를 촉구합니다.

2018. 08. 21.

부평미군기지맹독성폐기물주한미군처리촉구대책위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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