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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아있는 영혼으로 시의 불을 지피는 김을순 시인

나는 종교에 대한 큰 신앙심은 없다

마음에 가시가 돋아나면

산사를 찾아갈 뿐이다

어젯밤 잠을 자다가

심장이 차갑게 식어가는 것을 느끼고

눈을 떴다

적막이 흐르는 밤

나는 나를 확인해 보았다

예사로운 일은 아닌 듯

스쳐가는 인연들

그날따라 새벽은 천천히 밝아왔다

혼자 두려움에 지치고 떨었다

어떤 운명이 찾아오려나 흐르는 대로 갈 뿐이다

영혼은

있다,

없다,

영혼이 머물다 떠난 육신은 하나의 나무토막이다

―「인생의 연가」/김을순 시집 『키칠쿰』 중에서

 

김을순 : 2014년 6월 <한맥> 신인상으로 등단. 시집 혼자 구르는 돌, 키칠쿰. 인천문인협회 회원. 한맥문학협회 회원.

 

 

 

 

나이가 들수록 밤잠 이루기가 힘들다. 이유야 많겠으나 생각이 많아지는 것도 이유 중 하나일 것이다. 이제까지 살아온 인생을 돌아보면 즐거웠던 일이나 따뜻했던 일들도 있고, 가슴 아팠던 일이나 후회스러운 일도 많다. 특히나 어느 한 순간 잘못 판단하여 이 날 이 지경에 이르렀다는 생각이 들면 가슴이 미어지기도 한다. 누구에겐가 본의 아니게 돌을 던진 일이 있다면 그것도 후회막급한 일일 것이다. 그런데 이런 생각보다 더 큰 문제는 여생이 얼마 남지 않았다는 것이고, 남은 인생을 어찌 살아야 할 것인지에 대한 고민이 많아진다는 것이다. 체념하기도 하고 받아들이기도 한다. 종교나 정치철학도 의미가 없다. 영혼이 살아 있느냐 죽어 있느냐의 문제도 별 소용이 없어 보인다. 답이 없다. 그래서 밤은 길고도 길다. 그래도 이것은 그나마 생각이 있는 사람들의 이야기일지 모른다. 그러니까 그들의 영혼은 아마도 살아있을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게다가 죽는 날까지 시를 쓴다면 얼마나 그 정신은 아름다운가. / 장종권(시인)

장종권  myhanbando@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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