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원미정 인천여성가족재단 대표이사

▲ 원미정 인천여성가족재단 대표이사

“잘못된 것이 있다면 소통을 통해 다시 만들어 내야죠. 그것이 제 역할이라고 생각합니다. 재단 취임 이후 흩어져 있는 각각의 분야를 연계할 수 있는 소통의 계기 및 통로를 구축하고 민간 영역에서도 다양한 목소리를 듣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원미정(59) 인천여성가족재단 대표이사가 재단의 여러 가지 사업을 설명하며 특히 리더로서의 소임에 대해 언급한 부분이다.

인천여성가족재단은 지난 2013년 출범해 인천시 공무원 출신인 장부연 제1대 대표이사와 홍희경 제2대 대표이사가 맡아 기틀을 닦아오다가 지난해 9월 19일 민간단체에서 활동하던 원 대표가 임용되면서 지역사회에서 큰 관심과 기대를 모은 바 있다.

지난 12일 원 대표를 만나기 위해 방문한 인천여성가족재단 곳곳은 낡은 건물을 새롭게 바꾸는 리모델링 공사가 한창 진행 중에 있었다. 원 대표는 따뜻한 눈길로 재단 이 곳 저 곳을 직접 안내하고 소개했다. 열정이 담뿍 묻어 있는 그의 목소리는 시종일관 명랑하고 정다웠다.

“각자가 맡은 업무는 다르지만 우리는 같은 미션을 수행해 나가고 있습니다!”

원 대표는 취임 이후 실효성 있는 정책 실현을 위해 흩어져 있는 재단 내 다양한 팀을 하나의 소속감으로 묶는 일이 가장 시급하다고 판단했다.

지난달 30일 JST제물포스마트타운 2층 대강의실에서 열린 ‘인천여성가족재단 미션과 비전수립을 위한 2019 전직원 워크숍’은 원 대표의 이러한 고민을 상당부분 해소할 수 있는 계기가 되었다.

정책연구실부터 경영지원부 및 교육사업부, 여성일자리지원단 그리고 고령사회대응센터까지 섞일 일이 없고 섞이지도 않을 것만 같았던 각 부서의 직원들이 함께 머리를 맞대고 재단의 미션과 비전을 고민하고 경합하는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눈을 맞추고 웃음을 나누면서 서로를 알아갈 수 있었던 ‘소통의 장’이 된 것이다.

재단 직원들은 이날 ‘시민이 행복한 성평등 도시 인천 구현’이라는 미션을, ‘공감하고 참여하는 여성가족 정책 전문기관’이라는 비전을 새로이 만들었다.

원 대표는 “문구 하나 하나를 두고 벌인 토론도 치열했지만 표 대결 또한 치열했다”며 “재단에 종사하면서도 누구도 관심조차 두지 않았던 미션과 비전을 모두가 함께 만드는 과정에서 소속감은 물론이고 직원들 스스로가 각 부서별 연계 및 협업이 중요하다는 것을 깨닫게 된 귀중한 시간이었다”는 말로 당시의 상황을 전했다.

“‘노사협의회’구성은 기본...업무효율성도 중요하지만 장애인 고용 기피하면 안 돼!”

원 대표는 현재 JST제물포스마트타운 10층에 위치한 ‘인천고령사회대응센터’를 5월말 재단 리모델링 공사가 끝나는 대로 재배치할 예정이다. 고령사회를 대응하기 위한 본연의 역할을 하기에는 교통편의 및 건물 층수가 부적절하다는 판단이고 무엇보다 업무효율성 제고를 위해서는 같은 건물 내로의 이전·재배치가 꼭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그러나 업무효율성을 강조하는 그가 직원들의 불안과 우려에도 불구하고 적극 추진한 정책이 있다. 장애인 고용이 그것이다. 원 대표는 “여성가족정책을 펼치는 재단에서 장애인 고용을 두려워하거나 기피하는 태도는 바람직하지 않다”며 “일자리 제공을 통해 그들 또한 지역사회에서 충분히 자신이 가진 재능을 펼치며 건강하고 행복하게 살아갈 수 있어야 한다”는 소신을 가감없이 드러냈다.

재단은 각 시설을 이용하는 수강생과 시민들의 안전을 고려하고 사회적 약자를 위한 안전·편의시설 보강을 위한 54억 규모의 리모델링 공사가 한창 진행 중에 있다.

공사는 올해 5월경에 마무리 될 예정이지만 그에 앞서 원 대표는 재단 내에서 가장 전망이 좋다는 대표이사실을 직원들의 휴식공간으로 양보하고 다소 협소한 공간으로 곧 짐을 옮길 예정이다. 이는 그가 65명 직원들의 복지 증진을 위해 가장 먼저 실천했던 ‘노사협의회’ 구성과도 맥을 같이 하는 작업 중 하나일 것이다.

“‘인천형 젠더거버넌스 구축’ 노력 멈추지 않을 것!”

원 대표는 또한 재단이 보다 실효성 있는 정책을 만들고 이를 통한 다양한 혜택을 사회구성원들이 체감하기 위해서는 청사 내 개방형 공간을 확대하고 시민들이 자주 찾을 수 있는 프로그램을 개발하는 등 재단의 문턱을 낮춰야 한다는 의견을 개진했다.

이를 위해 그는 재단의 리더로서 구심점을 유지하면서도 각 기관 및 민간 영역과도 소통 통로를 넓혀 나갈 방침이다. 그리고 이를 통해 ‘젠더거버넌스’가 제대로 구축돼 시너지가 발휘되기 시작한다면 난제로 꼽히는 저출산·고령사회문제 등 시급하면서도 어려운 현안에 대해서도 방향성을 제시할 수 있을 것이라고 자신했다.

실제로 재단은 성평등 도시 인천 구현을 위한 연구와 교육 그리고 사업을 연계 추진하고 있다. 특히 사업연계와 관련된 젠더거버넌스 구축 및 교류협력 사업을 비롯해 성평등 지역환경 조성사업, 젠더폭력 예방교육 강사양성 사업 등 성주류화 정책 확산을 위한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노동 운동가 출신으로 2·3대 인천시의회 의원을 역임했고 최근에는 사회적협동조합 ‘일터와 사람들’ 이사장을 맡아 활동해 온 원 대표는 “남녀가 평등하게 일할 기회와 권리가 예전에 비해 다소 나아진 것은 사실이지만 성 평등 도시로 나아가기 위해서는 아직도 갈 길이 매우 멀다”며 “양성평등, 여성인권·복지 및 안전일자리 영역의 개선뿐 아니라 빠르게 다가오고 있는 재앙 저출산·고령화 사회를 대응하기 위해서도 노력을 아끼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변화하고 참여하는 성평등 도시 구현을 위한 지속적인 사업을 추진하고 있는 인천여성가족재단은 중하위권이었던 인천시 성평등 수준이 지난 2017년 중상위권으로 첫 진입함에 따라 성평등 관점에서 정책 추진 방향을 수립하는 등 지속적인 사업을 추진해 오고 있다.

저작권자 © 인천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