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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경제자유구역, 일자리 창출에 "실패"허동훈 박사 ‘인천, 경제자유구역을 말하다'출간

-판교· 마곡에 비해 일자리 수 적어…원도심 재생에도 차질

-삼성바이오로직스, 11공구 공급 조건 달아야


▲ 송도국제업무지구 조감도

인천 등 대한민국 경제의 성장 동력으로 꼽혔던 인천경제자유구(IFEZ)역이 일자리 창출에 실패했다는 지적이 나왔다.

IFEZ 개발이 가능한 부지로 송도 11공구만 남은 만큼, 투자 유치 실적에 급급해 대기업의 양산형 공장 유치 전략 대신 연구개발 단지로 조성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허동훈 박사가 펴낸 ‘인천, 경제자유구역을 말하다’(도서출판 다인아트)을 보면, 송도 5공구 땅 8만3천평을 50년 동안 무상으로 사용하고 있는 삼성바이로직스의 일자리 수는 2천100여 명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평당 분양가가 각각 900~1천300만원과 1천71만원인 경기도 판교테크노밸리(13만평)에 6만2천명, 마곡R&D산업단지 내 LG사이언스파크(5만3천평)에 2만2천명이 일하고 있는 것에 비하면 초라한 실적이란 게 허 박사의 지적이다.

허 박사는 “송도에 아파트를 많이 짓는다고 비난할 것이 아니라 주거지 아닌 곳을 어떻게, 무엇으로 채우고 있는지 질문해야 한다”며 경제자유구역의 개발 방향에 대해서 분석했다.

송도 4공구와 5공구에 삼성바이오로직스, 셀트리온, 동아쏘시오홀딩스 등 세계적이 기업들이 들어서면서 바이오산업의 메카로 부상하고 있다는 평가에 대해 “장치산업 양산형 공장을 유치한 것으로 일자리를 많이 만들지 못했다”고 비판했다.

판교와 마곡처럼 연구개발단지 중심으로 송도를 개발하고, 부가가치와 일자리를 중시하는 전략이 부재했다는 것이다.

허 박사는 “타 지역의 고급인력이 일자리가 있는 송도 등 경제자유구역으로 유입돼야 인천 원도심의 재개발과 도시의 균형발전에도 도움이 된다”며 “투자유치 성과와 브랜드에만 집착해 땅을 헐값에 매각하면서 얻은 게 많지 않다”고 지적했다.

땅을 싸게 팔면 전통적인 ‘공단’에 어울리는 기업이 들어올 수밖에 없다며 “송도에 더 이상 공장은 필요 없다”고 강조했다.

쟁점은 사실상 마지막 개발용지인 11공구로 모아진다. 삼성바이오로직스와 연세대가 11공구 땅을 원하고 있는 가운데 인천시가 부지를 공급할지가 관심사다.

이에 대해 허 박사는 조건을 달아야 한다고 주장한다. 우선 5공구 기존 부지에 4공장을 지을 땅이 있고, 만일 추가로 필요하다면 9공구와 10공구가 더 적합하다는 게 허 박사의 구상이다. 인천시는 삼성에게 지역 중소기업과 상생할 수 있는 방안이 있다면 11공구 땅을 추가로 주겠다는 입장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허 박사는 “삼성바이오로직스에 10만 평 부지를 제공한다면 그중 3만 평 정도에 지식산업센터를 짓고 50% 이상은 BT기업에 분양하도록 하는 방안도 현실적인 선택이 될 수 있을 것”이라며 “이는 삼성이 거부할 명분이 없다”고 했다.


▲송도국제복합단지 조감도

연세대의 경우 전임 시정부가 맺었던 협약에 문제가 있다고 단언한다. 약속을 지키지 않았는데도 추가로 선물을 주겠다는 계약은 있을 수 없다며 “11공구를 공급하기 보다 연세대 7공구 부지를 도시적 용도로 변경해서 그 개발이익으로 종합병원을 지어주는 것”이 송도 주민에게 실효성 있을 것이라고 제안한다.

이밖에 저자는 외국인투자유치에 대한 새로운 시각을 제시한다.

송도 등 경제자유구역에 우수한 비즈니스 환경을 조성해서 자본의 국적에 상관없이 뛰어난 기업을 유치해야 하는데 외국인투자유치를 내세우다 보니 국내 대형 건설사나 대기업이 무늬만 외국인투자기업으로 변신해 참여하고 국내 벤처기업이나 강소기업은 찬밥 대우를 받고 있다는 것이다.

이와 함께 사업자에 대한 검증 없이 인천시가 투자 유치에 급급했던 사례도 다양하게 제시했다.

 

한편, 도서출판 다인아트는 이 책의 출판을 계기로 오는 20일 오후 7시 인천아트플랫폼 H동 다목적실에서 세미나를 개최할 예정이다.

윤미경 다인아트 대표는 “인천 지역사회가 생산적 토론의 기회가 적었던 것 같다는 문제 의식에 따라 경제자유구역 15년을 분석하는 책을 펴내게 됐다”며 “특히, 송도의 경우 11공구밖에 개발 가능한 땅이 남지 않은 만큼, 11공구에 대한 정책 방향에 대해서 토론이 이어지길 바란다”고 말했다.

양순열 기자  press@incheon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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