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인천네트워크, "최병국 대표이사 사임해야"

▲ 인천문화재단 전경 ⓒ 인천뉴스

[인천뉴스=이연수기자] 최병국 인천문화재단대표이사가 취임 하루만에  단행한 본부장급 인사의 파장이 대표이사 사임과 권한 정지 촉구 등 '일파만파'로 번지고 있다.

문화인천네트워크(이하 네트워크)는 28일 성명서를 내고 “최 대표이사가 임명을 받은 지 24시간도 안돼서 재단의 업무파악도 안 된 상태에서 인사를 단행한 것은 매우 비정상이며 비상식적이다”며 “스스로 자질 부족과 혁신에 대한 의지가 없음을 인정하고 사임할 것을 정중히 요구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더불어 이사장인 박남춘 인천시장은 혁신위원회의 역할과 위상에 대한 전적인 권한과 책임을 지고 지금 당장 대표이사 권한을 정지시킬 것”을 촉구했다.

지난 26일 인천문화재단 대표이사로 임명장을 받은 최 대표이사는 임명을 받은 지 24시간도 안돼서 A기획경영본부장을 한국근대문학관으로 직책도 명시하지 않은 채로 좌천하고 B문화사업본부장을 기획경영본부장으로 발령했다. 그리고 C문화교육팀장을 문화사업본부장으로 승진시켰다.

문제는 최 대표이사의 이러한 인사발령이 박남춘 인천시장이 재단개혁을 위해 주문했던 혁신위원회와 사전에 어떠한 교감이나 협의도 없이 독자적으로 단행했다는 점이다.

네트워크는 이를 두고 “심하게 곪아 회복불능이 된 재단 내외부에 산적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혁신 의지가 없음”을 최 대표이사 스스로가 증명한 셈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특히 27일 열렸던 혁신위에서도 혁신안 도출 전까지는 긴급 상황을 제외하고는 재단의 인사개편을 중단할 것을 요구한 바 있지만 최 대표이사는 개의치 않고 인사를 단행했다”며 “대표이사가 가진 인사권한을 존중하더라도 혁신안을 수용하고 재단을 정상화하는데 협력을 확약했던 최대표가 만 하루도 지나지 않아 이를 어긴 것이다”며 실망감과 함께 분노를 표명했다.

이어 “자신의 역할과 책임 그리고 대의조차 망각한 최 대표이사가 박남춘 시장과의 약속을 과연 중요하게 생각할까? 아니면 자신을 대표이사 자리에 올린 추천위원회가 중요할까?”라며 “혁신위원회가 앞으로 준비할 혁신안을 최 대표이사가 제대로 수용할 수 있을지 의구심이 들 수밖에 없다”고 우려했다.

앞서 인천문화재단 노조도 27일 성명서를 내고 “최 대표이사가 취임사를 통해 ‘인사 관련해서 이사회를 통해 논의하고 노조 및 직원 의견을 수렴할 것’이라고 전 직원 앞에서 약속한 내용을 본인 스스로 어긴 것”이라며 “취임 하루 만에 업무 파악도 덜 된 상태에서 단행한 인사를 멈출 것”을 요구한 바 있다.

최 대표이사의 이번 인사 강행에 대해 지역예술계 일각에서는 “짬짜미 보은인사로 미리 준비된 것 아닌가”라는 의혹이 일고 있는 가운데 인천시도 당혹감을 표명하는 등 파장이 커지고 있자 좌천했던 A기획경영본부장을 문화사업본부장으로 다시 이동시킨다는 등 재단측이 아닌, 인천시가 수습에 나서는 모양새를 연출하고 있다.

민운기 인천문화재단 이사이자 혁신위원은 “이번 인사는 스스로 자질부족 및 혁신 의지 없음을 증명한 셈”이라며 “수습에 나선다 해도 이미 엎질러진 물이다”고 강경한 입장을 표명했다.

김송원 인천경실련 사무처장은 "최 대표이사가 급하게 단행한 이번 인사는 혁신위원회를 무시하고 가겠다는 처사로 볼 수밖에 없다"며 "자칫 박남춘 인천시장과도 미리 논의가 되었다는 의혹을 조장할 수도 있다는 점에서 자진 사퇴함으로써 이러한 의혹을 불식시켜야 한다"는 의견을 내놨다.

▲ 박남춘 인천광역시장이 26일 시청 장미홀에서 열린 '인천문화재단 혁신위원회'에서 최병국 대표이사에게 임명장을 수여하고 있다. ⓒ 인천뉴스

대표이사 선임과정에서도 추천위원회 명단 공개 등 인천경실련을 비롯한 지역문화예술계가 끊임없이 논란이 제기된 바 있는 최 대표이사가 취임 하루 만에 강행한 인사로 인해 “인천 문화재단 혁신 기대를 하루 만에 저버린 최 대표이사 사임 촉구 및 권한 정지”를 촉구하는 계기를 만들었다는 점에서 일각에서는 ‘인천문화재단 꼭두각시놀음설'도 돌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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