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씨가 풀리면서 이제 봄기운이 물씬 느껴진다. 하지만 이때쯤 봄과 함께 찾아오는 불청객이 있으니 바로 황사다. 요즘에는 미세먼지까지 겹치면서 외출도 어려운 혹독한 봄이 되어버렸다.

황사와 미세먼지는 모두 인체에 안 좋은 영향을 미친다. 특히 미세먼지는 눈에 보이지 않을 정도의 아주 작은 크기로 호흡기를 거쳐 폐로 들어가거나 혈관을 따라 체내로 이동해 들어감으로써 호흡기 계통에 영향을 주는데, 심지어 WHO에서는 1급 발암물질로 규정하기도 했다.

외출을 삼가하고, 안 좋은 공기를 안 마시는 것이 최선의 방법이겠지만, 실외 활동을 전혀 안할 수 없기에 외부에 노출되는 상황이 있게 된다.

그렇다면 외출 후 황사와 미세먼지로 인해 안 좋아진 호흡기와 기관지를 좋게 해주는 한약재는 무엇이 있을까? 우리가 주위에서 쉽게 찾을 수 있는 것은 바로 도라지다.

맛있는 먹거리 중 하나이며, 도라지타령이 있을 정도로 흔하게 보이는 것으로 대수롭지 않게 여겨질 수 있지만, 호흡기 쪽에 아주 좋은 효과가 있어 한의원에서도 꽤 다용되는 약재 중 하나이다.

도라지는 ‘길경(桔梗)’이라는 약재 명으로 봄과 가을에 채취해서 물에 담갔다가 껍질을 벗기고 햇볕에 말려서 쓰는데, 맛은 약간 쓰고 매운 편이고 독성은 없다.

길경은 폐 기능을 원활하게 해주고, 인후부 염증을 가라앉히면서, 기침이나 가래를 제거하는 효능이 있다.

한의원에서는 길경 하나로만 약 처방을 구성하지는 않는다. 여러 약재와의 배합을 통해 효능을 극대화시키게 되는데, 집에서는 간단히 도라지 하나만으로도 효과를 볼 수는 있다.

도라지를 반찬으로 먹어도 좋고, 가볍게 끓여서 차로 만들어 마셔도 좋다.

아이들이 쓴 맛 때문에 잘 못 먹는다면, 도라지청으로 만들어 먹어도 좋다.

신원수 세인한의원 원장 한의학박사
- 2014 인천 아시아경기대회 선수촌한의원 운영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