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침(一鍼) 이구(二灸) 삼약(三藥)”이라는 말이 있다.

한의원에 오시는 분들 중에 가끔 이 구절을 읊으며, 침이 제일이니 침으로 낫게 하지 못한다면 실력 없는 의사라고 얘기하기도 한다.

사실 여기서 얘기하는 숫자는 중요도나 치료의 순서를 의미 하는 것은 아니다. 한의학에서 행하는 치료의 방법은 크게 침, 뜸, 한약 3가지가 있다 라는 의미 정도로 이해하면 된다.

침, 뜸, 한약은 각각 장점을 가지고 있으며, 질병의 상태와 유형에 따라 그에 맞게 치료방법을 선택하게 된다.

침은 조기치신(調氣治神)의 효과가 있어, 기를 온 몸 구석구석으로 잘 돌려주고, 정신을 맑게 해주는 효과가 있다. 침은 대단한 치료 장비 없이 침 하나만 있으면 시술이 가능한 장점이 있어서 어떤 한의사는 항상 침을 가지고 다니며, 혹시 모를 상황에 대비하기도 한다.

뜸은 쑥을 이용한 방법이 제일 많이 사용되며, 피부에 열을 가함으로써 혈 자리 자극과 동시에 열 자극에 의한 화학적 효과를 볼 수 있고, 주로 한증(寒症)에 쓰이게 된다.

두 치료법의 효과를 모두 보기위해 침과 뜸을 같이 병용해서 사용하는 온침요법도 있다.

침과 뜸은 외부 자극을 이용한 외치요법(外治療法)이라면 한약은 경구 복용하는 내치요법(內治療法)이다.

한약은 약재의 특성에 따라 몸속의 독소를 빼주기도 하고, 부족한 부분을 채워주기도 하며, 사상의학(四象醫學)의 경우에는 체질에 따라 약재 구성을 달리하여 처방하기도 한다.

이 3가지 치료법은 어느 것이 더 효과가 좋고, 중요한 것이 있는 게 아니라, 적재적소에 맞게 치료방법을 선택하는 것이 중요하며, 그것은 의사의 판단에 달려있다.

요즘에는 침, 뜸, 한약 말고도 부항요법, 약침요법, 추나요법 등 다양한 치료방법들이 많이 생기고 있으니, 한 가지 치료법에만 매달릴 필요는 없다. 또한 병에 대항할 무기들이 점점 늘어난다는 점은 환자들에게도 참 다행스러운 일이라 하겠다.

신원수 세인한의원 원장 한의학박사
- 2014 인천 아시아경기대회 선수촌한의원 운영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