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구주민, 4일 인천시청에서 기자회견,상수도사업본부 성토

인천 서구 주민들이 수돗물 오염사태에 상수도사업본부의 구멍 뚫린 안전 대응 등을 규탄하고 피해지역에 대한 해결 및 보상책 제시를 촉구하고 나섰다.

서구 수돗물 문제 해결을 위한 주민비상대책위원회(너나들이 검단+검암암, 검단주민총연합회, 인천서구평화복지연대·이하 대책위)는 4일 오전 10시 20분 인천시청 현관 앞 계단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서구 50만 주민들을 물과의 전쟁터로 내몰아 놓고도 상수도사업본부는 ‘수질검사가 적합하니 마셔도 된다’는 말만 되풀이하며 주민들을 대혼란에 빠지게 했다”며 “인천시는 더 이상 무책임한 상수도사업본부를 내세우지 말고 수돗물 재난사태를 직접 해결할 것”을 촉구했다.

▲ 오염된 수돗물로 인해 변색된 필터 ⓒ 인천뉴스

인천 서구지역은 지난 5월 30일부터 수일이 지난 지금까지 붉거나 검은 물이 나오고 있어 일부 주민들은 복통과 배탈 그리고 피부트러블 등을 호소하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주민들의 민원에 대해 상수도사업본부는 오히려 “맘까페가 일을 크게 만들고 있다. 마셔도 아무 이상 없다.” 라고 대응한 것이 드러나 더더욱 주민들의 공분을 사고 있다.

마전동에서 집회에 참여한 두 아이의 엄마는 “어제(3일) 아침까지도 ‘마셔도 된다’는 말만 믿고 오염된 물로 아이들 밥을 해 먹이고 몸을 씻겼다”며 “나처럼 아직도 물이 오염됐다는 것을 모르고 마시고 씻는 주민이 많을 것”이라며 분통을 터뜨렸다.

이어 “새까맣게 변한 필터를 보고 필터 가는 것만으로 안심이 되지 않아 어제 저녁부터 생수를 사서 쓰고 있다”며 “아이들 샤워까지는 시키지 못했는데, 저녁먹이고 손·발 씻기는 데만 2L들이 생수 8병을 썼다”고 토로했다.

대책위는 이날 ▲환경전문가 투입해 피해지역 수질검사 ▲주민 대처 매뉴얼 즉시 제시 등 해결안 보고 및 보상책 제시 ▲재난 컨트롤타워 만들고 전담팀 꾸려 피해지역 투입해 학교와 유치원, 어린이집, 병원 등 긴급조치 시행 ▲민·관전문가로 구성된 위원회 구성 및 정보 공개 등을 요구했다.

앞서 박준하 행정부시장은 오전 9시 40분 시청 브리핑룸에서 ‘서구지역 수질피해 관련’ 기자회견을 열고 서구지역에 발생한 수질피해에 대해 사과하고 “신속한 복구 및 안정적인 수돗물 공급에 총력을 기울일 것”과 “공동주택의 물탱크 청소 지원, 정수기 필터교체 등을 시비로 지원하고 근본적인 대응 매뉴얼 구축”을 약속했다.

▲ 박준하 행정부시장 '서구지역 수질피해 대책과 관련한 기자회견' ⓒ 인천뉴스

수돗물 오염 원인에 대해서는 지난 30일 풍납취수장과 성산가압장 전기설비 법정검사를 실시하는 과정에서 단수조치 없이 수돗물 공급체계를 전환해 기존 관로 수압이 변동해 수도관 내부 침전물 탈락 등으로 인한 이물질이 발생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함께 참석한 김수환 상수도사업본부 급수부장은 “주민들 민원에 대해 일부 직원들이 마셔도 된다고 잘못 대응한 점 인정 한다”며 “사고수습대책본부를 가동하고 전문가와 학부모, 주민 등이 참여하는 민관합동조사반을 구성해 세밀한 수질검사와 현장조사를 실시할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 사고수습대책본부는 260개소 수질검사를 실시해 113개소의 소화전에서 11만7천여 통을 방류하고 미추홀참물 28만 3천병을 공급하는 등 조치를 취하고 있으나 5일이 지난 지금까지도 적수는 멈추지 않고 있다.

또 상수도사업본부의 ‘직수를 하는 학교와 빌라는 문제가 없고 물탱크가 있는 아파트만 방류하고 청소하면 된다’는 주장대로 수많은 물을 방류하고 물탱크를 청소한 일부 아파트에서 여전히 적수가 나오는 등 주민들의 불안감은 증폭되고 있으며 이로 인한 피해규모는 더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한편 수질피해 지역 내 69(서구 49·영종 20)개교는 4일 오전 11시 기준으로 49개교는 대체급식, 13개교는 단축수업, 2개교는 개인도시락, 4개교는 생수와 급수차 등을 이용한 정상급식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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