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김재호 인하공업전문대학 관광경영과 교수

“접근성이 뛰어나고 경관이 수려한 인천 옹진군의 섬들이 가진 관광산업 잠재력을 발휘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교통과 편의를 중심으로 하는 거점 섬 선정이 우선해야 합니다. 이후 거점 섬을 중심으로 한 주변 섬들을 연계해 해당지역 주민들과 함께 테마를 개발·참여해야만 지속력을 가진 관광산업을 구축할 수 있습니다.”

김재호(48) 인천공업전문대학 관광경영과 교수가 최근 옹진군이 미래 먹거리인 해양관광산업 육성을 위해 진행하고 있는 ‘옹진군 관광진흥종합발전계획 수립 연구용역’에 대한 긍정적인 입장을 밝히며, 관광산업 전문가로서 강조한 몇 가지 키워드이다.

옹진군은 지난달 31일 ‘옹진군 관광진흥종합발전계획 수립 연구용역’ 중간보고회를 열고 관광객 유치 증진을 위한 관광정책전략 및 테마를 담은 섬 권역별 특화 사업에 역점을 둔 중장기 관광진흥 구상을 발표한 바 있다.

옹진군 관광진흥 자문위원이기도 한 김 교수는 “옹진의 섬들은 수도권 뿐 아니라 중국에서도 2시간 이내 접근이 가능할 정도로 접근성이 매우 뛰어나고 경관 또한 수려하다”며 “섬 권역별로 스토리와 감성을 살린 문화예술 컨셉 및 경관을 해치는 폐교나 폐가 등을 활용(공방이나 목욕탕 개조 등)할 수 있는 구체적인 방안까지 주민들과 함께 고민하고 중장기적으로 차분하게 실행해 나간다면 10년 후, 또는 20년 후 인천의 훌륭한 먹거리산업으로 정착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김 교수에 의하면 옹진의 섬들이 수도권에서 가까운 곳에 위치한다는 점은 장점이기도 하지만 여행자의 입장에서는 단점일 될 수도 있다. 당일치기(나들이 형) 여행이 아니고 최소 1박2일 이상을 계획한 여행자들은 이왕이면 멀리 떨어진 전라도·경상도 등에 위치한 섬을 보다 선호하는 심리가 작용하기 때문이다.

또한 수도권에 집중된 다양한 여행상품들도 섬 여행을 망설이게 하는 요인으로 작용한다. 해양레저를 비롯해 수목원과 테마파크 등 각 군·구별로 경쟁적으로 개발되고 있는 여행상품들이 즐비하기 때문이다.

즉 옹진의 섬들의 가진 경관이나 접근성만 따진다면 타 시도가 가진 배후시장에 비해 뛰어나지만, 관광지로써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서는 위에서 언급한 문제 외에도 섬 주민들의 고령화 및 비싼 운임 그리고 각 부처 간 유기적 협력 부재 등과 같은 문제들부터 주민들과 함께 순차적으로 풀어가야 한다는 지적이다.

김 교수는 특히 경쟁력을 갖춘 지속가능한 섬 관광진흥을 위해서는 “섬 권역별로 배 운행(교통) 및 관광시설(숙박 및 편의시설)에 집중한 일종의 베이스캠프와 같은 거점 섬을 우선 선정(3~4곳)하고, 이후 거점 섬 주변에 위치한 섬을 연계·특화하는 방식으로 섬과 섬 사이에서도 상생구도(체험장·민박 등)의 틀을 잡아나가야 지속가능한 섬 권역별 특화 사업이 완성될 수 있다”는 의견을 개진했다.

그러면서 “이를 위해서는 단순히 관광객 수를 늘리는 데 집중할 것인지, 관광의 질을 높여 체류 형으로 유도할 것인지에 대한 정확한 목표설정이 필요하다”며 “섬 권역별로 이러한 목표가 먼저 설정되어야만 운임이나 숙박비 패턴을 바꿀 수 있는 다각적인 방안 등을 모색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특히 당장 1~ 2년 사이 할 수 있는 단기사업을 지양할 것”과 “향후 남북관계까지 고려한 로드맵 구축 및 순차적 실행 등”도 강조했다.

지난해 9월 ‘제45회 관광의날 기념식’에서 국무총리표창을 수상한 바 있는 김 교수는 최근 전북 관광에서 핫 플레이스로 등극한 전주한옥마을 청사진을 제안했던 것으로도 유명하다.

그는 인터뷰를 마치며 “인천은 관광 콘텐츠나 자원은 매우 풍부한 매력적인 도시이다”며 “다만 정부와 관광사업체 사이를 잇고 실행·활성화할 수 있도록 돕는 전문가 및 중간지원조직 체제 미흡과 예산부족 그리고 인천관광 컨트롤타워 부재는 아쉽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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