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일 혁신위, '혁신(안)'발표...당초 목적에 맞는 실질적 혁신안 도출까지는 시간 더 필요할 듯

▲ 인천문화재단 혁신위원회가 14일 틈문화창작지대에서 '인천문화재단 혁신안 토론회'를 개최했다. ⓒ 인천뉴스

인천문화재단의 창의성과 다양성 보장 및 정치권력으로의 독립방안을 세우기 위해 지난 6개월 여 구성·운영했던 혁신위원회의 혁신(안)이 14일 발표됐으나 검증을 거친 실질적 혁신(안) 도출까지는 아직도 갈 길이 멀 것으로 전망된다.

인천문화재단 혁신위원회는 14일 오후 2시 틈문화창작지대에서 개최한 '인천문화재단 혁신안 토론회'를 통해 지난 2월부터 6개월여에 거쳐 총 11여 회에 걸친 회의 끝에 마련한 혁신(안) 발표 및 지역사회 검증 시간을 갖았다.

조인권 인천문화재단 혁신위원회 위원장(인천시 문화관광체육국 국장)이 발표한 혁신(안)은 재단의 독립성 확보를 위해 대표이사 추천위원회 구성을 현 7명에서 시장과 시의원을 배제한 9명으로 늘리는 방안 등과 당연직 이사장은 재단의 재정독립 어려운 현황을 고려해 현행대로 시장으로 유지하는 안을 발표했다. 다만 시의 관여를 최소화하기 위한 대표이사 권한 강화 및 낙하산 인사 추천 차단 등의 안을 덧붙였다.

또 조직구조 관련해서는 현 1사무처 3본부 9팀 2관 1센터에서 1실 본부 2부 1TF 위탁시설 별도로 개편해 현행 4단계 보고체계를 3단계 또는 2단계로 축소해 빠른 업무처리가 가능할 수 있도록 하고, 특히 자문기구인 시민문화협의회를 구성·운영하는 방안을 내놓았다. 또 성과연봉제 폐지 등 노사합의 임금체계 개선 추진 방안도 언급했다.

그리고 역사문화센터 기능 재정립에 관련해서는 현 조직(대표이사가 대표하는 역사센터)을 유지하면서 콘텐츠 및 프로그램을 개발 보강하는 1안과 역사 연구 분야 중복문제 등 해결을 위해 강화고려 역사문화 관련 사업을 추진하는 등 분리해서 독립된 기능과 역할을 재정립해야 한다는 2안을 논의하고 최종안을 결정할 계획이다.

주제발표에 이어 고동희 인천문화재단 혁신위 부위원장의 사회로 진행된 종합토론에서 토론에 나선 김상원 인천문화재단 이사는 전반적인 혁신(안)에 대해 “공공재원을 투입해 고유의 공공목적성을 가진 재단을 협동조합으로 만들 셈인가”라며 “독립성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대표이사 임기 및 인사권 보장부터 논해야 하지 않냐”며 대표이사를 식물인간화 시키는 위험성을 내포하고 있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이어 “대표이사 추천위원회에 시민들의 대표성을 가진 시의원을 배제한 점과 100인이 안 되는 조직에 감사실을 추가하고 자문기구인 시민문화협의회를 조직도에 넣고 경영의 중간조직이 없는 점 등 이치에 맞지 않는 조직개편”문제를 짚으며 “오히려 정책연구팀 강화 및 직원과 각 부서별 창의적이고 유기적인 협조체제 구축 등이 효율적이다는 생각이다”고 말했다.

또 “한국근대문학관 독립은 실질적으로 재원과 법적 제약 등 한계가 있다”는 의견과 “소통체계 혁신안 또한 ‘직원들이 하고 싶은 일만 할 것인가’로 읽혀진다”는 의견 등 ‘혁신(안)’ 실행시 발생할 수 있는 실질적인 문제들을 하나씩 짚었다.

정기황 문화도시연구소장은 “결국은 경쟁관계가 아닌 동반자로서 함께 갈 수 있는 기반 구축의 문제이다”며 “혁신안 큰 틀에서는 동의한다. 다만 대표이사 선임에 있어서는 공공적 기준 규정 마련 및 회의록 공개 등 투명한 운영방식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시민문화협의회 기구 구성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권한과 역할 분담 문제 등을 세밀하게 짚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태지윤 공공운수노조 인천문화재단지회 부지회장은 “재단창립 15주년 언제까지 중장기 계획만 세울 것인가”라며 권한만 있고 책임은 없는 간부들 등 현 조직문화를 비판하고 “이러한 재단의 문제들이 공론장으로 나온 만큼 수평적인 조직문화 및 성과의 합리적인 배분 지향 등 새로운 대안이 수용돼 지역예술가와 시민 그리고 직원 모두의 재단으로 거듭나길”바란다고 전했다.

이어 문국경 인하대학교 행정학과 교수와 김지원 광주문화재단 미디어아트창의도시사업단장의 토론이 이어졌다.

앞서 13일 인천경제정의실천연합회(이하 인천경실련)는 논평을 내고 인천문화재단 이해관계만 챙기고 공을 시민에게 떠넘긴 ‘혁신 없는’ 혁신안을 꼬집으며 “대표이사 추천위의 익명 회의록 공개 및 역사문화센터 분리 등 구조조정 그리고 장기집권 임원검증을 추진해 문화행정의 관료화 경계‧비대한 조직 슬림화‧정치권력으로부터 독립방안 모색이라는 혁신위 본연의 역할을 상실한 채 쟁점만 정리하는데 그쳤다”며 “박남춘 인천시장과 시 그리고 이해당사자의 한계 못 넘은 혁신안 만회하려면 이해당사자가 아닌, 제3자인 시민사회의 의견을 반드시 수렴해야 한다”고 못 박은 바 있다.

특히 대표이사 선출의 객관성, 공정성 차원에서 제기된 후보자 및 추천위원 명단 공개 요구는 반영됐지만 ‘추천위원회 회의록’ 공개는 언급조차 없어, 결과적으로 추천위원회의 불공정한 심사 관행을 묵인한 점.

조직구조 개선을 위해 임원급의 장기집권‧개방형채용(낙하산인사) 문제를 해소한다며 ‘내부 공모 및 임기제’를 제시했지만, 인적쇄신 없이는 ‘이기적 내부 순환인사’로 귀결될 가능성이 높다는 점.

또 기능중복, 역사왜곡 논란이 일었던 ‘역사문화센터’는 책임을 물어 벌써 제자리를 찾아야 함에도 논의 대상에 있다는 점을 짚었다.

한편 인천문화재단 혁신위원회는 이날 토론회를 통해 나온 의견을 종합해 오는 21일 혁신(안)을 최종 확정하고 8월 안에 확정·결재 및 이사회 안건 상정 및 의결을 거쳐 9월부터 관련 조례 및 규정을 정비해 나간다는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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