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이명운 인하대 경제학과 교수/(사)해반문화 운영위원장

“향토문화유산은 우리의 후손에게 물려줘야할 소중한 미래자산입니다. 무관심 속에서 방치되고 있는 인천지역 유·무형 문화재가 현대사회의 개발이론 등에 묻혀서 허물어지고, 심지어 표지석 하나 없이 사라지는 모습을 더는 보고 싶지가 않아요.”

“가장 시급한 것은 인천의 근·현대사를 삶으로 관통해오며 뼛속 깊이 각인시켰을 인천사람들의 다양한 이야기들을 채록하는 일입니다. 시간이 많지가 않아요. 시·군·구 주민자치센터와 지역사회보장협의체 또는 민간사회복지시설들과 향토사 네트워크망을 구축한다면, 나는 빠른 시간 내에 효율적으로 이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이를테면 노인사회복지와 지역향토문화 보존정책이 융합하는 형태인 셈입니다.”

이명운(61) 인하대학교 경제학과 교수가 인천의 향토문화유산 보존·관리 및 활용 등에 대한 중요도를 설명하며 강조한 사회복지 시스템과 융합한 향토문화 보존 구상 요지이다.

이 교수는 1958년 인천 도원동에서 태어나 신흥초, 인하부중, 인천고를 거쳐 인하대를 졸업한 인천토박이로서 누가 관심을 갖던 갖지 않던, 인천의 역사와 문화를 꾸준하게 공부하면서 다양한 창을 통해 지역주민 및 학생들에게 알리고자 노력하고 있는 향토문화 전문가이자 대표적인 문화재지킴이이다.

이 교수는 7일 부평구의회 도시환경위원회실(3층)에서 마경남 부평구의원 주최로 열린 ‘인천시 부평구 소재 향토문화유산 보호 조례’ 제정을 위한 의견수렴 간담회에 토론자로 참석해 조례제정의 필요성 등에 대해 심도 깊은 논의를 이어나갔다.

이 날 간담회를 마치고 진행한 <인천뉴스>와의 인터뷰를 통해 이 교수는 “향토문화유산 보존을 위한 법제화 필요성에 동의하고 공감한다”며 “특히 오늘 열린 간담회에서 나는 인천지역 향토문화유산 미래에 대한 희망을 보았다”는 긍정적인 평가의 말로 소감을 전했다.

그러면서 “정치인들과 공무원들의 이러한 노력도 중요하지만, 시민들의 공감과 동참이 없다면 그 의의가 탈색될 것”이라며 “향토문화를 실질적으로 보존하고 활용하기 위해서는 우리들 일상생활에 녹아든 작은 실천이 보다 중요하다”는 의견을 개진했다.

이 교수는 “이를테면 ‘동네한바퀴’라는 개념인데, 내가 사는 동네 가까운 전철역에서 시작해서 몇 걸음을 걸으면 있는 오래된 빵집, 또 몇 걸음을 걸으면 보이는 일본식 상가를 리모델링한 맛이 꽤 괜찮은 커피집, 거기서 또 몇 걸음을 걸으면 무뚝뚝한 할머니가 주인인 설렁탕집이 있고 또 몇 걸음을 걸으면......이런 식으로 꼭 유명한 노포가 아니더라도 내가 살고 있는, 또는 친구가 살고 있는 동네한바퀴를 걸어보면서 공간과 일상 그리고 사람들을 만나보는 것이다”며,

“사소해 보이지만 지역에 대한 이러한 관심들이 우리들의 일상에 녹아든다면 향토문화재 또한 우리의 삶 속에서 함께 숨을 쉴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경제학과 교수이기 때문에 내가 보는 관점(프레임)이 기존 학자들이 주장하는 향토문화보존 담론에서 약간 비껴난 것처럼 보일 수도 있다”는 점을 언급하며 “처음에 말했던 사회복지와의 융합을 떠올리면 쉽게 이해할 수 있을 것”이라는 말로 설명을 덧붙였다.

한편 이 교수는 현재 (사)해반문화 운영위원장과 인천청소년연맹 지도운영위원으로도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으며 전 인천의제21(현 인천지속가능협의회) 관광코스개발단장, 인천교통방송 자문위원 등을 역임했다. 특히 2016부터 2019년까지 그가 출연해 방송했던 ‘인천별곡’은 인천시민들에게 큰 호응을 얻은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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