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선 건조와 수리에 필요한 배 못과 보도 등을 제작하던 대장간

-동구청, 만석주꾸미 더불어마을 사업에 포함돼 철거 추진

인천시 동구 만석동에 있는 산업유산인 신일철공소 철거를 둘러싸고 논란이 일고 있다.

동구 지역 단체와 주민들이 ‘철거 촉구’ 주민서명 중단과  바람직한 보존ㆍ활용 방안 마련을 요구하며 반발하고 나섰다.

인천도시공공성네트워크,지역문화살리기추진위원회, 문화인천네트워크 등 12개 단체와 126명의 일반 주민들은 15일 공동 성명서에서 지난 7월 10일 기자회견을 통해 “동구는 만석동 신일철공소 철거 계획을 거두고 바람직한 활용방안 상의하자”고 제안한 바 있다고 밝혔다.

신일 철공소는 고 박상규(朴相奎, 1922~2007) 장인이 1974년부터 2007년 즈음까지 목선의 건조와 수리에 필요한 배 못과 보도 등을 제작하던 대장간이다.

 그는 “당시 우리나라에 현존하는 유일무이의 배 못 원천기술 소유자로 알려졌다.

주민단체가 신일철공소 철거를 반대하는 이유는 "그를 통해서 우리는 소시민 또는 대장장이로서 일제 강점기에서부터 광복과 한국전쟁, 근대 산업화시기를 거치며 살아온 삶의 이야기와 시대상은 물론 목선을 중심으로 조선업의 변천 과정에 대해서도 알 수 있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고 박상규 장인

이곳에는 박 장인이 사용하던 대장간 시설과 장비 일부 및 관련 연장들과, 이곳에서 제작한 배 못과 보도 등이 남아 있다.

하지만  동구는 인천시의 지원을 받아 진행하고 있는 <만석주꾸미(’주민이 꾸미는 마을‘이라는 의미) 더불어마을 사업>지에 포함되어 있어 이곳을 매입하여 철거를 계획하고 있다.

동구(도시재생과)는 이 건물과 직접 맞닿아 있는 oo어린이집 학부모들이 아이들의 교육 환경에 위험하다는 민원을 수용하여 이를 철거하고 이곳을 아이들을 위한 공간과 시설로 사용하기 위해서라고 밝혔다.

하지만, 주민단체는 "학부모들의 우려는 건물을 보수하고 단장하면 얼마든지 해소할 수 있다고 보며, 나아가 이를 어촌마을 만석동만의 역사와 삶, 문명을 보여주는 살아 있는 교육과 체험의 현장으로 활용하기에 이 보다 좋은 곳도 없을 것이라고 진단한 바 있다"고 했다.

게다가 "‘더불어마을’ 사업은 도시 재생의 관점에서 마을의 역사 문화 자산과 가치를 잘 살피고 활용하여 마을의 정체성을 회복하면서 또 다른 활성화를 기대하고자 하는 것으로, 곳곳의 사업지에서 없는 것도 뒤늦게 무리수를 두어가며 만들기도 하는데, 남아 있는 것조차도 없애는 것이 과연 제대로 된 재생인가"라며 문제를 제기했다.

주민단체는   “신일철공소가 인천 근현대의 산업유산인 만큼 철거가 아닌 보수 및 보전을 해야 하고, 살아있는 역사교육과 문화체험의 현장으로 만들어나갈 필요가 있다”는 데 인식을 같이 하고 있다"며 "지역 주민들로 구성한 <지역문화살리기추진위원회>가 사업지 내 주민 400여 명으로 받은 서명부를 통해 확인할 수 있는데, 이는 동구 담당 부서와 직원들에게도 확인시킨 바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동구는 ‘만석주꾸미 더불어마을 사업’ 조직에 연관되어 있는 주민과 사업체를 내세워 ‘철거 찬성 또는 반대’가 아닌, 철공소 자체를 위험하고 비위생적인 건물로 규정지으며 ‘철거 촉구’ 서명을 받고 있다"고 비판하고 "주민들의 이러한 의견을 무시하고  철거를 강행하려 한다면 제2의 ‘애경사’로 규정짓고 이를 되풀이 하지 않기 위해 온몸으로 막아설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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