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박용희 (주)로프솔트 대표

“염전산업은 국가의 중요한 산업임에도 불구하고 제 가치만큼 충분한 대접을 못 받고 있습니다. 우연한 기회에 찾은 서해안 염전 현황을 둘러보다가 입체염전 아이디어를 얻었습니다. 이후 상용화 단계를 밟으며 21개국 해외특허등록을 마치기까지 8여 년의 시간이 흘렀습니다. 이제 세계를 접수하는 일만 남았네요.(웃음) 1kg에 10만원이 넘는 프랑스 게랑드 소금을 뛰어넘는 맛과 품질로 승부할 생각입니다.”

박용희(56) 로프솔트 대표가 자신이 개발한 입체염전을 소개하며 밝힌 포부이다.

입체염전은 기존 평면염전에 익숙한 사람들에게는 다소 생소한 개념이다. 그러나 지난 19일 오전 박 대표를 직접 만나 인터뷰를 진행하면서 알게 된 입체염전(로프염전) 시스템은 실험적이면서도 매우 위생적이었고 실용적이었다. 심지어 아름다웠다.

그리고 그가 맛보라고 건넨 로프소금은 짜지 않고 달았다. 뒷맛 또한 쓴 맛이 아니고 감칠맛이 나는 달고 화한 느낌이 한동안 입안에 머물렀다. 박 대표는 그 이유가 불순물이 없고 미네랄이 풍부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해 주었다.

이러한 훌륭한 맛을 내는 소금을 만들어 내는 입체염전은 바다가 접한 곳이면 어떤 땅에도 설치가 가능하며, 아주 적은 면적이라도 생산이 가능한 구조로 박 대표가 지난 2015년 서울 국제 특허대전에서 대상을 탄 ‘고효율 해수 증발 장치 및 증발로프 모듈’이 만들어낸 기적이다.

이 모듈의 획기적인 점은 염전형성이 불리한 지역에도 바다만 접해 있으면 설치가 가능하다는 점이다. 또한 식물성 섬유 로프의 특징을 이용해 평면 염전에 비해 10배 이상 증발속도가 빠르고 비가와도 자동생산시스템(우천센서, 축적된 데이터 활용, 스마트폰 제어 등) 구축으로 바닷물의 염도가 낮거나 강수량이 많은 지역에서도 이러한 스마트로프염전을 설치하면 미네랄이 풍부하고 위생적인 명품소금을 생산할 수 있다.

박 대표는 반도체 수(水)처리(여과장치 설비, 이온교환 수지 및 필터, 해수 담수화) 사업을 15년 이상 해온 전문가로서 ‘로프 증발장치’ 개발 및 특허등록과 자동화 입체 염전 상용화를 위해 지난 6여 년 동안 그의 시간과 열정 모두를 바쳐왔다.

지난 2016년 3월 법인회사를 설립하고 신용보증기금 주관 퍼스트펭귄에 선정돼 2017년 인천 영종도에 소재한 300평 규모에 로프염전 설치를 완료하고 상용화 단계를 밟아나간 박 대표는 최근 제주도 함덕 어촌계로부터 투자제의를 받았다.

제주도 빌레(넓적한 돌)에서 생산되던 400년 전통 제주 돌염전과 입체염전을 결합해 새로운 제주 특산품을 개발·브랜드화하고 나아가 명품소금타운을 형성함으로써 지역 관광산업가치를 높이고 지역경제를 활성화할 수 있지 않겠냐는 제의였다.

박 대표는 “영종도에 땅을 임대해 로프염전을 설치했던 자리가 마침 국가산업계획에 의해 8차선도로가 난다고 비워달라는 요청이 와서 지난 7월부터 소금생산을 중단하고 제주도 이전 준비를 하고 있다”며 “속상한 마음이 없다고 할 수는 없지만, 시장을 찾지 못해 가장 힘들었던 시기에 마침 제주도에서 로프솔트의 가치를 알고 먼저 손을 내밀어 준 점이 무엇보다 고마웠다.(씁쓸한 웃음) 어쨌거나 제주도까지 진출하게 됐으니 제주도를 넘어 세계 각국에 로프소금과 스마트로프염전기술을 알릴 것”이라고 당찬 표정으로 말했다.

그는 이어 “국내외적으로 명품소금으로 알려져 있는 프랑스 게랑드에도 우리기술로 스마트로프염전을 설치해 전세계의 이목을 집중시킬 것이다”는 장기비전 제시와 더불어 “천연간수 및 고농축 해수를 활용한 다양한 생산제품을 개발해 시장을 넓혀 나갈 것”이라는 단기비전을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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