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강태무 옹진군 자월면 주민자치위원장

▲강태무(58) 옹진군 자월면 주민자치위원장

“주상절리 등 최고의 경관을 자랑하는 선갑도는 섬 주민들에게는 무섭도록 신성한 땅이기도 합니다. 지금도 ‘선접(신선을 접한다)’을 하기 위해 선갑도 쪽을 바라보고 두 손을 모으고 마음의 공을 들이는 마을어르신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을 만큼 인천 앞바다 섬 주민들에게는 정신적 지주와도 같은 섬이지요.”

강태무(58) 옹진군 자월면 주민자치위원장은 예로부터 ‘신선의 세상’이라고 알려진 ‘선갑도’를 소개하며 이렇게 말했다.

선갑도는 우리나라에서 가장 큰 무인도로써 특히 화산폭발 당시 쌓인 화산재 등으로 형성된 응회암 주상절리와 분화구로 보이는 C자형 호상 해안 등은 지형 및 지질이 독특하고 신비로워 보전 가치가 높을 뿐만 아니라 빼어난 자연경관으로도 유명한 섬이다.

또한 구렁이와 매 등 환경부 지정 멸종위기 야생동물을 비롯해 두루미천난성, 가침박달, 쇠뿔석이, 멱쇠채 등 산림청 지정 희귀식물이 자라고 있으며 조간대에서는 해양수산부 지정 보호대상 해양생물인 거머리말과 새우말이 집단으로 서식하고 있다. 학술적 연구가치도 매우 큰 지역인 것이다.

▲선갑도 전경

강 위원장은 “홍도를 비롯해 우리나라 유명한 섬은 다 다녀보았지만 선갑도의 경관은 거의 독보적이다. 신비롭고 장엄하다. 그리고 숙연해진다”며 “특히 세계적으로도 유일한 4각·5각 주상절리 등 선갑도만이 가진 자연경관과 생태계를 영구히 보전해야”한다는 의견을 개진했다.

앞서 그는 이러한 의견을 시민들에게 알리기 위해 지난 11일 덕적면과 자월면 주민대표들과 함께 인천시청 브리핑룸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선갑도 생태경관보전지역 지정’의 필요성을 알렸다. 당시 그는 여객선 결항으로 직접 어선을 이용해 육지로 나오는 수고를 마다하지 않았다.

강 위원장은 “최근 선갑도를 가보고 사태의 심각성을 깨닫고 가만히 있을 수가 없었다”며 “15년 전 쯤 만들어 놓고 관리를 안 한 진입로는 반 쯤 유실된 상태로 복구가 전혀 되지 않았고, 폭발허가를 받아 산을 절개하고 깎아내는가 하면 공유수면에 만들어 놓은 양식장(지금은 쓰지 않는) 안쪽에 불법매립을 하는 등 처참해진 선갑도의 모습에 가슴이 아렸다”는 말로 안타까운 마음을 전했다.

그러면서 “섬을 돈의 가치로 보고 더는 몸살 나게 하면 안 된다. 섬은 주민들의 것도 아니고 소유자의 것도 아니다”며 “한번 파괴된 자연경관과 생태계는 복원이 힘들다. 선갑도와 같은 후세에 물려줄 수 있는 훌륭한 자원은 지자체 차원이 아니라 국가에서 나서서 국유지화하고 영구히 보존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특히 선갑산 꼭대기에 오르면 백두산 천지나 한라산 백록담과 같은 큰 연못이 있어 무인도로써는 유일하게 폭포수가 흐르는 섬이다”며 “또 선갑도 주변바다에서만 볼 수 있는 ‘용오름(바닷물이 솟구쳐 올라가는 것)’은 섬의 신비감을 더한다. 절대 함부로 훼손해서는 안 되는 곳”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강 위원장은 자월면 대이작도에서 태어나 지금까지 대이작도에서 살고 있는 인천토박이로서, 30대 후반부터 시작한 이장 활동 등 섬마을 주민들을 위한 다양한 활동을 지금까지 활발하게 이어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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