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이양재 고려미술연구소 대표

 

“한 작가의 일평생에 걸친 화풍을 한 자리에서 돌아볼 수 있는 전시회는 흔치 않습니다. 특히 재북작가 한 사람만을 대상으로 한 기획전(또는 유고전)은 최초입니다. ‘남한 가족과 상봉을 꿈꾸던 황영준, 200여 점의 유작으로 돌아오다’ 부제로 선보이는 북녘 화가 황영준(1919~2002)의 유작을 인천시민들께 선보입니다.”

이양재(65) 고려미술연구소 대표는 오는 18일까지 인천문화예술회관에서 진행하는 ‘황영준 탄생 100주년 - 봄이 온다’ 전시회를 이같이 소개했다.

황영준 작가는 충북 옥천 태생으로 1950년 한국전쟁 당시 월북한 화가로 수묵화부터 채색 조선화까지 독특하고 파격적인 화풍을 가졌다.

이 대표는 “특히 이러한 대규모 전시회를 통해 한 화가의 거의 전 생애에 걸친 작품의 변화를 순차적으로 감상할 수 있다는 점과 가보고 싶어도 쉽게 갈 수 없는 북한의 명승지 풍경을 화가의 작품으로 감상할 수 있다는 점에서 큰 의의가 있다”며 “시민들의 참여”를 독려했다.

이 대표에 의하면 해외에 거주하는 북측지인이 황영준 화백이 생존 당시, 약 900여 점의 작품을 입수해 소장함으로써 월북작가임에도 개인전 형식으로 이러한 대규모 전시회가 가능했다.

이에 앞서 황영준 화백 100주년(2019년) 기념을 위해 지난해 12월 26일부터 30일까지 서울 인사동 한국미술관에서 보다 작은 규모의 전시회를 진행하면서도 큰 호응을 얻은 바 있다.

이 대표는 “황영준은 특히 북한 조선화가 중에서도 상당히 독특한 수묵의 기본 바탕 위에서 채색을 쓰면서 선묘와 점묘를 구사하는 실력이 돋보여. 북한 조선화 작가 중에서도 향후 높이 평가될 대표적 작가의 한 명”이라며 “특히 황영준은 인천출신인 이당 김은호 제자이기도 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평생 남쪽에 있는 가족을 만나고 싶어했지만 그 꿈을 이루지 못하고 타계해 주변을 안타깝게 했다”며 “이번 전시회 부제가 ‘남한 가족과 상봉을 꿈꾸던 황영준, 200여 점의 유작으로 돌아오다’라는 부제를 단 이유다”고 설명했다.

이번 전시회를 총감독한 이 대표는 1990년대 중반부터 북한미술에 대한 관심을 갖기 시작해 북한미술사 및 예술가를 연구해온 학자로서 천재화가로 알려진 오원 장승업 화가를 다룬 ‘오원 장승업’저서가 있다.

현재 고려미술연구소 대표 외에 이준만국평화재단 이사장으로도 활발한 활동을 펼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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