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15공동선언 20주년 기념 언론토론회

좌장을 맡은 김현경 MBC통일방송연구소장과 발표를 한 이종석 전 통일부장관(우)이다.

이종석 전 통일부장관이 북한관련 보도에 대해 “언론과 전문가집단의 오보 카르텔이 형성됐다”고 강조했다. 특히 “김정은 유고설, 리설주 임신 잠적 루머 등의 기사가 대표적인 가짜뉴스의 사례”라며 “진영 논리를 넘어서는 팩트 체크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종석(세종연구 수석연구위원) 전 통일부장관은 17일 오후 3시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 19층 기자회견장에서 언론진흥재단이 주관하고 ‘남북교류 활성화를 위한 언론회의’가 주최한 ‘6.15남북공동선언 20주년 기념 언론토론회’ 발제를 통해 강조한 말이다.

이날 ‘남북관계에서 언론의 역할’이란 주제로 발표를 한 이종석 전 통일부장관은 “북한보도에 있어 사실여부보다 자극적 보도를 선호하고, 공부하지 않은 사이비 북한 전문가들에 의해 북한보도가 양산되고 있다”며 “그들은 분석에 기초한 코멘트가 아니라 언론이 원하는 코멘트를 하고 있는 듯하다”고 전했다.

이 전 장관은 “자신의 독자적 판단을 설명한 것이 아니라 언론의 입맛에 맞추는 북한전문가들도 있다”며 “오보를 낸 이후 다른 언론사에서 정확한 내용으로 수정을 했으면 확인을 해 수정을 해야 하는데 그렇지 않는 경우도 있다”고 밝혔다.

이어 “탈북자 전단지 살포에 대한 객관적인 진실은 4.27판문점선언 합의내용”이라며 “코로나상황에서 김정은 비방 전단시 살포는 심각한 부적절성을 갖고 있다”고 피력했다.

이 전 장관은 남북관계에서의 바람직한 언론의 역할로 ▲실사구시 보도를 통한 국민들의 정확한 상황인식 형성 지원(팩트에 기초한 보도, 팩트가 부족할 때는 상식과 논리적 정합성에 바탕을 둔 보도, 주장성 칼럼의 경우 최소한의 팩트와 논리의 정합성 확인 필요) ▲언론의 본령인 공정보도 ▲한반도 평화와 안정, 남북 공동번영 지향보도(언론이 어떤 한반도 미래를 원하는지 비전 정립 필요) ▲언론의 건강성 회복 혹은 유지를 위한 상시적 자기검열 필요(전문성 강화) 등을 제시했다.

김종필 내일신문 정치팀장

좌장을 맡은 김현경(북한전문기자) MBC통일방송연구소장의 진행으로 토론에 나선 김종필(내일신문 정치팀장) 한국기자협회 남북통일분과위원장은 “남북관련 언론보도가 한반도 평화에 대한 방향성을 실현하고 진척시켜나가기보다는 도리어 반대상황으로 전개되는 문제인식을 갖고 있다”며 “문재인 정부가 통일적 방향으로 남북교류를 개선하기 위해 혁혁한 기여를 했지만, 최근의 정세 결과를 볼 때, 대미관계에 있어 좀 더 자주적이고 능동적 태도를 취하면 좋지 않았겠냐는 생각을 했다”고 말했다.

이어 “문화, 체육 등 비정치적 분야에서 남북교류를 해야 한다”며 “코로나 등 보건위생 기술적 대응을 전제로 남북언론인회의 및 문화체육교류 등의 만남을 제안하고 싶다”고 말했다.

표언구 SBS남북교류협력단장

표언구 SBS남북교류협력단장은 “정상적인 언론이 남북관계 보도에 대해 가짜뉴스를 퍼뜨린 것이라고 보기보다는 오보라고 생각을 해야 한다”며 “대부분 기자들이 김정은 유고설 같은 큰 보도일수록 칼날 위를 걷는 심정으로 기사를 쓰고 있다, 그래서 떨어지면 오보이고, 제대로 가면 특종이 된다”고 밝혔다.

이영종 중앙일보 통일문화연구소장은 “북한이 거칠게 나오는 것은 북한의 잘못이 크고 북한이 책임을 져야 하지만, 기본적으로는 문재인 정부가 이런 문제를 안일하게 대응한 측면이 있다”며 “북한 쪽에서 나온 메시지를 분석해보면 문재인 정부가 김정은을, 하노이 회담과 전단지 살포 등으로 두 번 능멸했다는 것”이라고 밝혔다.

이영종 중앙일보 통일문화연구소장

이어 “작년 하노이 회담 때, 미국과 교감이 있는 문 대통령의 말을 믿고 갔는데 결렬이 됐다, 그런 김정은 체제에서의 불만을 선제적으로 처리했어야 했는데, 그 부분의 관리를 잘못했다”며 “이제 전단 살포 문제까지 겹치면서 남북갈등이 고조됐다”고 말했다. 

그는 “우리 언론단체들이 연대해 갈수 있는 부분을 앞으로 모색해야 한다”며 “남북언론교류에 있어 창의적 접근법을 언론회의를 중심으로 모색을 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맹찬형 연합뉴스 통일언론연구소장

맹찬형 연합뉴스 통일언론연구소 부소장은 “문재인 정부가 북미대화 등에 전력을 쏟으면서 언론 등 민간분야의 남북교류 사업을 등한시 했다”며 “정부차원의 대화가 단절될 때, 언론 등 민간차원의 교류가 살아있었으면 현 상황과 같이 막막하지는 않았을 것”이라고 밝혔다.

김용현(북한학연구소장) 동국대 북한학과 교수는 “지금의 남북관계가 엄중하지만, 또 한편으로는 ‘하늘이 무너져도 쏟아날 구멍이 있다’라는 것에서 출발하면, 지금은 하늘이 무너질 정도는 아니라고 생각한다”며 “걱정스러운 것은 우리 언론의 보도행태인 것 같다”고 말했다.

김용현 동국대 북한학과 교수

이어 “앞으로 북한이 삐라를 부린다든지, GP내 북한 군인들이 들어간다든지, 개성공단에 북한 부대들이 들어간다든지 등 이런 경우에 우리 언론들이 굉장히 양극단으로 나눠 보도할 가능성이 많다”며 “자칫 잘못보도하면 지금까지 쌓아올린 남북관계가 허물어 질수 있기에, 우리 언론의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신준영(통일부 정책자문위원) 남북역사학자협의회 사무국장은 “최근 북한의 메시지 중 배신자와 쓰레기라는 말이 나오는데, 배신자는 문재인 정부를 말한 것 같고, 쓰레기는 전단을 살포한 사람들을 일컫는 것 같다”며 “5천만 국민들을 적으로 규정하는 것 같지 않다, 민간분야를 배신자라고 말한 것 같지 않는 이유가 배신하려면 약속을 해야 했는데, 그런 약속이나 합의의 기회가 없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이어 “아직 언론을 포함해 민간차원이 기회가 남아 있는 것이 아닌가라는 생각을 했다”며 “약속을 해도 안 지키는 정부관계는 나빠질 수 있다, 조금 어려운 상황이 지나가다보면 이제 민간차원의 교류가 유연해 질수도 있겠다”고 말했다.

신준영 남북역사학자협의회 사무국장

한편, 토론회에 앞서 인사말을 한 민병욱 한국언론진흥재단 이사장은 “남북연락사무소 폭파를 접하면서 남북관계에 있어 공든 탑인데, 이렇게 허무하게 무너지는가하는 허탈감을 느꼈다”며 “70여 년의 대결과 분단을 넘어, 평화 공존 번영의 슬기를 모으는 것이 이렇게 힘들고 위태로운 것이지를 생각해 봤다”고 말했다.

이어 “2018년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언론 8개 단체가 남북교류활성화를 위한 언론회의를 결성하고 한국언론진흥재단이 그 간사 역할을 위해 모였을 때만 해도 남북관계에 희망이 있었고, 언론역할이 넘쳐나는 듯 보였다”며 “오늘 자리는 6.15선언 20주년을 축하하는 토론 자리로 마련됐지만, 그러나 상황이 바뀌었고 남북관계는 악화되고 있다”고 피력했다.

하지만 그는 “언론은 뭔가 잘되고 평화로울 때보다, 뭔가 막히고 심각한 위기상황에서 그 역할과 필요성이 더욱 체감이 된다”며 “공론을 모아가는 언론, 그것이 바로 언론”이라고 말했다.

 토론회를 주최한 ‘남북교류 활성화를 위한 언론회의’ 소속 8개 언론단체는 한국신문협회, 한국방송협회, 한국신문방송편집인협회, 전국언론노조, 한국기자협회, 한국PD연합회, 한국인터넷신문협회, 6.15남측위원회 언론본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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