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준복 참여예산센터 소장]

현금유동성 위기는 일시적 현상이 아닙니다. 올해 1조5천억 원의 유동성 자금이 필요합니다. 때문에 인천시의 재정은 비상상황입니다. 시의회도 재정이 어렵다는데 말로만 공감하는 듯 싶습니다. 실상은 불안 심리를 넘어 급습하는 위기감이 고조되고 있는데 아직은 한가해 보입니다.

지난해 문제 제기가 있었습니다. 뻥튀기 예산과 권한을 남용해 편성한 예산입니다. 부풀려진 예산은 올해 5년째 적자로 남게 되었습니다. 올해 부풀려진 예산은 벌써 수천억 목표달성이 어렵다고 진단하고 있습니다.

연초부터 시청도 경제청도 급전(3500억)이 필요했습니다. 통장이 비어 다급했다는 반증입니다. 그런데 급전만으로는 마이너스 통장을 메울 수 없다는데 문제가 있습니다. 대략 1조5천억 원의 재원이 필요합니다. 시정부는 땅도 팔고, 지방채도 추가 발행해서 현금 유동성을 해소하겠다고 합니다. 여기에 추경을 통해 6월에 2천억 원의 세출삭감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이런 와중에 시의회가 정부와 정치권을 상대로 결의안을 냈습니다. 결의안에는 재정위기의 주범인 2014 인천아시안게임, 도시철도 2호선을 추진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그들 사업을 추진하기 위해 빚을 내고 땅을 팔고 있으니 정부는 국고지원을 늘려달 라는 것입니다. 그 규모가 주경기장 1470억, 도시철도 선투자비중 국고보조금(3600억) 지방채 발행, 이에 더하여 채무비율에서 이들 사업은 예외로 인정해 달라는 것입니다.

시의회 주장대로 하면 시 유동성 위기문제가 해결될 수 있는지 의문입니다. 시의회는 1년 동안 재정건전화 특위도 운영했습니다. 시의회의 결의안은 솔직히 재정의 비상상황을 제대로 인지하지 못한 결과입니다.

과연 그렇게 될 수 있을지, 만일 그것이 답이라고 한다면 그들 시의원은 자질도 시정을 견제할 능력도 없음을 고백하는 것이나 다름없습니다. 이유는 파는 것도 쉽지 않지만 빚을 줄여야 하는 것은 교과서이기 때문입니다.

시의 재정 비상상황은 3가지로 요약할 수 있습니다. 감사원 감사결과를 통해 인천시의 분식결산이 적나라하게 드러나기 전까지는 '부채문제'였습니다. 감당할 수 있다, 없다가 문제였다면 이 후 나타난 문제는 현금유동성의 위기와 6월 추경에서 대규모 세출 삭감을 들 수 있습니다.

당장 현금유동성 위기를 모면하기 위해 3500억 원의 급전을 빌렸습니다. 1/4분기 지방세도 크게 줄었습니다. 지방세의 40%이상을 차지하는 취득세는 45%가 줄었습니다. 반토막입니다. 상황이 급하다보니 터미널을 포함한 땅을 팔겠다 해서 시민들을 놀라게 했습니다. 여의치 않으니 펀드를 조성한다(민간공동 개발참여)고 하더니 땅을 담보로 지방채 발행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그 규모가 8000억~1조원 규모입니다.

여기에 시의회는 맞장구를 치고 있습니다. 두 현안사업(아시안게임, 도시철도)을 추진하기 위한 지방채는 채무비율에서 제외해 달라고 했습니다. 25~28%가 낮아지니 지방채를 발행하면 유동성위기도 현안사업도 해결 할 수 있다고 판단한 듯합니다.

특히 2천억 세출 감액 추경에 신경이 곤두서 있습니다. 시의회는 온갖 방법으로 시정부의 세출 감액에 방해를 놓을 것이 자명합니다. 이해 당사자들의 반발이 상상을 초월할 것이 예견되기 때문입니다. 이미 예견된 일인데도 졸속으로, 아니 상식을 초월해서, 규정을 뛰어넘어, 올해 예산에 이해관계 사업들을 꾸겨 넣었던 것이 시의회입니다. 의원 보좌관 예산이 대표적입니다.

그 예산이 엄청난 문제가 발생한 것입니다. 의회는 근본적 해결책 제시보다는 또다시 꼼수를 부리고 있습니다. 빚으로 해결한다는 시정부의 논리를 그대로 수용하는 발상 자체가 그렇습니다.

지금의 재정위기 해법은 기초상식을 벗어난 행태입니다. 채무를 줄여야 합니다. 세출도 줄이고 세입을 늘려야 합니다. 수년 동안 정 반대의 재정 운영 행태에 견제 감시보다 맞장구를 치는 의회, 답답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현재의 해법들이 계획대로 이행된다 하더라도 인천시의 근본 재정위기는 극복되지 않습니다. 시의회에 묻습니다. 아시안게임은 누구를 위한 것입니까. 도시철도2호선은 4년을 앞당겨 준공할 이유가 무엇입니까. 계획대로 추진해야 할 당위성이 재정비상 상황 해결보다 더 중요한 문제입니까. 수술이 필요한 위급 환자에게 약으로만 치료할 수 없습니다. 수도꼭지 몇 개를 잠가서 될 일이 아닙니다. 대형 파이프를 잠가야 합니다. 그것을 집행부에 요구해야 합니다.

그렇지 않고는 시의회가 코앞에 다가온 헐값매각, 특혜매각 여론을 잠재울 수 없습니다. 제대로 견제할 수 없다는 것입니다. 막을 수는 더더욱 없게 될 것입니다. 오히려 비정상적인 재정운영에 편승할 우려가 높습니다.

특히 부채의 증가는 향 후 어떻게 갚아나가야 할지 솔직히 대안도 없습니다. 단순히 2014년 이후 대규모 사업이 없으니 여력이 있다는 집행부 논리에 동조할 수는 없습니다. 다음 시정부도 식물정부로 만들 수는 없습니다. 지난해 말 한국지방행정연구원은 인천의 미래세대 채무부담액은 2012년 기준 매년 1조원이라는 발표가 있었습니다. 시민들의 불행이 아닐 수 없습니다.

빚으로 해결할 수 있다는 시의회의 발상에 동의할 수 없습니다. 특히 송도 6.8공구를 담보로 8500억 지방채를 발행하는 것, 더더욱 그렇습니다. 구도심에 투자하겠다는 약속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지금 인천시의 재정구조는 세입으로 세출을 맞출 수 없는 구조입니다. 그렇다면 세출을 줄여야 합니다. 세출을 줄이지 않으면서 재정위기의 해법을 논할 수 없습니다. 현 상황을 냉정하게 봐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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