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론 "실현 의문" "인천시 끌려다닌다"

인천 용유 무의 문화관광레저복합도시 개발사업 특수 목적 법인(SPC)인 (주)에잇시티 자본금 납입 기한이 또다시 6월 말로 연기됐다.

인천시와 경제청이 에잇시티의 자본금 증자 납입 기한을 또다시 연기해 준 것은 수년 동안 재산권 행사에 제약을 받아온 주민들의 고통은 외면한 채 결국 안되는 사업을 추진하는 부동산 개발 시행업체에 질질 끌려 다니고 있다는 비판의 목소리가 높다.

인천시와 경제청은 용유무의 개발사업 시행예정자인 (주)에잇시티와 해외출자자인 켐핀스키그룹(KI 코퍼레이션) 레또 회장과 해외출자 규모와 출자시기 등 사업 정상화 방안에 합의했다고 15일 밝혔다.

합의문은 해외출자자인 KI 코퍼레이션이 오는 6월 30일 이전 4,000만 달러(440억 원)를 출자하고, 에잇시티는 7월 30일까지 보상절차에 착수하며, 12월까지 1차 보상금 10억 달러(약 1조1천억 원)을 협의보상 한다는 것이다.

인천시는 도시공사가  6월 30일 이전 에잇시티에 100억 원을 출자토록 하고, 에잇시티가 사업시행자 지위를 득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한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인천시와 경제청은 오는 6월 30일까지 4,000만 달러 출자, 12월까지 1차 보상금 10억 달러 협의보상 등 구체적인 추진일정에 합의하고, 자본금 증자 및 보상절차 미착수 시 인천시는 기본협약을 해지하고, 에잇시티는 어떠한 이의도 제기하지 않는다는 내용을 합의문에 포함시켜 에잇시티가 해외출자자의 출자약속 이행 및 보상절차 착수 등 사업 정상화를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을 기대한다고 밝혔다.

하지만 지난 2011년 10월 서울의 한 호텔에서 용유 무의 개발 사업을 단군 이래 최대 사업(총사업비 317조원)이라고 사업설명회를 한 에잇시티는 두 차례 증자 기한 동안 단 한 푼도 자본금 증자를 이끌어 내지 못하고 있는 가운데 시와 경제청이 증자 기한을 6월말까지 또다시 연기해 줘 에잇시티에 질질 끌려 다니고 있다는 비난을  면키 어렵게 됐다.

에잇시티는 지난해 12월 말까지 500억 원 증자에 실패한 데 이어 지난 10일까지 약속한 400억 원 자본금 증자를 한 푼도 하지 못한 상태다.

게다가 초기 자본금 63억 원을 대부분 사용한 데다가 투자 유치 부진으로 최근 전 직원 사표를 받아 사무실 운영도 쉽지 않은 상황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같은 현실에서 시와 경제청이 자본금 증자 및 보상절차 미착수시 기본협약을 해지하는 데 이의를 제기하지 않는다는 조건을 달아 '4천만 달러 자본금 출자 합의'라는 이상한 합의문을 만들어 발표했다.

송영길 시장과 캠핀스키그룹 레또 회장이 14일 오후 5시 30분 서울의 한 호텔에서 만나 15일 새벽 1시까지 논의를 거쳐 만들었다는 합의문은 한 마디로 '눈 가리고 아웅' 식이다.

에잇시티는 지난해 12월 말 자본금 증자에 실패한 뒤 5월10일까지 자본금 500억 증자 기한 연장에 맞춰 용유 무의 주민대책위와  6월 말까지 영국 SDC그룹 10억 달러 투자 유치, 7월 토지 보상에 착수하겠다고 약정했다.

에잇시티는 당시 이 약속을 지키지 못하면 주민의 재산권과 관련된 모든 권한을 포기하기로 해 사실상 이번에 시와 경제청, 캠핀스키그룹 KI 코퍼레이션과의 합의문의 핵심인 자본금 증자 및 7월 토지 보상 착수를 못할 경우 기본협약 해지에 이의를 제기하지 않겠다는 내용은 기한 연장을 위한 구색 맞추기에 불과하다는 지적이다.

일부에선 이번 자본금 납입 기한 연장은 에잇시티 사업을 주도해 온 송 시장이 내년 6월 지방선거를 의식해 내린 정치적 판단이라는 비판도 제기되고 있다.

어쨌든 이번에도 자본금 증자 실현 가능성이 있느냐의 문제다.

지금까지 해외투자 유치의 핵심으로 떠오른  영국 SDC 그룹은 지난 4월말까지 10억 달러 투자 유치 문제를 결정하겠다고 밝혔으나 현재까지 아무런 입장을 밝히지 않아 사실상 물 건너간 상태로 보여진다.

SDC 그룹은 지난 2월 발표한 에잇시티 사업 정상화 방안에서 100억 원을 출자키로 했으나 이번에는 아예 빠졌다.

레또 회장이 출자한 캠핀스키그룹의 자회사 KI 코퍼레이션이 400억 원을 모두 마련키로 했기 때문이지만 투자유치에 문제가 있음을 스스로 보여주고 있는 셈이다.

무의도의 한  주민은  "일부 주민들이 경매위기에서 하루하루를 힘들게 견디고 있는데 또다시 아무런 대책 없이 연기라니 너무나 무책임한 행정을 펼치고 있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인천 경제청은 16일 오후 4시 경제청에서 에잇시티 자본금 납입 기한 연장에 대한 주민설명회를 가질 예정이어서 논란이 예상된다.

'용유 무의 주민 토지주 생존권 회복을 위한 모임'은 16일 경찰에 집회 신고를 내고 앞으로  용유 무의 개발사업 추진 해제 촉구 집회를 열겠다고 밝혀 자본금 증자 기한 연장에 따른  갈등과 파장이 쉽게 가라앉지 않을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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