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철홍·임병구·도성훈·이청연 토크콘서트
14일 부평구청 대강당서 열려

▲ 왼쪽부터 김철홍 교수, 임병구 교사, 도성훈 교사, 이청연 회장. ⓒ김덕현 기자

[인천뉴스=김덕현·김원빈 인턴기자] 2014 교육자치 인천시민모임(이하 교육자치모임)은 지난 14일 오후 7시 부평구청 대강당에서 민주·진보교육감 후보 단일화를 위한 경선에 참여하는 김철홍 인천대학교 교수, 임병구 인천해양과학고 교사, 도성훈 동인천고등학교 교사, 이청연 인천자원봉사센터 회장을 초청해 인천교육의 미래와 방향을 묻는 토크콘서트를 가졌다.

행사는 인천지역 민주·진보 시민단체와 교육 관련단체 등 69곳의 단체로 구성된 이들 교육자치모임 중 67곳의 단체가 참여했다.

150여 명이 모인 부평구청 대강당에서는 행사의 첫 순서인 지역아동센터 '늘푸른 교실 아이들'의 율동 공연으로 오프닝을 장식했다. 이어 양승조 교육자치모임의 상임대표의 인사말과 청소년 단체인 '내일'에서 만든 영상을 시청했다.

이날 토크콘서트는 선거법 제한으로 후보 네 명이 모여 앉아 이야기를 나누는 토론 형식으로 진행될 수 없어 한 명씩 나와 현재 인천교육에 대한 평가와 자신이 생각하는 교육의 올바른 비전을 듣는 시간으로 진행됐다.

첫 번째로 강단에 오른 김철홍 교수는 "교육은 세상을 살아가는 삶의 지혜"라며 삶과 역사에 대한 인식을 바꾸는 교육을 강조했다.

김 교수는 "교육을 바로 세우고 교육격차와 불평등, 차별 등을 해소해야 한다"며 "선생님들의 노동과 일에 대한 가치가 인정받는 학교를 만들어 교사의 긍지와 능력을 키울 수 있는 학교가 돼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교육청은 군림하는 게 아니라 지원하고 소통하는 교육청이 되고, 학부모와 지역사회도 소통하는 인천교육을 만들겠다"며 학생·교사·학부모가 함께 논의하는 인천지역 교육발전위원회 구성을 제안하고, "교육의 주체인 학생들에게도 투표권을 줘야 한다"고 덧붙였다.

특히 "이번 경선은 선거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축구나 야구처럼 대표팀은 만들어졌고, 이미 만들어진 대표팀의 주장을 뽑는 것"이라며 "아름다운 인천교육을 만들기 위해서 시민 대표를 뽑는 선거"라고 밝혔다.

김 교수에 이어 나온 임병구 교사는 "정말 똑똑하고 부지런한 학생들은 한 번 쓰다듬어 주는 것보다 가정문제 때문에 힘든 학생을 열 번, 스무 번 쓰다듬어 주는 '역차별'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임 교사는 "자전거는 앞바퀴가 아무리 열심히 돌아도 체인이 뒷바퀴에 연결되지 않으면 앞으로 가지 않는데 인천교육은 지금 체인이 빠져 있다. 시교육청은 4년 내내 거의 '편지교육청'이었다. 나근형 교육감은 연애편지 때문에 구설수에 올랐으며, 교육청은 날이면 날마다 고발되는 투서 편지 때문에 바람 잘 날 없었다"고 현 시교육청의 현실을 강하게 비판하고 "여러분들과 연애편지 쓰는 교육감이 되고 싶다. 부패는 씻겨내야 한다"고 강조했다.

임 교사는 "맷돌처럼 교육청과 시민이 함께 인천교육을 일구는 직접 자치에가까운 자치 모델을 만들고 싶다"고 혁신적인 거버넌스를 실현하겠다고 주장했다.

그는 ▲중앙도서관 루원시티 이전 ▲인천역사박물관 동구 건립 등으로 구도심에 교육 관련기관을 옮기거나 신설하는 길이 구도심을 발전시키는 것이라고 역설했다. 

왼쪽부터 김철홍 교수, 도성훈 교사, 이청연 회장, 임병구 교사. ⓒ김덕현 기자

세 번째 순서인 도성훈 교사는 "인문계 고등학교의 모순은 우리 사회의 직접적인 모순"이라며 "학생들에게 잘못했다고 밀어 붙이는 현실을 방치하면 더 이상 인천교육의 미래는 없다"고 경고했다.

도 교사는 "보충수업과 자율학습에 찌들어 책상 위에 엎드려 잠든 아이들은 어른들이 만든 모습"이라며 학교를 그만 두고 대안학교에 가게 된 한 학생의 일화를 소개했다.

그는 "한 일반고를 예로 들면 상위권 72%의 학생들은 특목고에 가지 못해 패배감에 젖어 있고 하위권은 실업계에서 떨어진 학생들이 들어 왔다"며 "인문계고의 문제를 푸는 것이 한국 사회의문제를 푸는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또 인천지역의 역사를 되새기며 ▲서구 교육청 이전 ▲장애인을 배려하는 시설을 갖춘 학교 ▲학교 비정규직의 정규직화 등으로 기반을 마련해 놓고 학생들의 꿈과 재능을 제대로 펼칠 수 있는 학교를 만드는 방안을 제시했다.

마지막으로 발언대에 나선 이청연 소장은 "학창시절 가장 크게 방황했던 적이 있느냐"는 영상 질문에 고등학교와 이후 교사로 활동하며 고민했던 자신의 삶과 지난 교육감 선거를 언급하며 자신이 겪었던 경험을 갈고 닦아 이 자리에 나섰다고 밝혔다.

이청연 소장은 "학창시절의 방황이 지금의 자신을 만들었다"며 "학생들의 일탈을 징계 처분하고 학교 밖으로 내몰고 하는 것에 절대로 동의할수 없다. 선생님들이 아이들 교육에 관한한 무한 책임을 져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 소장은 "교육위원에 출마하기 위해 연금이 보장되는 교직을 그만 두고 교육행정 일선에서 최선을 다해 일했다"며 "지난 선거에서 부족했던 점을 보완해 이번 경선에 나오게 됐다"고 덧붙였다.

그는 "이번 경선은 축제 속에서 아름다운 경선이 이뤄져야 한다"며 "후보들에 대해 자세히 알지 못하면서 도마 위에 올려놓고 상처주기 보다는 함께 꾸는 꿈은 이뤄질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기 위해 끝까지 아름다운 경선을 유지되기를 바란다"고 마무리했다.

후보자들의 발언이 끝나고 이어진 청중들의 발언 시간에서는 발언 요청이 끊이지 않아 이번 토크콘서트의 열기를 보여줬다. 

"정작 교육의 주체며, 주인이라는 학생이 교육감 선거 투표권이 없는 것은 모순"이라며 "선거 때 무력감을 느낀다. 청소년들도 투표권을 줘 스스로 뽑을 수 있게 해야 한다"는 학생들의 주장이 잇따랐다.

계양구에 산다는 50대 시민은 학교 운영위원회에서 활동했었다며 학교 시스템의 한계를 지적하고, 유권자와 시민단체가 합심해 나쁜 후보를 물리치고 좋은 후보를 지지하는 경선이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지역아동센터에 근무하는 한 선생님은 박근혜 정부의 현실과 맞지 않는 교육정책의 실태를 꼬집으며 다같이 문제의식을 느끼고 이를 바로 잡아야 한다고 열변했다.

민주교육감 후보 단일화 경선을 일 주일 전에 알았다는 한 학부모는 "지금까지 경선인단에 120명을 모았다"며 "찾아보면 교육이 바뀌기를 바라는 많은 사람들이 있다. 힘내 달라"고 격려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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