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반대엄마들 "교육·환경 문제 미루고 우리 배제 의도"
대책위 주민들 "학교 대표 선정 못하고 참가 불성실은 의지 부족"

▲ SK인천석유화학 PX공장 전경. ⓒ인천뉴스DB

[인천뉴스=김덕현기자] SK인천석유화학이 새로 구성하는 주민상생협의체가 구성원으로 참가할 주민대표 선정을 놓고 진통을 겪고 있다.

지난 18일 SK주민상생협의체 회의에서 SK인천석유화학의 PX공장 증설 반대에 가장 활발하게 활동해 왔던 'SK석유화학을 반대하는엄마들의모임(이하 SK반대엄마들)을 제외하는 의견이 나왔기 때문이다.

이를 두고 인천연대 서지부와 SK반대엄마들측은 "아이들과 건강권과 생명권보다 주민들에 대한 재산권 보장을 우선으로 하는 '피해보상회의'로 변질되고 있다"고 주장했다.

반면 회의에 참가했던 주민들은 "SK반대엄마들은 그동안 회의 참여도 저조하고 학교·학부모측 대표에 누구를 세울 것인지 아직도 결정하지 못했다"며 기본 자세 부족이라고 반박하고 있다.

이날 오후 2시 서구 심곡로 인재개발원에서 열린 10차 회의에서 '학교·학부모' 부문 대표 4명의 구성을 신석초·유치원·학부모 1명으로 변경하자는 안이 논의됐다.

현재 구성원 선정을 논의하고 있는 주민들은 기존 협의체에 참가한 서구 석남·신현·원창동 주민들과 공장 증설을 꾸준히 반대했던 주민들로 ▲사랑방 주민대책위 3명 ▲석남동 주민대책위 3명 ▲아파트 연합위 6명 ▲학교·학부모 4명 등 총 19명이다.

이날 SK반대엄마들 대표로 참가했던 주민들은 "아이들의 환경문제나 교육문제가 우선인데 뒷전으로 밀렸다. 재산권을 가지고 있는 주민들만 회의에 참여시키고 우리들은 배제하려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다른 대책위 주민들은 "여기 주민들도 부모다. 아이들의 교육과 건강도 챙기니 걱정하지 마라. 교육 환경 문제는 관이 허가를 내줬으니 교육청에 가서 따질 문제"라며 "그동안 수 차례 회의가 진행될 동안 제대로 참여도 하지 않고, 학교·학부모 부문 대표가 누구인지 아직도 정하지 못했다. 재산권도 없지 않냐"며 더 이상 구성원 논의를 할 의지가 없다는 뜻으로 판단한 것으로 알려졌다.

'SK반대엄마들 배제' 발언이 나오자 참관 자격으로 있던 SK측과 서구청도 당황한 기색이다.

SK 관계자는 "어제 상황만 놓고 주민 간의 갈등이라고 표현하는 건 적절하지 않다. 현재 주민대표 선정을 놓고 정해진 것은 없고 논의를 계속 하고 있다. 여러 의견이 나오면서 합의점이 도출되는 과정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SK인천석유화학은 시와 서구청의 권고에 따라 지역상생협의체를 만들었으나 '자기들 입맛에 맞는 주민들만 참여시키려 한다'는 비판이 일자 지난달 말 기존 협의체를 해산했다.

이에 서구청 주민들은 '지역상성협의체'에 들어갈 주민대표 선정을 놓고 현재까지 세 차례에 걸쳐 회의를 가진 바 있다.

저작권자 © 인천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