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일 오후 한국싸이버대, 고인된 교우자녀 장학증서 수여

   
2005 <김철관>
“예상치 못한 ‘대학 4년 자녀장학금’을 받게 돼 감개무량할 뿐입니다. 학교 측에 진심으로 감사함을 전합니다.”


13일 오후7시 종로구 익선동 종로비즈웰 오피스텔에 있는 한국싸이버대학교 서울캠퍼스 부총장실에서는 엄숙한 장학금 수여식이 있었고, 장학금을 받은 두 자녀를 대신해 어머니 이경자(39, 서울 동대문구 전농동)씨가 이같이 소감을 말했다.


엄숙한 분위기에서 수여된 장학금의 주인공은 서울 신답초등학교에 다니고 있는 김대우(12, 5년)·김진경(10, 초3) 남매. 이들 초등학생들은 한국싸이버대학교(총장 송자) 부동산학부에 등록해 교육을 받았던 아버지 고 김용덕(42) 씨의 자녀다. 이들이 앞으로 자라 한국싸이버대학교에 입학을 하게 되면 4년 전액 장학금을 받고 무상으로 교육을 받을 수 있게 됐다.


고인이 된 김씨는 모 건설업체 소속 주택 일반설비를 담당한 직원으로 경기도 성남에 있는 한 주택공사 현장에서 추락해 사흘 만인 지난 4월18일 세상을 떠났다. 고인은 어린 시절부터 어렵게 자랐다고. 그래서 어릴 때부터 돈을 벌어 생계를 유지했다.


이 때문에 검정고시로 중·고등학교를 졸업해야 했고, 불혹의 나이에 꿈에 그리던 대학에 입학했으나 끝내 꿈을 펼치지 못하고 불의의 사고로 고인이 됐다. 고인은 지난 2004년 3월 한국싸이버대학교 부동산학부에 입학해 2학년에 재학 중인 상태였다.


고인의 안타까운 소식을 전해들은 한국싸이버대학교 총학생회는 대학 측에 자녀 장학금을 건의했고 대학 측이 이를 흔쾌히 수락했다. 이로써 아이들이 자라 본교에 입학할 시 두 자녀에게 4년간 장학금을 보장받게 된 것이다.


이날 장학금 전달식을 마친 한국싸이버대학교 이화국 부총장은 안타깝고 마음이 찹찹하다고 소회를 피력했다.


“가족이 자퇴원을 냈는데 이유가 ‘사망’이라고 적혀 있었지요. 깜짝 놀랐습니다. 개교이레 사망한 것도 처음이지만 사망으로 자퇴한 것도 처음이기 때문에 가슴이 너무 아팠습니다. 학교 측도 무엇인가 도와줄 방법을 찾고 있었는데 총학생회 측에서 건의를 했어요. 곧바로 교무위원회를 열어 두 자녀에게 4년 장학금을 결정하게 됐지요.”


   
2005 <김철관>
학생들이 자주 얼굴을 보고 만나는 오프라인대학도 아니고 서로 학생들 간의 오프라인 교류가 빈번치 않는 온라인대학에서 학우의 불행을 접하고 도움을 주기위해 백방 노력한 사람도 있다. 바로 한국싸이버대학교 김종혁 총학생회장이다. 그는 고인이 된 학우의 소식을 접하고 대학 측에  도움을 요청하는가 하면 총학생회 간부회의를 소집해 사안을 논의했다. 또 학교 홈페이지 게시판에 알려 학생들의 모금을 호소한 사람이다.


“어떻게 함께 교육을 받은 학우가 불행을 당했는데 학생회측이 가만히 보고만 있겠습니까. 학교에서도 큰 성의를 표시했으니 학생회 측도 도와줄 방법을 찾아야 되는 것은 당연한 도리이지요. 그래서 현재 모금을 진행 중에 있습니다.”


천정병력 같이 남편을  졸지에 잃어 시름에 젖어 있던 이경자(39) 씨는 예상치 못했던 학교 측의 장학금 증서 소식에 기쁨을 감추지 못했다고.


“전혀 예상했던 일이 아닌데 학교 측의 배려가 저에게 큰 힘이 된 것 같습니다. 아빠가 학교를 다녔다는 이유로 ‘자녀 4년 장학금’이라는 큰 혜택을 주어 어찌할 바를 모르겠습니다.  총장님과 부총장님 비롯한 총학생회장 그리고 총학생회 측에 깊은 감사를 드립니다. 어떻게 이 은혜를 갚아야 하나요.”


 한국싸이버대학교 이화국 부총장은 자녀들에게 장학증서를 수여하며 “어렵더라도 열심히 공부해 아버지의 향학열을 이어가라”며 “용기를 갖고 희망과 꿈을 잊지 말라”고 세심한 부탁을 잊지 않았다.


 그는 “어려운 사람을 도운 것은 당연하다”며 “이렇게 함으로서 학생들도 학교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이 부총장은 자녀에게 장학증서와 더불어 어머니 이 씨에게도 자녀의 책을 구입할 수 있는 대교상품권을 전달했다.


고인이 살아생전 교육을 받았던 부동산학부 김학환(학부장) 교수와 박인 교수도 이날 나와 유가족을 위로했다. 이들은 “장례가 끝난 후 충격적인 비보가 전해져 미처 문상을 하지 못했다”며 교수와  학생들의 뜻을 담은 조의금을 유가족 이 씨에게 전달했다.


총학생회 김천호 사무국장은 “고인에 대한 추모의 글이 학교홈페이지 게시판을 통해 학생들로부터 올라오고 있다”며 “어느 정도 금액이 될지 모르지만 학생 모금이 끝나면 유가족에게 전달할 계획도 갖고 있다”고 말했다.


   
2005 <김철관>
 한국사이버대학교는 전체 예산의 13%를 학생 장학금으로 지급하고 있다. 특별장학금으로 송자 총장과 이화국 부총장이 매년 각각 1억 원과 2천만 원을 내놓고 있다.


이와 관련해 이화국 부총장은 “두 자녀와 같이 어려운 사람들이나 학교 명예를 드높였던 사람 등 학교 규정에 없는 사안이 있을 경우 특별장학금을 이용하고 있다”며 “우리 학교에도 어려운 사람들이 많이 다니기 때문에 여유가 있는 학생들이 특별장학금을 내놓은 사람도 더러 있다”고 밝혔다.


한국싸이버대학교(KCU)는 주관교인 연세대를 비롯해 전국 44개 대학 컨소시엄으로 구성되어 있는 (재)한국대학가상교육연합(회장 정창영, 연세대총장)에서 운영하고 있다.

 

▷김철관기자는 <인천뉴스> 미디어전문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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