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기청 전기·소방시설 안전점검 뒤 남동구청에 개선권고

- 소래포구 어시장 화재 복구 지원 재난안전 특별교부세 10억 확보

▲ 지난 18일 오전 1시36분쯤 인천 소래포구 어시장에서 불이나 점포 240여곳 등이 불에 타 6억5천만원 재산피해를 내고 2시간 30분만에 진화됐다. ⓒ문한기 기자

[인천=양순열 기자] 중소기업청이 3년전 소래포구 어시장의 전기·소방시설 안전점검 뒤 남동구청에 개선을 권고했으나 개선요구를 묵살한 것으로 드러났다.

20일, 국회 산업통상자원위원회 소속 정유섭(자유한국당, 인천부평갑) 의원이 중소기업청으로부터 2014년 실시된 '소래포구 어시장 화재안전진단 보고서'를 제출받은 결과 이와 같은 사실이 밝혀졌다.

 2013년부터 전통시장에 대해 화재안전진단을 실시해 온 중기청은 2014년 4월 한국소방안전협회에 의뢰해 소래포구 어시장 내 소방․전기․가스 시설 등에 대해 4일 동안 화재안전 점검을 벌였다.

 당시 취약시설 점검결과 어시장 전역에 노후전선이 직사광선에 노출된 채 난잡하게 배선돼 합선․누전이 예상된다며 전기시설 개보수가 시급하다고 판단했다.

 특히, 비닐천막 형태의 무허가 가건물들로 이뤄진 점포 천정에는 불이 잘 붙는 스티로폼 등 활어회 포장재가 방치돼 있어 화재발생 시 피해가 클 것으로 예상된다며 근본대책이 필요하다고 분석했다.

 또한, 상수도 소화설비 근처에 좌판이 가로막아 화재발생 시 소방작업이 제대로 되지 않아 이동할 것을 요구했다.

 당시 점검결과는 금번 소래포구 어시장의 대형화재를 그대로 예언한 셈이 됐다.

 경찰이 어시장 내 60여대의 CCTV를 분석한 결과 변압기가 설치된 전봇대에서 5m 떨어진 한 좌판에서 연기가 피어 오른 것을 확인했고 현장에는 끊어진 흔적(단락흔)이 있는 전선이 발견돼 전기합선을 화재원인으로 지목하고 있다.

 게다가 비닐천막으로 이뤄진 가건물 천장에 생선이나 상품을 담는데 쓰였던 스티로폼 상자가 많이 쌓여 있어 불길이 빠르게 번졌고, 소방도로까지 좌판이 들어서 화재진압이 더뎌진 것도 점검당시 우려했던 부분과 정확히 일치했다.

 중기청은 당시 소래포구 어시장에 대한 화재안전진단 결과를 관할 지자체인 인천 남동구청에 통보해 전기․소방시설 등의 개선을 권고했으나 지난 3년간 전혀 이뤄지지 않았던 것이다.

 반면, 화재안전 및 주차장 시설 확충 등에 쓰이는 전통시장 시설현대화 사업 예산이 2014년부터 올해까지 인천시 내 74개 시장에 213억 원이 투입됐으나 소래포구 어시장에는 일체 쓰여 지지 않았던 것으로 나타났다.

 시설현대화 사업 예산이 점포가 많은 등록시장 위주로 지원되는 데다 화재안전시설 보다는 주차장 및 차양막(아케이드) 설치에 집중되는 탓에 무허가 가건물로 이뤄진 소래포구 어시장은 지원 대상에서 아예 제외된 것이다.

 최근 대구 서문시장과 여수 수산시장의 잇따른 대형화재로 중기청은 전통시장 시설현대화 사업예산의 10%이상을 화재예방시설로 편성 의무화 했으나, 소래포구 어시장처럼 화재취약성이 높은 시장에 우선 지원되도록 개선해야 하며 매년 실시하는 화재안전진단 결과의 지자체 통보 후 이행상황 점검도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정 의원은 “소래포구 어시장 대형화재도 행정당국과 지자체, 상인 모두의 안이함과 무책임이 빚어낸 인재였다”며 “관련 제도전반에 대한 개선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한편 더불어민주당 박남춘 의원(안전행정위원회 간사, 인천남동갑)은 19일 국민안전처로부터 인천 소래포구 어시장 화재 복구 지원을 위한 재난안전 특별교부세 10억 원을 확보했다고 밝혔다.

이번 특별교부세는 화재 잔해물 철거비, 폐기물 처리비 등 긴급 복구 소요 비용으로 사용된다.

아울러, 국민안전처는 화재 피해의 신속한 수습을 위해 피해상인에 대한 긴급경영안전자금 지원, 세제 납부기한연장 등 금융‧세제 지원 방안을 해당 부처와 협의하여 추진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에 박남춘 의원은 새벽부터 화재현장을 방문해 상인들을 위로하고 피해상황을 파악하며, 현장에 필요한 지원이 신속히 이뤄질 수 있도록 유관부처와 긴밀히 협의를 진행했다. 또한, 국민안전처 장관 등 유관부처 관계자들과 수시로 통화하며 특별교부세 지원 등 소래포구 어시장의 신속한 정상화를 위해 협조를 요청해 화재가 발생한지 약 하루 만에 특별교부세를 이끌어냈다.

박남춘 의원은 “국민안전처의 빠른 지원 결정으로 소래포구 어시장의 복구 작업이 탄력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며 “피해를 입은 어민들에 대한 다양한 지원이 조속히 이뤄지고 다시 영업을 시작할 수 있도록 관계기관 및 지자체와 지속적으로 협의해나가겠다”고 밝혔다.

저작권자 © 인천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