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이를 사랑하는 엄마들의 모임, '근본적 해결 위해 관련 법령 개정 필요"

▲ 사랑이를 사랑하는 엄마들의 모임은 4일 오전 11시 30분 인천지검 정문앞에서 집회를 열고 검찰의 엄정한 수사와 합당한 판결을 요구했다.ⓒ이연수 기자

[인천=이연수기자] 인천 초등생 살해 사건을 놓고 미성년자법 적용에 대한 논란이 일고 있다.

인천 초등생 살인 혐의를 받고 있는 김모 양(16)의 2차공판에 앞선 4일 오전 11시 30분 인천지법 정문 앞에서 집회를 연 사랑이를 사랑하는 엄마들의 모임에서 온 학부모들은 8살 어린 아이를 살해한 16세 소녀는 미성년자법 적용으로 최고 형량을 선고받아도 20년인데, 살해당해 살지 못하고 죽은 8세 아동의 권익은 어떤 법령으로 지켜줄 것인지를 사회에 되물었다.

사랑이가 다니던 학교에 5학년 자녀로 둔 박 모씨는 “100세 시대라고 보면 사랑이는 92년을 못 살고 갔다”며 “그런데 사랑이를 그렇게 만든 주범은 미성년자법 적용으로 최고형량 20년을 다 살고 나와도 40살이 안 된다”며 눈가에 맺힌 눈물을 닦아냈다.

그러면서 “사랑이 가족은 평범한 우리의 이웃이었고 너무도 큰 고통을 겪고 있다”며 “사랑이 가족이 겪는 고통이 내게 없으리란 보장이 없다”며 불안감을 호소했다.

함께 참여한 학부모 대표 전치영 씨는 “근본적인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기구를 창설할 계획이다”며 “인천평화복지연대와 인천여성회와 펀딩 등을 함께 논의해 학교 밖 청소년 문제와 아동권익에 대한 조례나 관령법령을 개정하기 위한 노력을 본격화할 계획이다”고 밝혔다.

이날 오후 2시부터 열리는 공판을 보기 위해 법정을 찾은 150여명의 시민들은 15명을 뽑는 방청권을 얻기 위해 오후 1시 10분에 법원 5층 대회의실에서 긴 줄을 서야 했다.

서구 경서동에서 온 김수은(37 여)씨는 “시민들은 대부분 미성년자법에 동의하지만 죄질에 따라 그 적용에 대한 논의가 필요하다”며 “아이를 키우는 입장에서 이처럼 끔찍한 범죄에도 미성년자법을 적용하는 것에 반대한다”고 밝혔다.

서울 동대문구에서 온 김이나(18 여)씨는 “김양이 지난번 공판에서 어떠한 감정 동요도 없이 차분한 얼굴로 판·검사 질문에 대답하는 모습을 보았다”면서 “형량을 더 낮추기 위해 치밀하게 계획하고 있는 느낌이 들었는데, 김양이  심신미약 등을 이유로 우발적 범행이라고 주장하고 있어 다시 와서 진실을 보고 싶었다”고 말했다.

경기도 김포에서 온 오주연(23 여)씨는 “미성년자이지만 이 사건의 잔혹성을 생각하면 미성년자법을 적용받는 것이 오히려 김양에게 좋지 않다는 생각이다”며 “오늘 공범 혐의로 재판을 받고 있는 박양의 증인심문이 있다고 해서 왔는데 방청권 당첨이 안돼 아쉽다”고 말했다.

검찰은 지난 25일 김 양이 박 양에 대해 증언한 내용을 토대로 기록과 증거자료 등을 확인중에 있어 공판계획 일부를 변경했다.

인천지법 형사15부(부장판사 허준서)심리로 열린 박 양의 1차 결심공판에서 증인 김 양은 박 양이 살인을 지시했다고 주장해 검찰은 박 양에 대해 살인교사죄 적용을 검토 중에 있다.

김 양은 현재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미성년자 약취 유인 후 살인 및 사체훼손 유기혐의로 구속기소 중이다.

이날 오후 2시에 열린 인천지법 형사15부(부장판사 허준서) 심리로 열린 김 양에 대한 2차 공판에서 재판부는 검찰측이 요청한 피해자인 8세 여아 어머니와 김 양을 감정유치한 심리전문가, 김 양이 있던 구치소 동료 수감자, 그리고 공범 박양 등 4명의 증인채택을 수락했다.

오는 12일 오후 2시 열리는 공판에서 증인으로 참석하는 피해아동의 어머니는 범행직전 피해아동의 행적을 증언할 예정이다. 그리고 김 양과 박 양에 대한 중벌 요구 등 엄중한 법적 처벌을 호소할 것으로 보인다.

2차 공판에서 김 양은 힘이 없어보였으나 침착해 보였다. 검찰측의 증인요청 등에 대해 변호사측이 반발하는 과정에서는 김 양은 변호사의 옷깃을 잡아끄는 등 차분한 모습으로 자신의 의견을 변호사에게 귓속말을 하기도 했다.

김 양의 변호사는 김양이 그동안 부인했던 피해아동 유인행위 등을 인정하며 “변호사로서 자괴감을 느낀다”면서 “변호사로써 미성년자 최고형량인 20년에서 더 낮출 수 있거나 하는, 즉 피고를 위해 해줄 것이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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