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관식 교장선생님과 진솔한 이야기

현재 대부분의 학교에서 진행되는 수업은 여전히 교사 주도의 일방적인 지식, 경험, 가치 전달 수업이 주를 이루고 있다. 

수업이 변하지 않는 원인은 여러 가지 복합적이지만 교사의 인식 부족이 크며, 교사의 변화를 지원하고 견인해야 할 제도적 뒷받침, 이를테면 평가제도, 대입 전형 방식, 그리고 사회 전반적인 시스템이 수업 변화를 억압하는 근본 요인이 되겠다.

이러한 현실에서도 교실수업 개선을 위하여 지혜를 모으고 노력하고 있는 영종중학교(교장 문관식)를 찾았다. 영종중학교는 현재 33학급 1,090명의 학생들이 다니고 있으며, 인천공항 등 영종도 개발 요인으로 학생수가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변화를 거듭하고 있는 영종중을 찾아 그 속내를 들여다보았다.

Q. 교장으로 부임 1년을 맞이하는 소회를 밝혀 주실 수 있는지요?
- 영종중의 속을 들여다보면 겉으로 보기보다도 더 좋은 학교라는 점에 늘 감동을 합니다. 우선 학생들의 인성이 좋고 실력이 뛰어나며, 지역공동체의 관심, 학부모님들의 협조가 두드러집니다. 특히 다소 먼 거리를 출퇴근하면서도 열심히 가르치는 선생님들이 활력 넘치고 우수하시죠. 이렇게 좋은 학교에서 근무한다는 점이 저에게 행운입니다.

Q. 교감으로 근무할 때와 다른 점은요?
 - 아무래도 교감은 운신의 제한을 더 받게 되죠. 반면에 교장은 아시다시피 학교 전체적인 ‘책임’이라는 무거운 짐이 있죠. 그러나 학교경영에 새로운 정책, 사업 등을 펼쳐서 학교 발전을 이룰 수 있는 보람도 크다고 할 수 있습니다.

Q. 스포츠 클럽대회(족구, 농구, 플로어볼) 우승의 비결은 ?
 - 글쎄요. 굳이 비결이라면 훌륭한 선수, 지도자의 자질, 재정적 지원이 아니겠습니까?
그런데 우리는 학생수가 많아서 선수 선발이 쉽고, 체육교사의 능력과 열정이 매우 뛰어납니다. 체육교사 다섯 분 모두 정열을 쏟아 지도하십니다. 또 가능한 한 재정적 지원을 하려고 노력합니다. 

Q. 기자가 영종을 찾은 가장 궁금한 것은 바로 <질문 노트>에 관한 것입니다. 질문노트를 만
    든 계기가 있는지요?

- G20정상회의(2010.9. 서울)에서 오바마 미국대통령이 개최국인 한국을 배려하는 차원에  서 한국 기자들에게 질문할 기회를 주었는데 결국 한 사람도 하지 않았습니다. 그 기회는 중국 기자에게 돌아갔습니다. 이 단편적인 장면으로도 우리는 참 부끄러웠습니다. 치열한 경쟁을 뚫고 입사한 우수한 기자들인데도------. 이 때 저도 충격을 많이 받았고, 학생들을 잘 가르치지 못한 책임을 공유했습니다.

영종중은 2017학년도 학력향상을 위하여 ‘배움을 즐기자, 앎을 나누자.’를 구호로 정하고 이를 위하여 질문이 살아 있는 교실, 질문노트 <물음표> 작성하기, 좋은 수업 분위기 만들기, 공신(공부의 신)노트 작성하여 함께 나누기 등을 중심으로 사업을 진행 중에 있습니다.
 
 ‘정답보다 더 중요한 것이 질문’이라고 합니다. 도로시 리즈(Dorothy Leeds)는 1) 질문을 하면 답이 나온다 2) 질문은 생각을 자극한다  3) 질문은 정보를 얻는다   4) 질문을 하면 통제가 된다  5) 질문은 마음을 열게 한다  6) 질문을 귀를 기울이게 한다  7) 질문에 답하면 스스로 설득이 된다고 말합니다.
 무엇보다 수업 장면에서 ‘질문 ⇀ 생각 ⇀ 배움 ⇀ 익힘’의 과정이 잘 훈련된다면 얼마나 좋겠습니까? 그래서 <질문 노트>를 제작해서 학생들에게 나누어 주고 수업 중 생각나는 질문들, 실제 선생님께 했던 질문들, 친구에게 물었던 내용 등을 누가 기록해 보자는 것이었죠.
 질문노트를 갖는다는 것, 그 자체가 학생 및 선생님들께 질문에 대한 ‘동기 부여’가 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2017년은 학교 전체가 ‘질문’을 마음에 새기도록 분위기를 만들어 활성화시키고자 지난 해부터 준비를 해 왔습니다.
 선생님들은 ‘질문 마인드’를 고취하기 위하여 ‘전문적 학습공동체’를 조직하여 연수를 하고 있으며, 교장 교감은 ‘관리자학습공동체’에서 질문 동아리 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게시판을 활용하여 질문구호를 붙이고, 질문노트 작성 우수학생 19명 및 학년별 우수학급에 대하여 시상하였습니다.

Q. 앞으로 바라는 것은?
- ‘창의력의 핵심 요소 중 하나는 호기심이며, 호기심이 외부로 표출되는 방식이 질문’이라고 합니다. 사소한 질문도 소중하게 여기며 수업이 진행되는 학교상을 만들어 보는 것이 저의 중요한 목표 중의 하나입니다. 이스라엘의 하브루타처럼 가정, 학교가 모두 질문, 토의, 토론 문화가 배경이 되어야만 바람직한 질문 학습이 이루어질 것인데, 그런 면에서 우리는 아쉬움이 많습니다. 그러나 주어진 환경에서 노력하는 것도 매우 값진 것이라고 여깁니다. ‘질문이 살아있는 수업’ 참 설레는 말이죠?
 그리고 해외 학교와 교류를 더 늘려서 많은 학생들이 다양한 교류를 체험하도록 할 생각입니다. 현재는 상호방문 교류 대만 2개교, 말레이시아 1개교와 진행 중입니다.

Q. 교직을 평소 어떻게 생각하고 계시나요?
- ‘세상의 하고 많은 일 가운데 교사의 임무를 택하는 지혜를 주셔서 감사하다.’는 시구가 있습니다. 한 학생의 인격이 형성되어 가는 데 도움을 주는 일에 보람을 느끼며 분에 넘치는 삶을 살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런 면에서 교직은 성스러우면서도 전문적이어야 하고 노동의 고통을 감내하라는 요구를 받는다고 봅니다. ‘성직, 전문직, 노동직’의 종합이라고 하겠습니다.

Q. 교직경력은요?
 - 저는 고등학교에서 18년, 중학교에서 6년, 교감 7년을 합하면 대략 33년쯤 됩니다. 시대적 소명, 흐름에 늘 깨어 있어서 경청하고 소통하며 활력을 불어 넣은 역할을 다하고자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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