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김창곤 전국민주노총 인천지부 본부장

[인천=이연수기자] 일제강점기 강제징용노동자상이 이달 12일 인천 부평공원에서 제막된다. 

최근 영화 '군함도'가 개봉되면서 일제강점기 강제징용노동자 문제가 위안부 문제와 함께  전국민적 이슈로 부각되고 있는 가운데 전국에서 가장 먼저 제막되는 강제징용노동자상은 특히 그 의미가 남다르다.

인천지역 강제징용노동자상 건립 추진위 발족을 제안하고 추진해온 김창곤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 인천지역본부장을  만나기 위해 7일 오후 부평에 있는 민주노총인천본부를 찾았다.

다음은 김 본부장과의 일문일답이다.

-오는 12일 제막하는 인천강제징용노동자상 건립을 제안하고 주도했는데, 그 계기는.

▲작년에 '평화의 소녀상' 건립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강제징용상을 함께  건립하자는 제안을 했던 것이 시작이었다. 

실질적 계기는 지난해 8월24일 일본에 강제징용노동자상을 건립할  때 다녀온 일본 징용현장에서 일본인들이 오히려 우리 강제노동자들에 대한 위령제를 지내는 것을 보고나서다. 충격과 함께  죄책감을 느꼈다. 그 때 어렵겠지만 민노총 내부적으로라도 시작을 해보자는 생각을 하게 됐다. 

세상을 변하게 하자는 것이 노동운동인데 지난 역사를 돌아보고 반성하고 제고하는 활동이 부족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런 생각으로 먼저 인천지역 징용사례부터 찾아보았다. 의외로 인천에 강제징용사례가 많았다. 일제의 조선병참기지화에 따라 인천에는 조병창을 중심으로 무기와 군수물자를 만드는 군수공장만 100여개가 넘었다. 

이런 문제를 시민사회단체에 제안을 하게 됐고 함께  강제징용노동자상을 건립하기 위한 1억원 모금운동에 돌입하게 됐다. 

-지난 2월 1일 인천강제징용조동자상 건립 추진위원회 발족식 이후  모금과정과 건립의의를 듣고 싶다.

▲1억원은 큰돈이다. 사실 참 많이 힘들었다. 민주노총이  제안했고, 그에따른 부담감이 솔직히 무거웠다. 그래서 조합원들에게 3종 양말세트를 팔기시작했다. 조합원들을 설득하면서 양말세트 1만켤레를 팔아서 5천만원을 모으고, 필요성을 설득하는 과정에서  개별적으로 3만원, 5만원씩 지원해주는 노동자들의 도움도 참으로 컸다. 그렇게  5~6개월 사이에 1억2천만원이 모였다. 시민사회단체와 함께, 짧은 시간에 응집력 있게 진행된 획기적인 사건이랄 수 있다. 

마침내 12일 시민들과 함께 평화축제로써 징용노동자상 설립 추진 의미를 시민들에게 알리고 축제화할 수 있게 됐다. 인천이 전국 처음이다. 의의가 깊고 크다.

인천시에서도 도움을 많이 줘서 부평공원 소녀상 옆에 세울수 있게 됐다. 이로써 일제강점기 강제징용 피해 노동자들의 인권유린 실태를 알리고, 피해자들의 명예를 회복하는 등 일제에 의한 강제징용 역사를 청산해 자라나는 이 땅의 아이들에게 교육적인 역할도 할 수 있으리라 기대하고 있다.

또 부평공원은 강제동원의 상징적인 곳인 일본 육군 조병창(현 미군기지)을 마주보고 있는 곳으로 특히 그 의의가 더 크다고 본다.

 - 인천 성모 ·국제성모병원 정상화를 위한 인천시민대책위가 오늘 오전에 인천성모병원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사태해결 촉구에 나섰는데.  

▲법원은 염수정 추기경의 5억5천1백만원 손해배상 소송을 기각했다. 당연한 판결이다.

성모병원은 카톨릭재단으로써 양심을 갖고 대화에 응하고 사태를 해결하려는 노력을 해야한다. 인천교구와 카톨릭 종교단체로써 일말의 양심이 있다면 인천교구에서든 인천성모병원 원장이든 책임감 있게 나서서 대화에 나서야 한다.

경영을 간섭하겠다는 것도 아니고 윤리위원회 만들어 재발방지하고 해고된 홍명옥 전 인천성모병원 지부장 복직, 대한민국 노동법에  따른 노동조합 인정 요구인데 이토록  철저하게 외면하는 이유를 모르겠다. 

성모병원만 사태의 심각성을 모르는 것 같아 안타깝다. 

-최근 한국지엠의 철수 문제가 도마에 올랐다. 한국지엠 노조원으로서 이 문제를 어떻게 보고 있나.

▲경영자측은 철수하지 않는다는 입장을 내놓고 있지만 생각보다 문제가 심각하다. 현재 창원과 군산 그리고 부평에 있는 공장 가동률이 좋지 않다. 군산의 경우 공장 가동률이 20%정도이다. 

글로벌 전체에서 보면 구조조정기라고 보고 있다. 수익구조 개편 구조조정기이다. 축소되거나 최악의 경우 철수해야 한다. 철수를 하지 않는다면 경영진은 공장 가동률을 높일 수 있는 실질적 대책을 내놓아야 하는데 현재까지 제시하지 못하고 있다. 

공장에 대한 장기발전전망 요구에도 만족할 만한 확답이 없어 최근 교섭을 결렬시켰다. 지엠문제는 공장 안의 문제가 아니다. 협력업체만도  전국적으로 3,40만명 근무자가 지엠을 바라보고 있으며 거기에 딸린 식구까지 계산하면 100만여명 생존이 달린 문제다. 현재 이를 여론화 하기 위해 준비중에 있다.

인천지역에서 끊임없이 발생하고 있는 노동쟁의의 중심에 있는 김 본부장은 인터뷰 내내 담담한 눈빛이었고 차분하고 크지 않은 목소리를 유지했다. 수많은 갈등이 끓고 있는 크고 작은 노사현장에서 단련된 내공일 터였다. 인천공항공사 정규직화 문제와 동광기연, 만도헬라 등  김 본부장은 긍정적이고 희망적인 투쟁으로 내다보고 있었다.  그것 또한 그의 내공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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