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고법 제3형사부, 추징금 4억2천만 원 등 4명 모두 유죄

이청연 인천시 교육감이 징역 6년에 벌금 3억 추징금 4억2천만원을 선고 받았다.

8일 오전 10시 서울법원종합청사 서관 제303호 법정에서 열린 이청연 교육감 항소심 선고공판에서 제3형사부(재판장 조영철)는 이같이 결정했다.

박모 전 인천시교육청 행정관리국장은 징역 3년에 벌금이 유예됐으며, 이 교육감 친구인 선거 사무장 이모씨는 징역 5년에 벌금이 유예 됐다.

뇌물을 준 건설업체 이사 이모씨는 징역 2년을 선고 받았다.

재판부는 "이번 사건은 4억원의 빚을 남긴 불법타락선거에서 비롯됐다"며 "지난번  아깝게 졌는데 돈을 써서라도 당선되고자 했던 유혹이  결국은 선거빚을 낳았고 자신은 물론 측근까지 파멸시켰으며 인천교육까지 빛을 잃고 표류하게 만든 점에서 죄가 무겁다"고 판단했다.

그러면서 "성찰과 반성 없이 측근에게 책임을 떠넘기려 한 책임 회피에 대해서도 엄한 판결이 불가피하다는 재판부의 입장은 변함이 없다"고 강조했다.

재판부는 "나이가 많은 점과 과거에 교육을 위해 헌신했던 점을 참작하는 등 종합적 고려해  형량을 원심보다 낮춰 선고했다"고 밝혔다.

특히 이 교육감의 친구인 이모 선거 사무장이 이번 사건의 중심에 있었다.

재판부는 이모 선거 사무장에 대해  "박 전 국장을 끌어들이고, 이 교육감 대신 모든일과 또다른 범행까지 모의한 점에서 죄질이 무겁다"며 "다만 친구인 이 교육감을 돕겠다는 것이었고 사건실체를 소상히 밝히고 성찰했으며 개인적 이득이 없었던 것으로 조사돼 벌금은 유예한다"고 선고했다.

박 전 국장에 대해서는 뇌물수수 범행을 직무를 대상으로 한점과 성실하게 공직에 임하고 있는 공무원에 대한 사회적 신뢰를 손상한 점에서 죄가 무겁지만 역시 개인적 이득을 취한 것이 없다는 점에서 공조범에서 방조범으로 죄목을 변경하고 벌금형 선고는 유예했다.

이 이사에 대해서는 3억원을 전달하고 그 이익을 향유하려고 했고 녹음을 한 점에서 미뤄 뇌물수수자보다는 공여자 공동 정범으로 볼 수 있다고 판결했다.

재판부는 박 전 국장이 뇌물을 주고 받은 사실을 몰랐다는 주장에 대해서는  "녹취파일에 의하면 이러한 상황이 닥칠 것을 미리 염려해 이 교육감 친구인 이 씨가 급해서 빌린 것으로 하자고 말맞추기를 하는 등 이미 알고 있었다"고 밝혔다.

또 박 전 국장 회유와 협박에 의한 것으로 진술을 번복했던 점도 법원은 이 교육감 공모여부에 대해서는 증거가 이미 공모사실을 충분히 인정하므로 회유와 협박이 아닌 것으로 판단했다는 점도 분명히 했다. 

재판부는 이 교육감의 빌린 돈 주장에 대해서는 "이 교육감이 3억이란 돈을 누구에게 언제 어떻게 갚을지 전혀 궁금해 하거나 그에 대한 말이나 출처 등에 대한 언급을 안했다는 점"을  지적했다.

항소심 선고 이후  7일이내 대법원에 상고가 가능하다.

이날 항소심 선고가 열린 303호 법정에는 선고가 시작되기전부터 인천시교육청 공무원과 시민 등으로 자리를 모두 채웠다.

이 교육감은 단정하게 이발한 반백의 머리를 하고 연한 황토색 수의를 입은 모습으로 비교적 담담한 표정으로 재판에 임했다.

재판장이 선고에 앞서 유죄 판단 사유와 죄질의 무거움을 설명하는 동안 이 교육감은 눈을 내리깔고 담담한 표정을 유지했다. 미리 중형선고를 예상한 듯 보였다.

이 교육감과 함께 자리에 선 3명도 재판부의 선고에 크게 이견이 없는 것처럼 담담하게 받아들이는 표정이었고 선고가 끝나자 조용히 차례대로 재판장을 나갔다.

선고는 45분만에 끝났으며, 방청객들 역시 탄식 한 마디 없이 조용히 법정을 빠져나갔다.

이 교육감은 인천 남동구에 있는 M학원의 신축 이전 시공권을 주는 대가로 건설사 관계자에게 3억 원을 받은 혐의로 1심에서 징역 8년에 벌금 3억 원, 추징금 4억2천만 원을 선고받고 법정 구속됐다.

한편 참교육학부모회 인천지부는 이날 오후 논평을 내고 "인천시교육청은 다시는 인천 교육수장이 교육비리로 사법처리를 받아 구속 수감되는 일이 없도록, 또 전국 교육청 평가 청렴도 ‘꼴찌’라는 오명에서 벗어날 수 있도록 뼈를 깍는 각오로 노력해야 한다"며 "보다 근본적인 부패방지 및 교육비리근절 대책을 세워야 한다"고 못 박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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