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도 무사히

2025-07-14     편집부
강양규 넥스트 주식회사 대표이사. 인천뉴스

덥다더니 정말 덥다. 만나는 사람들마다 더워 죽겠다는 말이 입에 달린다.

각 지자체에서 제공하는 물놀이장 개장에 맞춰 더위를 즐겁게 보내고자 하는 생각들이 이어지고 있다.

지난달 27일 서울 뚝섬한강공원 야외수영장에서 20개월 아이가 숨지는 안타까운 사건이 발생했다. 어린이는 보호자 없이 출입할 수 없다는 규정도 있었다.

물 교체를 위해 출입이 통제되는 시간이었고, 부모도, 신속한 심폐소생술을 실시한 간호사도 있었다.

경찰은 서울시와 수영장 운영 업체 관계자들을 상대로 과실 여부에 대한 수사를 진행한다고 한다.

이번달 9일에는 다슬기를 잡으러 간 20대 남성 4명이 충남 금강 상류에서 실종됐다가 3시간 만에 숨진채 발견됐다.

평소에도 사고가 많아 수영이 금지된 곳이었고 금산군에서 배치한 안전요원도 있었다.

지난 6일 계양구에서는 병방동 맨홀에서 작업하던 인부가 사망한 사고가 있었다. 인천환경공단이 발주한 공공용역이었고, 하청에 재하청을 맡아 진행한 용역이었다.

문미혜 계양구 의원은 "반복된 하청속에 실질적 관리 감독은 사라지고 책임은 외주화 됐다, 현장에서는 밀폐공간 작업임에도 불구하고 유해가스 농도 측정, 환기, 보호구 같은 기본적인 안전조차 진켜지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이쯤되면 대문 밖을 나서는 모든이들에게 ‘오늘도 무사히’를 간절히 바랄 수 밖에 없다. 이 모든 불행이 나에게, 우리 가족에게 만은 아니기를.

뉴스가 전해질 때마다 철저한 수사를 통해 책임자를 찾아내고 재발 방지 대책을 마련하겠다고 한다.

95년 발생한 삼품백화점 붕괴 참사로 502명이 사망하고, 937명이 부상, 6명이 실종됐다. 사고 이후 유사한 부실 건물 사례가 알려졌고 모든 건물에서 안전평가가 있었다.

여러 건축물, 구조물이 철거된 후 다시 만들어졌다. 시특법(시설물의 안전 및 유지관리에 관한 특별법)이 제정되고 건축법도 개정됐다. 안전에 대한 재발 방지 대책이 마련됐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2008년 나산백화점 철거 중 붕괴, 2014년 경주 마우나리조트 붕괴, 2019년 잠원동 철거 중 붕괴, 2021년 광주 학산빌딩 철거 중 붕괴, 2022년 광주 화정동 아이파크 붕괴, 2023년 인천 검단 자이 지하주차장 붕괴까지 어이없는 뉴스는 30년간 계속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안전을 외면한 발주자 중심의 관행, 도급제도, 정부의 미흡한 안전감독, 불법 하도급, 공기 단축을 강요하는 현장 분위기 등이 문제라고 지적한다.

매번 대책을 마련한다던 관계 당국의 최종 결론은 인재(人災)라 한다.

일부는 맞고 일부는 틀리다.

전문가들이 머리를 맞대고 만든 대책을 철저히 이행하고 관리 감독하면 된다.

절차를 건너뛴 결과가 얼마나 무서운지 알려줄 강력한 처벌도 필요하다.

개발도산국시절 강요당했던 ‘속도’를 ‘안전’으로 대체하면 된다.

안전에 대해서는 AI 등 첨단장비의 도입도 적극 검토해야 한다. 화재나 수상안전에 관한 AI 안전관리 시스템이 개발돼 있으나 비용문제로 도입이 미뤄지고 있다.

위험에 둔감해지거나 익숙해져서 위험하다는 생각이나 의식을 못하는 안전불감증이 선진국이라는 대한민국에 아직도 만연해 있다.

위험 감수성을 높여야 한다. 익숙함으로 감당했던 행동들을 새롭게 봐야한다. 나뿐 아니라 우리 중 누군가가 위험할 수도 있다는 안전과민증이 필요하다.

즐거운 시간을 보내려 나간 아이들은 행복한 시간을, 일하러 간 사람은 보람된 하루를 가족들과 따듯한 저녁으로 나눠야 한다.

제발 오늘도 무사히를 두손모아 간절히 염원하는 일은 더 이상 없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