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주민과 함께 땀 흘린 현장에서 본 ‘재난 대응의 진정성’
최근 인천 서구를 덮친 집중호우는 수많은 주민들에게 큰 상처를 남겼다.
이달 13일부터 쏟아진 폭우로 인해 강남시장, 정서진 중앙시장, 석남동, 가정동, 가좌동 일대 주택과 상가가 물에 잠기고, 도로와 교통시설이 파손되는 등 피해 신고가 750여 건에 달했다.
갑작스러운 침수로 바닥이 낮은 집에 살던 주민들은 눈앞에서 물이 밀려 들어오는 아찔한 상황을 겪을 수밖에 없었다.
그러나 그 현장에는 절망만 있지 않았다. 서구청을 비롯해 소방과 군, 지역사회 자원봉사자들이 발 빠르게 대응하며 ‘복구’라는 희망을 만들고 있었다.
특히 강범석 서구청장은 피해 현장을 하루도 빼놓지 않고 찾으며 주민들과 함께 구슬땀을 흘렸다.
단순히 지휘하는 데 그치지 않고, 젖은 가구를 옮기고 흙탕물에 뒤범벅된 집안을 직접 청소하는 그의 모습은 주민들에게 큰 위로가 되었다.
지난 17일, 석남3동 빌라 단지에서 열린 복구 현장에는 서구체육회와 여러 단체 회원들이 함께했다.
모두가 하나 되어 무거운 짐을 나르고, 쓰레기를 정리하며, 다시 일상을 되찾기 위한 작은 발걸음을 내딛었다.
이 과정에서 확인할 수 있었던 것은 ‘행정의 힘’만이 아니라, 이웃을 향한 공동체 정신이었다.
서로가 서로를 돕는 따뜻한 손길이 있었기에 절망적인 재난의 흔적은 조금씩 지워지고 있었다.
이번 사태를 통해 우리가 반드시 되새겨야 할 교훈이 있다.
첫째, 재난 대응은 속도다. 초기의 신속한 대응이 피해 확산을 막고 주민들에게 희망을 줄 수 있다. 서구청이 발 빠르게 유관기관과 협력해 현장에 인력을 투입한 것은 바람직한 사례다.
둘째, 행정은 현장에 있어야 한다. 재난은 보고서나 회의실이 아닌 피해 주민들의 집 앞 골목길에서 해결되어야 한다. 강범석 청장의 현장 중심 리더십은 바로 그런 점에서 높이 평가할 만하다.
셋째, 재발 방지를 위한 체계적 대책 마련이 뒤따라야 한다. 이번 피해는 단순히 기록적인 강우량 때문만은 아니다. 배수시설 관리와 주거환경 취약 지역에 대한 사전 점검이 부족했던 것도 원인 중 하나다.
서구는 이미 침수 피해 주민들에게 응급복구와 재난지원금 지원을 최우선 과제로 삼고 있다.
동시에 배수시설 전반을 재점검하고 개선책을 마련해 다시는 같은 피해가 반복되지 않도록 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이러한 후속 조치는 단순한 복구를 넘어 ‘안전한 도시’로 거듭나기 위한 중요한 출발점이 될 것이다.
재난은 언제든 찾아올 수 있다. 하지만 그 재난을 대하는 자세에 따라 피해의 크기와 회복의 속도는 달라진다. 이번 인천 서구의 사례는 행정과 주민, 그리고 지역사회가 함께 땀 흘리며 위기를 극복하는 모범을 보여주었다.
앞으로도 이런 현장 중심의 진정성 있는 대응이 이어진다면, 서구는 재난을 두려워하지 않는 더 강한 공동체로 성장할 수 있을 것이다. /=이시현 한국관광문화예술협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