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영종도 준설토투기장, 멸종위기 조류 수천 마리 확인...환경단체 "태양광 계획 재검토 촉구"

-알락꼬리마도요, 전 세계 개체수의 7분의 1 확인돼

2025-11-26     김종국 기자
영종도 제2준설토투기장 모습. 인천녹색연합 포토

인천뉴스 김종국 기자 ❚ 인천 영종도 제2준설토투기장에서 멸종위기 철새 수천 마리가 확인돼 장기적 보전 방안 마련이 시급한 것으로 나타났다.

인천녹색연합이 지난 9~10월 6차례에 걸쳐 시민과학자 10명과 영종도 제2준설토투기장 일대 조류 서식 현황을 조사한 결과, 알락꼬리마도요・저어새・노랑부리백로・검은머리물떼새・큰뒷부리도요・붉은어깨도요 등 법정보호종 12종을 포함해 총 51종을 확인했다.

하루 6천여 마리에서 1만 1천여 마리가 확인됐으며, 특히 알락꼬리마도요는 10월 10일 4천 2백 마리를 확인했다.

이는 전 세계 개체수 약 3만 마리의 7분의 1에 달하는 수이다.

준설토투기장은 배가 안전하게 드나들 수 있도록 바닥의 흙이나 모래를 퍼내는 준설 작업으로 인해 나온 흙을 쌓아둔 곳으로 비록 인공적 공간이지만, 영종지역 개발로 조류 서식지가 사라지면서 현재 준설토투기장이 중요한 조류 서식지로 기능하고 있음이 확인된 것이다.

준설토투기장은 썰물 때 드넓은 갯벌에 흩어져 있던 새들이 밀물 때 쉴 공간을 찾아 모이는 매우 중요한 곳이자 제방으로 둘러싸여 썰물 때도 물이 깊이 차지 않는 넓은 습지가 존재하므로 많은 수의 새가 안전하게 이용할 수 있다.

특히 얕은 물에서 걸어 다니는 새(섭금류)에게는 이러한 휴식처가 필수적이다.

이번 조사 결과 준설토투기장에서 발견된 새들 중 섭금류가 주를 이뤘다.

논과 염전을 포함한 내륙의 배후습지가 매립과 도시개발로 인해 대부분 사라져 갈 곳 잃은 새들이 준설토투기장을 찾는 것이다.

이기섭 한국물새네트워크 대표는 “준설토투기장은 본 2개월 조사시기 외에도 연중  많은 물새들과 멸종위기 조류가 찾는 곳이다, 알락꼬리마도요의 국내 최대 도래지이자 수많은 도요, 물떼새의 영종도 북단과 강화남단 내 거의 유일한 만조 휴식지"라며 "저어새에게 이곳은 투기장 매립 이전에도 핵심 서식지였으며 번식지가 주변에 있어 더욱 중요해졌다, 검은머리갈매기, 쇠제비갈매기 등이 집단번식하는 장소이기도 하다, 현재 인천시 전 해안 중에서 가장 다양하고 많은 물새들이 찾는 핵심지역이기도 하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인천항만공사의 준설토투기장 내 대규모 수상 태양광 설비 계획과 해양수산부의 항만재개발 사업 추진 가능성으로 앞으로 조류 서식지로의 기능이 상실될 수 있다.

인천항만공사는 지난 8월 준설토투기장에 대규모 수상 태양광 설비를 건설할 계획을 밝혔다.

준설토투기장 내 약 10만 m2 면적에 10 MW 용량의 태양광 발전 설비를 설치하는 계획으로 올해까지 타당성 검토, 내년까지 인허가 절차 및 건설 진행을 마치고, 내후년에 운영을 시작한다는 계획이다.

태양광 발전 확대는 에너지 전환을 위해 필요하지만 수천 마리의 멸종위기 조류가 서식하는 준설토투기장은 적합한 입지가 될 수 없다는 게 환경단체의 의견이다.

인천녹색연합 관계자는 "준설토투기장에 수상태양광을 건설하는 것이 특히 문제가 되는 것은 이곳에 수천 마리의 멸종위기 철새가 서식하기 때문"이라며 "온실가스 감축만큼이나 생물다양성 보전은 중요한 과제로 인천항만공사는 생물다양성을 위협하는 준설토투기장 내 수상태양광이 아니라 다른 유휴부지를 적극 발굴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했다.

단체는 인천항만공사가 수상 태양광 사업 계획을 전면 재검토하고, 항만 내에 다른 부지를 적극 발굴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또 해양수산부는 준설토투기장을 조류 서식지로 보전하는 방침을 수립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준설토 투기가 마무리된 이후 제1준설토투기장과 같이 도시개발을 추진할 것이 아니라, 멸종위기 조류들이 장기적으로 계속 서식할 수 있도록 하는 항구적인 보전 방안을 마련하는 것이 필요하다는 제언이다.

이기섭 한국물새네트워크 대표는 “준설토투기장은 기존 습지를 파괴하고 만든 곳이기에 반드시 북측지역만이라도 습지로 유지해 새들의 서식지로 보전하려는 노력이 필요할 것"이라며 "해외의 여러 우수 사례 지역처럼 매립의 보상으로 습지공원으로 조성함도 좋을 것이다, 향후 시설 개발로 이어질 경우 유일한 휴식지가 사라지고 주변에 보전된 갯벌마저 점차 훼손하는 결과를 초래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인천녹색연합 자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