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가스를 먹으며 돈가스 같은 연애를 생각한다 돈가스를 먹으며튀김가루에 뒤덮여 노릇노릇 튀겨진 돈의 살을 먹으며 돈의 울음을 먹으며 돈의 낄낄거림을 먹으며 돈의 비명을 먹으며 어딘가에 밤마다 교교히 달빛 내릴 이승에서아아, 돈가스를 먹으며-리토피아 44호에서 이경림1989년 ≪문학과 비평≫으로 등단. 시집 '토씨찾기', '상자들' 등, 시산문집 '나
서검도 논둑길에 천 년의 눈꽃이 피었다. 한겨울 꽁꽁 얼었던 얼음장이 깨어지고 뒤엉켜 바다로 흘러든다. 밀고 밀리며 떠내려 온 얼음이 섬 둘레를 가득 메운다. 어디에서 흘러온 얼음인지 알 수가 없다. 겨울의 전장은 섬을 건너 건너 또 건너에서 벌어졌을 것이다. 바다가 온통 폐허다. 외줄에 묶여 있는 여객선은 얼음 위에 마냥 앉아 있다. 육지로 향하는 발들이
삿갓팬션 워낙 외진 곳이라 설명 드려도 찾기가 좀 힘들 텐데요.자동차로 한참을 올라오시다가 좌측 길로 꺾어 들어오시면,버섯마을 어귀에 눈이 부리부리한 벅수머리가 서 있고요.거기서 마을 세 개를 더 지나 좌회전, 우회전, 우회전, 좌회전,좌회전해서 30미터쯤 가면 회양목 울타리가 빙 둘러쳐진 집입니다.앞마당에는 돌로 메운 우물이 있고 뒷곁에는 묵정밭이 있습니
바람이 되려면·2 사람과 사람 사이를 돌면서유심히 살필 일이다.누구도 눈치 채지 못하게옷자락을 흔들어 보고머리카락을 살짝 스쳐 지나가 보고귓바퀴를 살살 간질이면서도내가 지나갔는지를 모르게 할 일이다. 내가 지나간 자리에사람들이 자기도 모르게 미소를 짓고도왜 갑자기 상쾌해 웃었는지 모르게 할 일이다.닫았던 옷깃을 열어젖히며왜 갑자기 시원한 느낌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