탁명환 작가의 미디어 '통제' 작품전

   
<2005 김철관기자>

광주민주화운동을 주제로 한 영상조형설치작품 전시회가 눈길을 끌고 있다. 8일부터 전주시 진북동 ‘우진문화공간’에서 열리고 있는 탁영환 작가의 미디어‘통제(Under the Control)’전시회가 바로 그 것.

탁 작가의 이번 작품전은 미디어에 의한 통제, 즉 닫힌 미디어이든 열린 미디어이든 소통에 있어 통제가 작용한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특히 80년 군부 독재시절에 자행됐던 광주민주화운동(5.18 민주화운동) 시절 군부 독재 권력자에 의한 닫힌 미디어시대는 정보의 편협성이 그대로 대중들에게 소통돼 여론의 왜곡을 가져왔다고 이 작품을 통해 말하고 있다.

탁영환 작가는 2000년 일본 유학시절 우연히 80년 광주민주화운동을 취재한 일본기자를 만나 자신도 모르는 새로운 5.18민주화운동에 대한 사실을 알게 됐고, 군사독재시절의 닫힌 미디어가 바로 이런 상황을 연출하게 됐다는 것을 깨달았다고 작품 전시 배경을 설명했다.

“매스미디어란 여러 사람에게 제대로 된 정보를 공유한 열린 공간이다. 일반 대중을 효과적으로 통제하는데 과거 권력자들이 사용했던 닫힌 미디어로의 통제의 대표적인 예가 광주민주화운동이다.” 그의 작품전을 미디어에 의한 통제로 컨셉을 잡은 이유를 짐작하게 한 대목이다.

그는 현재 열린 미디어시대에도 권력에 의한 통제는 사라졌지만 여전히 사생활 침해 등의 통제가 작용하고 있다는 점도 작품을 통해 전하고 있다.

“현재 국가권력에 의한 미디어통제는 사라졌다. 하지만 다른 의미의 통제가 작용하고 있다. 인터넷 등 열린 미디어시대 ‘개똥녀 사건’처럼 조그만 실수가 엄청난 사건으로 비화되는 등 사생활을 침해하고 있다. 미디어가 또 다른 통제로 작용하고 있다는 반증이다.”

이번 영상설치 작품전은 미디어의 닫힘과 열림에 관계없이 미디어는 여전히 대중들의 통제 수단으로 작용하는 있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탁 작가는 “2005년 현재도 국가권력자에 의한 미디어통제는 사라졌지만 새로운 미디어의 통제가 시작됐다. 여과 없이 노출된 개인의 사생활, 누군가가 어디에서나 개인을 도청하며 주시하고 있을지도 모르는 새로운 형태의 통제는 이미 시작됐다. 그리고 한층 더 교묘해지고 영악한 방법으로 현재 진행되고 있다”고 말했다.

특히 이번 작품을 통해 현재의 진행형인 유무형의 미디어의 대중통제, 과연 비상구는 있는가에 대한 작가의 고민을 엿볼 수 있다.

영상설치 작품전은 65평의 공간에 영상(화상) 및 영상과 밀접한 관련이 있는 조형설치물을 한곳에 모아 ‘미디어 통제’라는 이미지를 마음껏 보여주고 있다.

이번 작품전은 그동안 탁 작가가 연구를 계속 진행했던 테마인 ‘닫힌 미디어와 열린 미디어’ 연작 중의 한 작품이다. 한국에서의 첫 번째 영상설치작품전인 ‘통제’는 8일부터 오는 14일까지 전시된다.

탁영환 작가는 일본 무사시노 미술대학 대학원 영상연구과 수료했다. 현재 한국기초조형학회 정회원과 한국 애니메이션 예술인협회 회원으로 활동하고 있고 배재대에 출강해 애니메이션을 가르치고 있다.

 

 

ㅁ김철관기자는 <인천뉴스> 미디어 전문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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