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일 오후 은퇴 무용수 재취업 묘안 찾기 토론회

   
40대 은퇴 무용수 구제책 토론회<2005 김철관기자>

한참 일할 나이 40대면 숙명적으로 은퇴를 맞아야 하는 직업이 무용수다. 다른 직업을 가진 사람들이 나름대로 열심히 살아가야 할 시기에 무용수는 무대를 떠나 은퇴를 한다.

영국, 미국, 캐나다, 네덜란드 등 서구 유럽 무용계에서는 이미 지난 70~80년대부터 '무용수들의 직업전환상담센터'를 개설해 직업을 알선하고 있다. 직업전환에 대한 국제적인 인식이 확산되고 있다는 증거다.

하지만 우리나라는 전무하다. 왜 무용수의 직업전환이 필요한가에 대해서 두말할 필요가 없다. 무용활동이 탄탄해지면서 무용수가 우리 문화에 끼친 영향도 많다. 직업전환에 대한 지원이 부족하다는 것은 무용수 개인에게도 중요한 도전에 직면한 것이며 사회적 측면에서도 인력자본의 낭비를 가져온 결과가 될 수 있다.

지난 29일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 20층 국제회의장에서는 국립발레단, 유니버설발레단, 서울발레시어터 공동 주최로 '직업무용수, 은퇴 이후 무엇을할 수 있는가'란 주제로 세미나가 개최됐다.

네덜란드 무용수 재교육프로그램 상임이사인 폴 블렁크허스트 국제직업무용수 직업전환 연합기구(IOTPD) 회장은 무용가의 숙명같은 현실에 대한 세계적인 상황'이란 발제를 통해 직업전환센터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그는 "네덜란드의 새 직업을 위한 무용수 재교육 프로그램은 거의 20년간 운영하는 동안 상담과 지원금으로 많은 무용수를 성공적으로 도움을 줬다"며 " 이제 지원금이 없을 때보다 무용수들이 더 빠르고 쉽게 적응하기 쉬운 새 직업을 선택하고, 새 교육을 받아 새로운 곳에 취직을 하게 된다"고 밝혔다.

그는 무용수들의 직업전환 지원이 필요한 이유를 ▲시민들의 문화생활을 향유할 수 있도록 기여한점에 대한 보상 ▲사회속 무용수들의 위상을 찾기 위해 ▲무용수에 새로운 전망을 주기위해 ▲체계적이고 탄탄한 무용예술을 유지하기 위해 ▲무용수를 위한 투자는 곧 사회전체를 위한 투자 등을 들었다.

   
40대 은퇴한 무용수 구제책 토론회 <2005 김철관기자>
'캐나다센터 사례를 중심으로 각 나라 센터들의 노력'을 발제한 죠이스앤 씨디무스 캐나다 직업전환센터 소장은 각국의 전환센터 성공사례를 피력했다.

그는 "영국의 재교육센터는 가장 오랜된 32년의 역사를 갖고 있다"며 "이곳 직업개발기구는 폭넓은 전문가와 신뢰할 수 있느 재교육 프로그램들을 직업무용가들에게 제공하고 있다"고 밝혔다.

특히 "영국의 재교육센터는 개인상담, 경력지도, 학업조언, 워크숍 등 실질적이며, 심리학적면, 재정적인 측면의 전환 지원 프로그램을 지원하고 있다"며 "신진사업개시와 재교육에 대한 지원금을 적절한 직업무용수들이 수혜 할 수 있도록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국의 무용수의 직업전환이라는 화두에 대한 소고'를 발제한 김승현 문화일보 부장은 한국의 무용시장의 확대전략에 대해 언급했다.

그는 "무용수들의 직업전환을 위해 무용시장 확대가 가장 손쉬운 전략"이라며 "궁극적으로 무용시장이 열심히 공연을 해서 수익을 올리고, 은퇴한 무용수가 교육에 종사, 공연에 투입할 무용수를 키우는 재생산구조가 형성되는 것이 가장 이상적인 직업전환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무용수는 문화시대를 위한 소중한 인프라다'를 발제한 장선희 세종대 무용학과 교수는 퇴직 무용수센터 건립의 필요성을 역설했다.

그는 "개인적 여가시간을 포기하고 십 수년 넘게 춤만 춰온 무용수들에게 젊은 나이에 무대를 떠난다는 것은 심리적으로 사회적으로 적지 않은 충격"이라며 "이 같은 충격을감소하기 위해서는 실질적 도움을 주는 길은 무용과 연관된 일을 할 수 있도록 하는 사회적 배려가 필요하다"고 무용수센터 건립을 주장했다.

이날 백정희 한양대 무용과 교수, 이원국 이원국발레단 단장, 장광렬 한국춤정책연구소장, 장인주 무용이론가 등이 토론자로 참석해 열띤 토론을 벌였다.

이종호 연합뉴스 문화부국장의 사회로 진행된 토론회는 전 현직 무용수 및 관계자 500여명이 참석해 깊은 관심을 나타냈다.

 

 

 

ㅁ김철관기자는 <인천뉴스> 미디어 전문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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