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이윤호 민주노총 건설산업연맹 전국건설노동조합 경인건설지부 1 지대장

▲ 이윤호 경인건설지부 1 지대장이 1일 고용노동부 인천고용센터 앞 차도에서 열린 '2018 세계노동절 투쟁 일정 선포 결의대회'에 참석해 동료를 바라보며 활짝 웃고 있다. ⓒ이연수 기자

[인천뉴스=이연수기자] “우리나라 경제의 견인차 역할을 했던 대표적인 사업이 바로 건설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건설 현장의 복지시설은 나아진 것이 없습니다. 탈의실과 화장실 시설만이라도 제대로 되어있다면 장기실업이나 아르바이트 등으로 내몰린 청년세대들이 한번쯤은 관심을 가질만한데 말입니다.”

이윤호(56) 경인건설지부 1(인천 송도지역) 지대장이 2018년 세계노동절 투쟁에 참석해 ‘임금인상·노동기본권·안전한 현장 쟁취’ 결의대회에서 건설현장에 대해 설명하며 특히 강조한 말이다.

이 지대장은 2018년 송도지역 지대장으로 선출돼 남다른 리더십을 발휘하며 건설노동자들의 임금인상을 비롯해 안전과 복지 등을 위해 열정적인 활동을 이어오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는 35년 경력을 자랑하는 베테랑 목수이다.

그는 “건설현장의 가장 큰 문제는 안전이나 노동자의 복지 등은 뒷전이고 빠른 공정을 이유로 노동자를 몰아 부친다는 점이다”며 “1군(삼성,엘지 등 대기업)부터 협력업체에게 맡기는 구조를 바꾸어야 하고 특히 콘크리트 구조물이 아닌, 사람에게 투자하는 구조로 인식전환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대기업일수록 협력업체를 통해 전반적인 건설공정을 진행하기 때문에 노동자들에게 돌아가야 할 복지 및 임금이 중간단계에서 갈취되고 있는 구조부터 고쳐야 한다”고 덧붙였다.

그의 말에 의하면 건설현장 노동자들은 땡볕에, 또는 혹한에 노출된 채로 일을 해야 하지만 마땅히 쉴 공간이 없는 것은 물론이고 생리적인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화장실 시설조차 매우 열악해 젊은 친구들이 어쩌다 왔다가도 황급히 도망가기 일쑤라는 것이다.

또 거의 대부분이 외국인 노동자이다 보니 함바(건설현장에 마련되어 있는 식당) 음식이 한국인 입맛에 맞지 않는 경우가 많고 심지어 날씨변동으로 인해 식수(밥을 먹는 인원수) 변동이 생길 경우에는 마저 배급하지 못했던 음식을 다음날 먹어야 하는 경우도 비일비재하다.

이 지대장은 “현재 현장에서 일하는 노동자 평균 나이가 50대 후반에서 60대이다”며 “이들이 현역에서 물러나면 건설현장은 외국인 노동자 차지가 될 것이다”는 말로 우려감을 표명하기도 했다.

그는 이어 “목수로 35년째 일하고 있지만 아직도 배울 것이 참으로 많다”며 “근로시간·조건·임금·복지 등이 강화된다면 젊은 친구들도 배울 맛이 나고 그러다 보면 후에 건설현장의 주역으로 성장하지 않겠나”고 되물으며 씁쓸하게 웃었다

그러면서 “건설노동자의 임금인상, 고용안정, 근로시간 준수 다 중요하지만 더 중요한 것이 있다”며 “제일 중요한 것은 안전한 작업환경 조성이다”고 덧붙였다.

한편 근로자의 날인 1일 인천 남동구 구월동 고용노동부 인천고용센터 앞 차도에서 열린 ‘2018년 세계노동절 투쟁 선포 결의대회’에는 경인지역 건설노동자 1,000여 명이 참석했으며 인천종합문화예술회관 야외공연장까지 행진해 ‘세계노동절 인천대회’를 진행하고 인천시청 앞에서 행사를 모두 마쳤다.

1일 오후 12시 30분 고용노동부 인천고용센터 앞 차도에서 열린 '2018 세계노동절 투쟁 선포 결의대회'에 경인지역 건설노동자 1,000여명이 참석했다. ⓒ이연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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