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론광장 월례포럼, 기자 정확성 위해 확인 또 확인해야

   
<2005 김철관 기자>

“기자는 뉴스 속에서 자신의 세계관을 실천하는 사람이 돼야 한다. 과거 기자는 소수의 사회 엘리트로서 시민에게 현실을 규정해 제시한 존재였다. 하지만 새로운 언론 환경 속에서 시민들이 현실의 규정에 참여함으로써 기자는 더 이상 시민에 앞선 존재가 아니다. 기자들은 시민들과 나란히 서서 그들에게서 끊임없이 검증을 받는 존재로 바뀌었다.”

지난 11월 30일 오후 6시 30분 프레스센터 12층 언론재단 강의실에서 ‘포럼 언론광장’이 주최한 ‘뉴미디어시대에 기자란 누구인가?’ 11월 월례포럼에서 이원락 서울대 언론정보연구소 연구원은 ‘기자 어디로 갈 것인갗란 발제를 통해 이같이 주장했다.

이 연구원은 “결국 개인으로서의 기자는 과거에 비해 더 많은 노력을 기울이면서도 영향력과 사회적 지위는 낮아질 것으로 보인다”며 “이러한 현상은 젊은층의 기자 선호도가 갈수록 떨어지는 경향과도 연관된다”고 밝혔다.

이어 그는 “ 이런 현상에도 불구하고 기자는 앞으로도 현실 규정에 강력한 영향력을 발휘하는 의미 있고 매력적인 직업으로 존재할 것”이라고 강조 했다.

또 “기자는 사실(fact)의 정확성을 위해 확인하고 또 확인하는 자세가 필요하다”며 “뉴미디어 시대의 기자는 단순히 사실을 전달하는 것 이상의 역할을 요구받고 있다”고 밝혔다.

뉴미디어 시대 환경변화가 가져온 언론 활동의 변화로 ▲언론조직의 형성이 손쉬워졌다는 쥐시민들의 뉴스 생산이 손쉬워졌다는 점 ▲언론사의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수익을 내기 위해 더 많은 노력을 기울이게 됐다는 점 ▲일반 시민의 뉴스 생산이 가능해짐으로써 기자 사회의 외연이 모호해지고 기자 간의 연대가 약화됐다는 점 등을 들었다.

그는 “이런 환경변화로 인해 달라진 점은 이전 언론이 던진 뉴스가 곧 사회적 의제로서 통용됐던데 반해, 인터넷은 기존 언론이 던진 뉴스의 진실성, 의미에 대한 시민들의 평가의 장을 제공함으로써 뉴스를 사회적 의제로 만드는 힘을 시민에게 부여한 것”이라며 “이전 언론이 생산한 뉴스가 곧 사회적 의제인데 반해 인터넷의 등장으로 사회적 의제의 형성 과정이 한 단계가 추가돼, 언론이 생산한 뉴스와 사회적 의제의 형성을 시민이 매개하게 된 것”이라고 피력했다.

이어 그는 기자의 정체성을 강조하면서 “언론이 선전기관으로 전락하는 것을 막고 언론의 가치를 높이기 위해서는 뉴스에 접근하는 기자의 중심이 뚜렷하고 합리적이어야 한다”며 “기자는 방향이 어느 쪽이든 깊이 있고 명확한 세계관을 토대로 뉴스에 접근하는 것이 필요할 것”이라고 밝혔다.

토론에 나선 변상욱 CBS 대기자는 “최근 포털 등의 영향력으로 기자의 능력은 ‘특종’아닌 수용자의 반응인 ‘댓글’에 있는 것 같다”며 “이런 경향 때문에 기사를 쓸 때 수용자 반응을 염두에 두고 기사 작성에 들어가는 것이 또 다른 문제졈라고 지적했다. 그는 “이런 문제는 기자 자신이 해석하고 검증해서 질 높은 기사작성 보다는 ‘댓글’ 등 반응여하에 따라 회사의 평가가 달라지는 등 시장지향적 분위기로 기자의 영역이 줄어들고 있다”며 “기자와 경영진간 소통구조의 부재 등도 문제”라고 지적했다.

이어 정지환 <여의도통신> 대표기자는 일반적인 기자의 역할이란 측면보다는 80년대 운동권 세대로서 진보매체인 월간 <말> 기자, 그리고 회사를 떠나 ‘독립기자’ 생활, 그리고 현재 국회의원 의정활동을 전문으로 다루는 <여의도통신> 대표를 역임하면서 얻은 경험과 단상을 통해 기자의 역할을 조명했다.

정 대표는 “기자는 규범화 된 기사작성 보다는 개성적이고 자유로운 글쓰기, 기획력, 역사의식을 통해 하루만 지나면 구문이 되는 기사작성 보다는 역사의 기록물로 될 수 있는 기사 작성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김규원 <한겨레신문> 기자는 이른바 ‘종이신문’ 기자로서 자신의 정체성과 회사 조직원 또는 생활인으로서의 겪은 차이에서 오는 어려움을 호소했다.

김 기자는 “한겨레신문 기자의 역할이 ‘운동의 연장선상’으로 입사해서 보람도 있었지만 조직 또는 생활인으로서 고충도 있었다”며 “포털의 뉴스 장악력이 높은 시점에서 한겨레적 가치가 포털에서 구현 되지 않은 것, 회사 종이신문용 기사와 인터넷적 기사, 그리고 블로그 운영 등 기자에게 인터넷적 ‘마인드’를 요구하는 것은 무리”라며 회사의 논리에 기자의 정체성이 모호해지는 것을 지적했다.

특히 “경영진이 (한겨레만이 특성은 아니지만) 질 높은 심층기사를 요구하면서도 높은 조회수, 속보성, 다양하고 풍부함 등을 동시에 요구하는 정책을 강조한다”며 “이 같은 두 마리 토끼는 결과적으로 어느 쪽도 성공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이어 “김 기자는 기사 작성시 내외의 압력을 받지는 않지만, 한겨레의 어려운 사정을 생각하면 삼성관련 기사 같은 경우 회사 측 입장을 먼저 생각하게 되는 등 ‘자기검열’에 빠지기도 한다”고 밝히기도 했다.

지정 토론 이후 방청석에서 발언을 한 신학림 전국언론노조 위원장은 현재 우리 사회 대부분 기자가 광고 수주 등 광고에서 자유롭지 못한 점, 지상파 방송과 이른바 ‘부유한 조중동’에서 ‘8학군 기자’의 양산문제, 객관적인 보도의 허상과 편파적인 기자의 당(정)파성 문제 등을 지적하며 사실보도 중심의 ‘합리적 정파성’의 문제를 언급했다.

신 위원장은 “현재 ‘신문경영의 위기’는 신문 신뢰도의 위기와 함께 ‘신문경영이나 시장의 파괴’ 위기”라며 “기자 정체성의 문제보다는 시장의 위기라는 측면에서 봐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박인규 언론광장 총무의 사회로 진행된 이날 언론광장 11월 월례포럼은 지난 10월 28일 ‘뉴미디어시대 기자란 누구인갗란 주제와 같은 맥락에서 이어진 두 번째 포럼이다.

   
ㅁ김철관기자는 <인천뉴스> 미디어 전문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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