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일 오후 국익과 진실 보도 토론회

“황우석 교수에 대한 각종 매체의 보도시 흥미로운 것은 그의 작업에 너무나 쉽게, 매우 자발적으로 국익이라는 이름이 붙은 점이다. 매체 스스로 국익을 내세워 진실에 침묵하는 기이한 현상까지 벌어지고 있다. 국익에 의한 매체의 자발적인 자기검열 사태다.”

지난 1일 오후 2시 30분 한국프레스센터 19층 기자회견장에서 언론노조, 문화연대, PD연합회, 민언련이 공동 주최한 ‘국익과 진실보도, 언론의 바람직한 방향은 무엇인갗 토론회에서 '신화의 폭력, 사유의 구속'을 발제한 전규찬 한국예술종합학교 영상원 방송영상학과 교수의 주장이다.

전 교수는 “국익의 실체를 규명해야 할 실체가 ‘국익’의 이데올로기를 일방 홍보하는 담론기계로 변질될 수 있다”며 “방송과 신문이 지중한 사회 공론, 토론, 여론의 책무를 포기하지 않아야 한다”고 밝혔다.

그는 푸코의 말을 인용해 “언론자유, 자유언론이란 권력의 대해 진실이라는 이름으로 솔직하게 위험을 무릅쓰고 말할 수 있는 권리에 앞선 의무”라며 “자기 목숨을 내놓고 진실이라고 믿는 바를 발언할 수 있는 지적책무”라고 강조했다.

그는 “이런 잣대에서 PD수첩을 평가해야 한다”며 “신화를 넘어 진실을 추구할 의무가 황우석 박사와 PD수첩, 방송과 신문, 국가와 기업뿐만 아니라 우리 모두에게 있다”고 밝혔다.

마지막으로 전 교수는 “진실을 추구하고 진실을 말하고자 하는 자만이 보호받을 가치가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양문석 언론개혁시민연대 정책위원은 황우석 교수 관련된 보도 내용을 지난 11월 3일부터 30일까지 3개(조선, 중앙, 동아)신문과 3개(KBS ,MBC, SBS)방송보도 텍스트를 수집 분석한 ‘황우석 교수 관련 언론의 보도태도’의 문제점을 조목조목 꼬집었다.

양 정책위원은 결론적으로 “새튼 교수와의 결별원인에 대해 언론의 추측성 진단 보도가 남발됐다”며 “난자매매 윤리에 대한 이중적 태도를 보이기까지 했다”고 언론의 잘못된 보도행태를 지적했다.

먼저 새튼 교수와 결별 원인에 대해 <중앙일보>는 지난 14일 첫 보도이후 윤리적 문제 -> PD수첩 취재 -> 지분요구 등 3번에 걸친 말 바꾸기 보도를 했다고 밝혔다.

<동아일보>와 SBS는 윤리적 문제 -> 섀튼 교수의 자만 -> 한미간 신경전(내부갈등설(SBS)) -> PD수첩 취재 -> 특허 지분 요구 등 5번의 말 바꾸기 보도를 했다고 분석했다.

<조선일보>는 난자 매매 윤리에 대한 이중적 태도를 보였다고 밝혔다.

지난 11월 7~8일 <조선일보>는 난자를 판매한 여대생들을 ‘돈만주면 무엇이든지 한다’라는 식으로 기사화 했고, 11월 22~23일 보도에서는 황우석 연구에 사용된 난자매매가 매매가 아닌 기증자로 보도해 이중적 태도를 보였다고 밝혔다.

11월 7일 <중앙일보>는 난자재취의 위험성을 진단하면서도 11월 22일 황우석 교수 연구에 사용된 난자매매 여성에게 시간이 자니면 좋아진다는 사실을 알려 조선일보와 같은 이중적 잣대로 보도했다고 밝혔다.

11월 7일자 <동아일보>는 난자매매 처벌 법규가 부실하다고 보도하다가 11월 24일 보도는 서구 윤리와 충돌 등으로 난자매매의 정당한 사례를 들고 있다고 이중적 보도태도를 지적했다.

분석기간 동안 방송3사 보도도 난자매매 적발보도에 대해 저급한 행위라고 비판하면서 황 교수 난자매매에 대해 비판이 없었다고 꼬집었다.

양 위원은 “한국언론이 이번 황우석 사건을 두고 보여줄 것을 다 보여줬다”며 “특히 기자정신의 패러다임마저도 변질됐음을 확인시켜줬다”고 밝혔다.

김동률 한국개발연구원 연구위원은 "황우석 교수와 PD수첩의 갈등은 공공체 이익을 위해 적절한 타협이 필요할 때"라며 "이번 갈등이 사상의 공개시장에서 정반합돼 합의성을 돌출해야 할때"라고 밝혔다.

신학림 언론노조 위원장은 "PD수첩의 일차보도는 늦은 감이 있었지만 지극히 정당했고 국익을 위해 뒤 늦게나마 윤리문제를 제대로 보도했다"며 "민주노동당이 처음 난자채취 윤리 문제를 제기했을 때 대부분의 언론이 당연히 보도했야 했는데 침묵으로 일관했다"고 지적했다.

하지만 그는 "국익과 진실보도에 떠나 앞으로 2차 PD수첩보도에 있어 황 교수의 연구성과의 진실을 보도할 때 신중을 기해야 한다"며 "완벽한 단계에 갔을 때 원천기술이고 특허기술이 된다. 단서나 정보의 노출 가능성도 생각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강택 PD연합회 자문위원은 "감춰져야할 진실이 있다면 그것은 이미 진실이 아니"라며 "연구능력은 연구능력대로, 윤리문제는 윤리문제대로 차분하게 접근하고 대화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김기식 참여연대 사무처장, 최민희 민주언론운동시민연합 사무총장, 최영묵 성공회대 신문방송학과 교수 등도 토론자로 참여해 나름대로 자신의 입장을 피력했다. 이날 토론회는 김평호 단국대 언론영상학부 교수의 사회로 진행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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