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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정형편이 어려운 아이들의 꿈을 위해 써주세요”김애성 할머니, 전 재산 2억원 지역아동센터에 기부
▲ 김애성 할머니 ⓒ 인천뉴스

1일 오후 2시 인천시 미추홀구 숭의지역아동센터에서 ‘지역아동센터 자립기금 전달식’이 열려 눈길을 끌었다.

이날 미추홀구 학익동에 사는 김애성(86) 할머니가 ‘아이들이 맘껏 공부하고 꿈을 펼칠 수 있는데 써달라“며 평생 모은 전 재산 2억 원을 숭의, 예향꿈터, 꿈나무 등 3곳의 수혜 지역아동센터지역아동센터 자립기금으로 기부했다.

숭의, 예향꿈터, 꿈나무 등 3곳의 수혜 지역아동센터는 이날 미추홀구 숭의지역아동센터에서 김 할머니의 ‘지역아동센터 자립기금 전달식’을 갖고, 윤상현 의원의 감사패를 전달하는 등 조촐한 감사행사를 진행했다.

김 할머니가 지역아동센터 자립기금으로 자신의 전 재산을 기부하기로 한 것은 ‘월세도 못내 존폐 위기에 처한 지역아동센터가 많다’는 얘기를 접하면서부터다.

오래전부터 이역만리 아프리카의 기아 아동을 돕기 위해 정기적으로 후원해온 터에 지역아동센터의 안타까운 소식을 접한 김 할머니는 가까운 우리 아이들부터 먼저 돌봐야겠다는 생각을 했다고 한다.

“사회 기부단체에 기부할까 생각도 했는데 이름만 남기는 게 무슨 의미가 있겠어요? 얼마 안되는 돈이지만 가정형편이 어려운 아이들이 맘껏 뛰어놀고 꿈을 키워주는데 쓰이면 그게 큰 보람이지요”

지금 이 순간이 ‘더없이 행복하다’고 해맑은 웃음을 짓는 김 할머니의 삶은 그 시대를 살아오신 여느 할머니처럼 순탄치 않았다.

1933년생인 김 할머니는 어렴풋이 충청도가 고향인 것 외에는 유년기 기억이 희미하다. 5살 되던 해에 정미소를 운영하시던 아버지를 따라 인천에 정착해 해방과 한국전쟁을 거치면서 아버지와 3남2녀 형제자매들이 뿔뿔이 흩어져 생사를 모르거나 죽어 어느새 홀어머니를 모시는 가장이 됐다고 한다.

해방과 한국전쟁을 오롯이 가냘픈 몸으로 견뎌오면서 한때 잠시 남편이 있었지만 일찍 사고사하면서 3명의 자녀와 홀어머니 등 가족의 생계를 떠앉게 된 김 할머니는 이 때부터 굳은 일을 마다할 틈도 없이 남의 질 허드렛일부터 닥치는 대로 일을 해야 했다고 한다.

아버지에게서 사업수단의 기질을 물려받은 탓인지 두부배달을 하다가 두부공장을 직접 운영했고, 땔감을 찾으러 갔던 제재소에서 일을 배워 목제소를 운영하기도 했단다.

하는 일마다 번창했던 김 할머니는 어느새 아이들 셋을 모두 명문대를 나온 사회인으로 진출시켰단다.

7~8년 전까지만 해도 사업일을 놓지 않으면서 자녀들에게 자립기반을 다 내어준 김 할머니는 “죽으면 가져갈 것도 아닌데 어디엔가 좋은 데 쓰이고 행복하다면 그만큼 큰 보람과 행복이 어디에 있겠느냐”고 말했다.

▲ 김애성 할머니가 1일 전 재산 2억원을 지역아동센터에 기부했다. ⓒ 인천뉴스

이순미 숭의지역아동센터장은 “지역아동센터의 자립을 위해 헌신적인 도움을 주신 김애성 할머니에게 정말 감사를 드린다”며 “할머니의 숭고한 뜻을 이어받아 한 아이도 빠짐없이 정성껏 돌보겠다”고 다짐했다.

감사패를 전달한 윤상현 의원은 “오늘 김애성 할머니의 숭고한 기부는 각박해진 사람들의 마음을 열게 해 잠시나마 소외되고 어려운 우리 이웃들을 돌아볼 전기를 마련해 주셨다”며 “특히 가정형편이 어려운 새싹들의 미래와 꿈을 위해 평생모으신 전 재산을 쾌척하신 것은 우리 사회에 큰 울림으로 영원히 남을 것”이라고 감사의 마음을 전했다. 

양순열 기자  press@incheon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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