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재황 인천경찰청 경위와 부인 안수경 씨, ‘독립의 횃불, 전국 릴레이’참여

▲ 최재황 인천지방경찰청 수사1계 경위 ⓒ 인천뉴스

“독립유공자 후손이자 대한민국 경찰관으로서 일제강점기 당시 목숨을 걸고 독립운동을 했던 선조들의 삶을 재조명하고 그 과정에서 잊고 있었던 역사적 진실을 알릴 수 있어 자부심을 느낍니다.”

독립유공자 후손인 최재황(41 인천지방경찰청 수사1계) 경위가 독립유공자 후손인 부인과 함께 전국 만세운동 지역 연계 횃불 봉송 릴레이에 참여하는 의미를 전달하며 강조한 말이다.

3․1운동 및 대한민국임시정부 수립 100주년을 맞아 국가보훈처는 1일부터 4월 11일까지 42일간 전국 17개 시‧도와 연계해 전국 만세운동 지역을 돌며 횃불을 봉송하는 ‘독립의 횃불, 전국 릴레이’를 진행한다.

‘독립의 횃불, 전국 릴레이’에서 인천지역 봉송주자로 참여하는 최 경위는 광복군에서 활약한 최장학 선생의 손자이자 임시정부 3대 경무과장을 역임한  권 준 선생의 외손자다. 그는 인천지역 봉송주자로 나서면서 부인 안수경(40) 씨와 함께 참여해 특히 눈길을 끌고 있다. 

안중근 의사 가문인 안수경씨는 조부인 안봉생 선생이 백범 김구 선생과 함께 활동했던 독립유공자 후손이다.

독립유공자 가문 부부가 함께 횃불 봉송주자로 나서게 된 소감을 듣기 위해 지난달 27일 오후 최 경위가 근무하고 있는 인천지방경찰청을 찾았다.

최 경위는 최근 3.1운동 및 대한민국임시정부 100주년을 맞이해 경찰청이 구성한 임시정부 경찰답사단에 참가해 대한민국 임시정부 경찰의 생생한 흔적을 다큐멘터리로 제작하는 등 바쁜 일정을 소화하고 있었다.

그는 “1일 KBS 1TV에서 3.1절 특집생방송에 출연해 외조부 권준 장군에 대해 소개할 예정이다”며 “대한민국 경찰이 일제강점기 시절 일본 경찰에서 유래됐다는 잘못된 인식을 바로잡고 임시정부 경무국이 대한민국 경찰의 뿌리라는 사실을 바로 알릴 것”이라는 말로 다큐멘터리 이야기부터 시작했다.

최재황 경위의 외조부 권준 선생

최경위는 “임시정부 경찰조직은 1919년 4월 25일 대한민국 임시정부 장정 공포로 내무부 ‘경무국’ 직제 및 분장사무가 처음 규정되면서 시작됐다”며 “백범 김구 선생이 초대 경무국장이며 이후 경무사, 경무과, 의경대, 경위대로 그 명칭을 달리하다 중경 임시정부 시절에 다시 경무과로 직제가 변경되면서 외조부인 권준 선생이 마지막 제3대 경무과장을 역임했던 것이다”고 전했다.

이러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지난해 10월 25일 백범 기념관에서 열린 제73주년 경찰의 날 기념식에 최 경위는 권준 선생의 외손자로 참석해 문재인 대통령과 함께 앉아 환담을 나누기도 했다.

독립유공자의 후손으로서 사춘기 시절 아버지의 사업실패로 인해 어려움을 겪을 당시에도 비뚤지 않고 경찰관의 꿈을 이룰 수 있었다는 최 경위가 역시 독립유공자 후손이었던 아내를 만나게 된 계기도 매우 독특했다. 

그는 “2012년 인천중부경찰서 지능범죄수사팀에서 근무하면서 보이스피싱 사범을 검거하기 위해 전국 각 은행에 공문을 보내고 협조를 요청한 적이 있었는데, 당시 은행원으로 수원에서 근무하던 아내가 신고하게 되면서 인연이 됐다"며 "집안에서도 독립유공자 후손임을 알고 곧장 결혼을 허락해서 만난지 6개월 만에 결혼했다”고 전하며 환하게 웃었다.

이어 “후에 알고 보니 할아버지 최장학과 외할아버지 권준 그리고 아내의 할아버지 안봉생 선생까지 3분 모두 중국 임시정부에서 동시대에 함께 활동했던 독립운동가였다”며 “그런 의미에서도 아내와 인천봉송주자로 함께 참여하게 돼 더욱 뜻 깊다”는 말로 소감을 밝혔다.

최 경위의 조모와 조부의 부부인연 또한 독립운동으로 이어진 각별한 인연이다.

최재황 경위의 조부 최장학 선생과 권준 선생의 큰 딸인 조모 권태옥 여사의 부부 사진

중경 임시정부에서 제 3대 경무과장을 지낸 권준(1895~1959) 장군은 일제가 권준 장군을 암살하려고 할 때 자신의 생명을 구해주었던 최장학에게 자신의 큰딸 태옥과의 만남을 주선했고 이를 계기로 부부의 인연을 맺게 되었기 때문이다. 최 경위의 조부 최장학은 이후 건국훈장 애국장을 추서받았다.

안수경 씨의 조부인 안봉생(1908~1980) 선생은 안중근 의사의 사촌동생 안장근 선생의 장남으로 임시정부 당시 김구선생과 안중근 의사의 동생이자 당숙인 안정근․안공근 선생의 특명을 받고 만주에서 반만 항일전선에 참가해 무장투쟁을 벌이다 일본 경찰에 체포돼 옥고를 치른 바 있다. 이후 1990년 애국장을 추서받았다.

최 경위은 인터뷰를 마치며  “앞으로 경찰 뿐 아니라 일반 시민들에게도 임시정부의 역사에 대한 교육을 하고 싶다”며 “지난해부터 경찰청에서 진행하고 있는 ‘임시정부 역사 강사 양성 프로그램’에 참여해 열공하고 있다”고 말했다.

최재황 경위가 인천지방경찰청 로비에서 활짝 웃고 있다. ⓒ인천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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