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원수 한의학 박사

간혹 한의원에 “피 빼러 왔어요” 하면서 들어오시는 분들이 있다.
 이미 많은 분들이 아시겠지만 피를 뺀다는 것은 부항요법을 의미한다. 환자가 본인의 치료방법을 미리 얘기한다는 상황이 좀 이상해 보이긴 하지만, 그만큼 부항요법이 많이 알려진 탓도 있을 것이다. 간혹 부황이라고 알고 있는 분들도 있는데 정확한 명칭은 “부항(附缸)”이다.

 미국의 수영 황제 마이클 펠프스가 부항 자국이 난 모습으로 올림픽에 출전해 이슈가 되면서 한 때 부항에 대한 관심이 더 높아지기도 했다.
 부항요법이 널리 알려진 탓으로 찜질방이나 목욕탕 같은 곳에서 의료인이 아닌 사람들이 시술하기도 하고 집에서 본인 몸에 시술 하기도 하는데, 의료법의 문제도 있지만 잘못 시술했을 때는 부작용 또한 크기 때문에 제대로 알고 있어야 한다. 비의료인 시술시 부작용이 생긴 경우 보상 받을 길도 없다.

 부항은 근육과 모세혈관에 자극을 주어 근육의 긴장을 풀어주어 통증을 줄이고, 혈액 순환을 촉진하는 작용이 있다.

 부항요법에는 2가지로 분류 되는데, 건식과 습식이 있다. 건식부항요법은 피를 빼지 않고 음압을 이용해 부항을 피부에 붙여놓기만 하는 것이다. 습식부항요법은 란셋이나 삼릉침을 이용해 상처를 낸 후 음압으로 피를 뽑아 내는 방법이다.

 간혹 피를 빼는 습식 부항이 건식 부항보다 더 효과가 좋다고 여기는 분들이 있는데 과연 그럴까?

 반드시 그런 것은 아니다. 병의 경중, 발병 시기 등 다양한 조건에 따라 습식 부항이 더 좋을 수도 있고, 건식 부항이 더 좋을 수도 있다.
 보통 기력이 현저히 떨어진 사람, 고령자, 혈이 부족한 증상을 보이는 사람은 건부를 하는 것이 좋다. 건식 부항을 해야 하는 경우에 습식 부항을 했을 때 오히려 더 통증이 심해지거나 기력이 떨어지기도 한다.
 또한 당뇨병이 있거나 항혈액응고제를 복용하는 경우에는 상처가 나면 피가 잘 멈추지 않기 때문에 가능하면 건식 부항을 하는 것이 좋다.

 보통 일반인들은 감염의 위험성에 대해 잘 인지하지 못하고 썼던 부항컵이나 사혈침을 다시 쓰는 경우가 많은 것으로 알고 있는데, 절대 그래서는 안된다. 한의원에서는 멸균된 일회용 부항컵과 일회용 사혈침을 사용한다.

 따라서 반드시 한의원을 방문하여 한의사의 진찰을 통해 부항 치료를 받는 것이 좋다.

신원수 세인한의원 원장 한의학박사
- 2014 인천 아시아경기대회 선수촌한의원 운영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