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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바이러스' 보다 무서운 '정치 바이러스'권기식 한중도시우호협회장
▲ 권기식 한중도시우호협회장

온 국민이 코로나 바이러스와 싸우느라 힘든 시절을 보내고 있다. 감염의 공포와 경제난의 이중고에 국민은 신음하고 있다.

그런데 최근 코로나 바이러스 보다 더 무서운 바이러스가 한국에 나타났다. 코로나 바이러스 퇴치에 힘을 합쳐야 할 국민을 분열시키고 마음 상하게 하는 변종 바이러스다. 이 바이러스의 이름은 '진영 패거리 정치 바이러스'인데, 치료약이 전혀 없고 무증상 집단 감염이 특징이다.

어제 박근혜 전 대통령은 측근 변호사가 공개한 옥중편지를 통해 "기존의 거대 야당을 중심으로 태극기를 들었던 여러분 모두가 하나로 힘을 합쳐주실 것을 호소드립니다"라는 메시지를 전했다. 과연 한때 '선거의 여왕'이라는 소리를 들었던 정치인 답다는 생각이 들지만, 탄핵 3년 만에 그것도 온 국민이 코로나19 방역전쟁을 치르는 와중에 해야할 말은 아니라는 생각이 든다. 탄핵으로 갈린 나라와 코로나19로 힘들어 하는 국민을 위로하는 말을 먼저 하는 게 한때나마 국정의 최고 책임자였던 그가 해야 할 도리가 아닐까?

지난 1일부터 대구에서 의료봉사를 하고 있는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 부부에 대한 일각의 비난과 야유도 정치 바이러스에 오염된 진영 정치의 일그러진 모습이다. 정치적 목적이 있든 없든 의사 안철수 부부의 헌신은 박수쳐야 할 일이고, 대구 시민들에게 큰 도움이 되고 있다. 정치적 잘못은 비판하더라도 봉사에 대해서는 인정할 줄 아는 상식과 균형이 아쉽다.

최근 미국 아카데미 영화제에서 4관왕을 휩쓴 영화 '기생충'의 봉준호 감독에게 쏟아진 비난은 더욱 어이가 없다. 지난달 20일 청와대 초청 오찬에서 문재인 대통령 부부와 '짜파구리' 오찬을 함께 하면서 웃었다는 이유로 매도당한 그는 무슨 생각을 하고 있을까?   물론 행사가 연기되거나 비공개였으면 더 좋았겠지만, 한국 문화의 우수성을 세계에 알리고 국격을 높인 그가 이런 비난을 받을 이유는 없는 것이다. 이런 편협성과 진영 논리로는 우리 문화가 세계에 우뚝 서기 힘들다. 봉 감독의 아카데미상 수상을 비난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무엇이 다른가?

얼마전 코로나19 사태와 관련해 '투표 잘합시다'라는 글을 게시해 대구경북 주민들의 마음에 상처를 준 공지영 작가의 문제도 결국 진영 논리에서 비롯된 것이다. 전업작가인 그가 글의 의미를 모르고 썼을 리 없으니 마땅히 상처받은 이들에게 사과해야 할 일이다.

요즘 우리 국민은 하루하루 살아가는 게 힘들고 버겁다. 코로나19 사태는 진정의 기미가 없고, 경제는 곤두박질치고, 국제사회에서의 고립은 심화되고 있다. 그래도 국민은 이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힘겨운 싸움을 계속하고 있다. 몇시간씩 줄서서 마스크를 사고, 감염의 위험을 무릅쓰면서 출근하고 있다. 자영업자들은 애를 태우며 오지 않는 손님을 기다리느라 지칠대로 지쳤다. 진영 정치에 사로잡힌 정치권은 이제 더이상 국민의 가슴에 피멍이 드는 언행을 삼가해야 한다. '여우를 피하려다 호랑이를 만난다'라는 속담 처럼 '코로나 바이러스'를 피하려다 더 지독한 '정치 바이러스'를 만난 국민의 신세가 서글프다.

필자/권기식 한중도시우호협회장
한겨레신문 기자와 청와대 정치국장을 거쳐 영남매일신문 회장과 2018평창동계올림픽 민간단체협의회장 등을 역임했다. 한양대와 일본 시즈오카현립대, 중국 칭화대 등에서 동북아 국제관계를 연구하고 강의했다.

편집부  press@incheon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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