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지준일 인천 서구 일손봉사단 회장

▲ 반찬을 옮기고 있는 지준일 일손봉사단 회장

“봉사한다고 자랑하기는 좀 쑥스럽습니다. 제가 좋아서 하는 일이거든요. 1살 때 헤어진 어머니에 대한 그리움이 남아서인지, 어르신들과 도담도담 이야기를 나누면서 소박한 정을 나눌 수 있다는 것이 도리어 저를 행복하게 하니까요.(웃음)”

지준일(47) 인천 서구 일손봉사단 회장이 어렵고 외로운 홀몸어르신들에게 반찬 도시락을 직접 만들고 배달해주는 봉사활동을 무려 11년 동안 꾸준하게 이어 온 사연을 전하며 이렇게 말했다.

지 회장은 일손봉사단 회원들과 함께 지난 11년 간 서구 경서.검암.연희동 그리고 청라국제도시의 어려운 홀몸어르신들에게 매주 수요일마다 반찬 도시락을 직접 만들어 배달하고 있다.

지 회장에 의하면 일손봉사단 회원수는 130여 명 정도 되지만 실질적으로 활동을 하는 회원은 50~60여 명이다. 회원들은 매달 회비를 내고 반찬 만들기를 돕고 있다. 때로는 재능기부 등을 통한 봉사활동도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지 회장은 “무엇보다 꾸준하게 봉사활동을 해준 회원분들게 감사하다”며 “최근에는 플라스틱 반찬통이 금이 가고 깨져 어려움을 겪었는데, 회원 분이 선듯 반찬통 교체비용 전액을 후원해 줘서 어르신들이 새 반찬통에 담긴 반찬을 드시게 됐다”는 말로 회원자랑도 잊지 않았다.

일손봉사단은 매주 배달하고 있는 반찬도시락 외에도 경서동 어르신 짜장면 대접하는 일도 병행하고 있다. 또 홀몸어르신들이 더 힘들고 외로운 시기인 명절이 다가오면 떡과 전, 나물 등을 준비해 일일이 찾아가 전해주고 있다.

지 회장은 “직접 만든 반찬도시락을 기다리고 맛있다고 ‘엄지척’을 해주며 반겨주는 따뜻한 어르신들의 마음과 미소에 매번 감동을 받는다”며 “어렵게 야간중·고등학교를 졸업하고 호텔조리사로 일했던 젊은 시절 경력이 지금 유용하게 쓰이고 있다”고 말하며 환하게 웃는다.

지 회장은 “1살 때 헤어진 어머니를 28살 무렵, 우연히 ‘꼭 한번 만나고 싶다’라는 TV프로에 신청했는데, 방송국에서 어머니를 찾아 처음으로 만날 수 있었다. 그 때 참 많이 기뻤다. 짧은 만남이었지만, 그 만남이 계기가 돼서 사회복지사 공부를 시작하게 되었던 것 같다”며 “어려서 받지 못한 어머니의 사랑을 우리 지역 어르신들에게 듬뿍 받고 있으니, 많이 고맙고 행복하다”는 말로 이웃 어르신들에 대한 애뜻한 마음을 표명했다.

한편 지 회장은 현재 사회복지사로서 가람주간보호센터 센터장을 맡고 있으며, 경서환경봉사단 고문으로도 활발한 활동을 펼치고 있다.

어르신들에게 전달할 반찬을 배달하기 전 일손봉사단 회원들과 찍은 기념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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