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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배신의 아이콘' 볼턴, 회고록 폭로 공세로 무엇을 노리나?권기식 한중도시우호협회장
▲권기식 한중도시우호협회장

미국 정치판이 참 찌질하게 돌아간다. 대선 정국에 미국과 세계를 위한 정책과 토론, 비전은 사라지고, 낯 뜨거운 폭로전과 이전투구만 난무한다.

정치 막장 드라마의 주인공은 트럼프 대통령과 존 볼턴 전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이다. 볼턴은 23일(현지 시간) 공식 출간되는 회고록 '그것이 일어난 방(The Room Where It Happened)'을 통해 트럼프를 향해 '총기난사' 수준의 공격을 했다. 백악관 내부의 내밀한 치부를 드러낸 것은 물론 북미회담 등과 관련한 민감한 내용의 외교비사도 까발렸다. 전직 대통령 참모로서의 금도를 벗어난 그의 폭로공세로 트럼프는 물론 문재인 한국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도 졸지에 국제뉴스의 중심에 섰다.

인류 역사상 가장 유명한 배신자는 가롯 유다와 마르쿠스 부루투스이다. 유다는 은전 서른닢에 스승인 예수를 로마군에게 팔았고, 부루투스는 로마 공화정을 지켜야 한다는 신념으로 자신의 양부인 율리우스 카이사르를 암살했다. 카이사르가 죽으면서 내 뱉었다는 '부루투스여 ! 너마저?'라는 말이 생각난다. 트럼프 입장에선 고전 중인 대선판에서 자신에게 비수를 꽂은 볼턴을 향해 '볼턴이여! 너마저?'를 외치고 싶을 것이다.

트럼프와 볼턴 두 사람은 한때 완벽한 '케미'였다. 볼턴은 지난 대선에서 공화당은 물론 네오콘 내부에서도 이단아 취급을 하던 트럼프를 지지해 대통령을 만들었고, 트럼프 역시 반대를 무릅쓰고 볼턴을 백악관 요직인 국가안보보좌관에 앉혔다.

그러나 모든 정치를 비즈니스로 하는 트럼프와 초강경 우파 이념주의자의 부적절한 결합은 결국 파경을 맞았다. 그리고 그 파경과 이별은 온 세계가 시끄럽게 될 만큼 요란하기만 하다.

그의 회고록은 출판도 되기 전에 '빅 히트'를 치고 있다. '하노이 노딜'이 트럼프의 이중적 태도 때문이었다든지, 역사적인 북미 정상회담 전날 트럼프가 밤새워 TV 시청을 했다든지 하는 내용들은 대중의 말초적 호기심을 자극한다.

'배신의 아이콘' 볼턴은 무엇을 노리나? 많은 사람들이 궁금해하는 대목이다.

그는 돈을 노린 배신자 유다형인가? 아니면 신념파 부루투스형인가?

볼턴의 행적과 언동을 보면 그는 두 배신자 유형을 모두 갖춘 것으로 보인다.

우선 그는 회고록 출판으로 돈방석에 앉을 것 같다. 회고록은 공전의 히트를 쳤고, 사전 주문이 쇄도하고 있다. 방송 출연과 강연료도 만만치 않을 것이다. 권력은 잃었지만 돈은 벌었다. 유대인과 친한 그가 유대인의 장사술을 배운 덕분인지도 모른다.

또한 그는 '정치 장사꾼' 트럼프를 응징하는 데 성공했다. 그리고 북미 관계와 한미 관계를 통째로 뒤흔들어 버렸다.

트럼프의 재선 성공 여부와 관계없이 그의 리더십은 만신창이가 됐다. 동맹국 지도자 누구도 이젠 그에게 솔직한 속내를 보이기 어렵게 됐다. 동맹국 지도자를 '조현병 환자'에 비유하는 외교적 결례 조차 서슴없이 공개하는 미국에 대해 무슨 믿음이 생기겠는가?

볼턴은 네오콘 중 초강경파로 분류된다. 1948년 볼티모어의 가난한 백인 가정에서 태어나 예일대를 졸업한 그는 전형적인 출세주의자였다. 어릴 때부터 우파였던 그는 베트남전을 지지하면서도 꼼수를 부려 베트남전에는 참전하지 않았다. 그는 예일대 졸업 25주년 기념문집에서 "나는 동남아시아의 논밭에서 죽고 싶지 않았다"고 밝혔다. 출세주의자의 솔직한 고백으로 들리는 대목이다.

CNN은 그를 '전쟁을 속삭이는 자(War whisperer)'라고 표현했다. 북한과 이란 등 미국의 적성국가들과의 전쟁을 주장하는 그의 사고방식을 비판한 것이다.

그는 일본을 미국과의 전쟁으로 내몰아 전후 A급 전범으로 처형된 도조 히데키를 닮았다. 국가간 갈등을 협상 대신 전쟁으로 해결하려는 사고방식은 도조와 쌍둥이 같은 느낌을 준다. 콧수염 조차 닮은 꼴이다.

전쟁주의자의 말로는 비참하다. 수많은 국민을 죽음으로 내몰고, 자신도 파멸에 이르게 된다. 전쟁을 향한 볼턴의 속삭임은 '악마의 속삭임'이다.

필자/권기식 한중도시우호협회장
한겨레신문 기자와 청와대 정치국장을 거쳐 영남매일신문 회장과 2018평창동계올림픽 민간단체협의회장 등을 역임했다. 한양대와 일본 시즈오카현립대, 중국 칭화대에서 동북아시아 국제관계를 연구하고 강의했다. 서울미디어대학원대학교 석좌교수와 남양주시 국제협력 특별고문, 금천 G밸리 한중기업교류위원장  등을 맡고 있다.

인천뉴스  press@incheon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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