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김광성 화백

“빠르게 달려나가는 시대를 쫓느라 마음은 더욱 조급해지고 우리네 삶의 이야기도 과거와 같은 정감을 찾기가 어려워졌어요. 가끔은 지나온 과거도 좀 돌아보면서 살았으면 해요. 그러니까...묵은 것들의 의미라든가, 그 안을 맴돌던 우리의 일상 같은 것들 말이죠. (지나온 역사가) 다소 서글픈 기억일지라도 그것은 어디까지나 이 땅에 사는 우리들의 것이잖아요. 온전한...우리의 것이요.(웃음)”

김광성(66) 화백은 제물포구락부에서 지난 6월 30일부터 2개월 간 전시되는 ‘김광성 화백의 제물포시대전(展)’ 작품들에 대해 설명하며 이렇게 말했다.

▲김광성 화백 ⓒ인천뉴스

김 화백은 '제물포시대전’ 전시를 통해 인천 개항장의 근대 풍경과 당대 서민들의 생활과 손때 묻은 물상들을 붓과 한지를 활용해 재구성한 작품 20여 점을 선보인다.

한국만화영상진흥원의 ‘만화콘텐츠 다각화 사업’에 선정돼 이번 전시회를 개최하게 된 김 화백은 “처음부터 이러한 전시회를 기획하고 시작했던 작품이 아니다”며 “다만 사람의 이야기에 관심이 많다보니 자연스럽게 지역사회에 대한 관심으로 이어졌고, 지역사에 대한 자료(과거 이곳에서 살았던 사람들이 입었던 의복을 비롯해 생활사에 필요했던 소품 등)들을 수집하다보니 자연스럽게 작품이 돼서 하나씩 모아졌는데, 이를 안 지인들이 추천해 전시계기가 마련된 것”이라는 말로 인천에 대한 애향심의 발로 및 관련 자료수집 과정 등을 압축해 설명했다.

▲김광석 화백의 제물포시대 ⓒ인천뉴스

특히 이번에 전시되는 김 화백의 제물포시대는 그가 10여 년 전부터 꾸준하게 수집해 온 당시의 영상과 인문학적 자료들을 기반으로 탄생한 작품들이다. 그는 인천의 황금기라 할 수 있는 개항초기 한 시대를 풍미했던 개항장을 비롯한 제물포 앞바다 등을 배경으로, 당시 이곳에서 살았던 사람들 한 명 한 명을 스토리텔링 해서 화폭에 담았다. 실제로 그는 이들을 화폭에 담으면서 마치 그들과 동시대에 마주 앉아 도란도란 이야기를 나눈듯한 작가적 체험을 했다고 전했다.

김 화백은 “사라진다는 것이 아쉬운 것은 시간의 흔적이라는 역사를 품고 있기 때문이다”며 “외형적인 것만 자취를 감춘 것이 아니라 삶의 냄새와 정한이 녹아있는 과거가 더불어 지워지고 있다. 다만 작가로서 바람이 있다면 작품을 보면서 오래된 것들과 그것들과 함께 한 시대를 살았던 사람들의 이야기들을 한 번쯤은 생각해보는 계기가 되었으면 한다”고 덧붙였다.

김 화백은 부산출생으로 1988년 잡지 ‘만화광장’에서 <자갈치 아지매>로 만화계에 데뷔했다. 이후 인천 가좌동에 터를 잡은 지도 어언 30여 년, 이곳에서 김 화백은 ‘그 많던 싱아는 누가 다 먹었을까’, ‘로마 이야기’ 등 다수의 단행본 발간 등 대한민국 만화계에서도 단단한 입지를 다져왔다. 또한 서울과 파리 등 개인전을 개최하는 등 예술가로서도 다양하고 활발한 활동을 현재까지 이어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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